분명 도움이 된 것은 맞다. 코드를 짤 때나 유지보수할 때 어느정도 의식을 하게되고, 코드 재사용을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쉬웠던 점은 스터디에 참여한 인원들이 모두 취준생 레벨이라 책의 내용들이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는 점이다. 이러한 스터디는 레벨이 높은 누군가가 이끌어주고, 거기에서 쩔을 받아 경험치를 얻어 먹는 형식이 더 좋겠다
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만약 나와 같은 레벨의 취준생들끼리 스터디를 한다고 하면 리팩터링과 같은 책 보다는 ~따라해보기와 같은 실습형 책을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생각과는 달랐던 것도 한몫했다.
처음에는 멤버들끼리 서로 자신의 환경에 맞게 (ex. ts + jest) 각자 책의 내용을 따라해보고, 리팩토링 해본 다음 서로에게 피드백을 해주는 식으로 진행했다.
처음에는 다들 잘 따라와줬고 나도 열심히 했으나 나중에는 각 기술별로 예제가 나왔기 때문에 그냥 따라치기 식의 스터디로 변질되었고 다들 의욕도 떨어진게 느껴졌다.
이럴 바에 차라리 부담없이 북리딩 클럽으로 전환하고 부담 없이 읽어오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인턴 일을 시작하고 다른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지금 내 레벨에서 k8s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할수록 정작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몹시 많이 느꼈고, 졸업 프로젝트는 이미 제출하고 통과된 상태였기 때문에 다들 자기 공부에 집중하는게 낫겠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1분기 목표 중 가장 많이 이룬 것 같다. 사실 쿼리 최적화에 집중해서 공부한건 아니고, 최근 DB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여러 책들을 읽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중 도움이 된 책들은 다음과 같다.
웹 개발자를 위한 대규모 서비스를 지탱하는 기술
정말 재밌게 읽은 책이다. 우선 DB에 대한 시선 자체를 다르게 해줬다. DB를 왜 잘 설정해야 하고, DB의 비정규표준이 왜 B+인지 메모리 단위로 쪼개서 설명해주기도 하고, 하테나의 어떤 서비스에서 어떤 트래픽이 늘어났고, 그걸 견디기 위해 어떻게 수정했는지 등에 대해 설명해준다.
정리하자면 하테나의 장애 대응 / 기술 확충 방법 + 설명을 책으로 풀어낸 것이다. 이래서 장애 발생시 기록을 잘 남겨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2주가 지났으니 미국으로 건너온 지도 3주차다. 슬슬 시차나 생활방식 등도 적응해가는 것 같다.
여기서는 미국 생활을 하면서 느낀 썰들을 조금 풀어보려 하는데, 지극히 내 개인적인 경험이니 틀릴 수도 있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정말 힘들었다. 출근 첫날에는 갑자기 노숙자와 버스기사가 침을 뱉고 싸우더니 기사가 운행 못하겠으니 전부 내리라고 했다.
처음에 나는 웃기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 아니, 이거 직무유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미국인들은 자기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주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알고보니 웃긴 상황도 아니고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였다. 어쩐지 내 앞에 앉은 승객이 제발 문제 일으키지 말라고 빌었었다. 혹여나 뒷주머니에서 총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이 외에도 그 다음날은 길을 걸어가는데 사람들 무리가 다가와서 약을 사라고 하질 않나, 그 다음 날에는 경찰차가 추격전을 벌이질 않나...
치안적으로도 그렇고 말도 안 통하니 음식도 제대로 주문하지 못했다. 샌드위치를 시켜도 채소를 넣겠어요? 라는 말도 못알아듣고 채소를 넣어달라는 표현도 하지 못해 그냥 고기와 소스만을 담은 빵을 받기도 했다.
진짜 진짜 많다. 나는 그냥 조용히 내 할일만 하고 싶은데 말하기 시작하면 딴소리를 포함해 2~30분은 기본이다. 내가 생각하는 스몰 토크는 10분 내외 정도인데 그냥 붙잡고 계속해서 말하니 기가 좀 빠진다.
물론 영어 실력도 늘고 좋은 기회지만, I성향이 짙은 나에겐 좀 곤욕을 치루고 있다. 나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도 적응이 안 되는데, 자꾸 안부를 묻는다. 미국인들은 인싸들이 많은 것 같다.
아마 글로 잘 정리하지 않는 것도 여기서 기인하는 게 아닌가 싶다.
여기만 그런 건진 모르겠는데 미국 사람들은 일하는 시간이 철저하다. 주에 딱 40시간만 일하고 퇴근시간이 되면 그냥 가버린다. 그래서 일하는 시간이 지나면 눈치보여서 슬랙 메세지도 못보내겠다. 5시 반쯤 되면 오피스엔 진짜 나밖에 없다.
이 밖에도 많은 점들이 한국과 정말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첫주에는 좀 힘들었다. 어디 가기도 싫고 그냥 집 / 오피스에서 공부만 해야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회사생활은 너무 즐겁다. 사실 미국에 오기 전에 파트 타임으로 했을 때는 그럭저럭이였는데, 프로덕트에 대해 이해하고 기여를 해나가기 시작하니 일 자체가 재밌다.
이번에 회사의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는데 장애가 많이 발생해서 퇴근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TF로 차출되는데도 즐겁다.
1분기가 되고 내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개발이 일상이 되고 즐겁게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예전엔 ~에 입사하기 위해 열심히 해야지라면, 이걸 공부하면 ~를 더 잘할 수 있게 되고 저걸 공부하면 ~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고... 하는 측면 때문에 더 많이 공부하고 잘하고싶다.
그래서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책이라도 조금 더 보게 되고, medium이라도 찾아보게 된다.
이러한 계기는 아무래도 출국하기 전 내 롤모델인 향로님과 커피챗을 가진 것이다. 그때 나를 비롯해서 내 친구들 모두 굉장히 큰 자극과 인사이트를 얻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무작정 날린 dm을 받고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신 것에 우리 모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잘하는 개발자가 되어서 언젠가 저렇게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은게 가장 큰 것 같다.
스타트업이다 보니 인력도 모자르고 장애도 많이 발생한다. 2주동안 내가 잘한 것들과 느낀 것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당연한 것인데 이걸 깜빡해서, 이번에 커다란 장애가 있었다. 한동안 이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시니어분이 이 문제를 발견해서 해결할 수 있었다.
출근 이틀차에 이 문제를 접했는데, 기존에 모니터링에 관심이 있었어서 바로 rds performance insight에 들어가서 혹시 db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확인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 db에 cpu 수치가 말도 안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rds performance insight가 제공하는 쿼리를 추적기능으로 쿼리 종류와 시간을 종합해서 시니어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rds 파라미터들을 살펴보니 역시나 회사 프로덕트가 슬로우 쿼리를 추적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예전에 향로님 블로그에서 본 슬로우 쿼리 slack 알람 프로세스를 notion으로 정리해가서 건의했다.
이 일로 시니어 분과 CTO 분에게 칭찬을 엄청 많이 받았다. 사실 별 어려운 일도 아니였는데 과하게 칭찬 받아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daily scrum에서 사람들과 이 안건에 대해서 여러번 얘기가 나왔는데, 아예 인프라 모니터링 수단이 빈약하다는 말도 나와서 datadog을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알람을 내가 맡아서 수행해 보고 싶었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내가 어느정도 기여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우리 회사는 아주 어린 작은 규모의 회사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문화나 틀 같은 것들이 정해지지 않은 것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문서화다. 예를 들어 API docs들은 오래된 것들이고, 오히려 구두나 slack으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나 같은 경우는 일단 말이 안 통하니까 너무 불편했다. 그래도 내가 여기서 소통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어쨌든 글이기 때문에 일을 할 때 프로세스를 notion으로 정리하고 내가 로컬 테스트한 것들 또한 정리해서 올렸다.
그런데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내 약점 덕분에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 안 그래도 QA 분이 이 문서화가 제대로 안 된 프로세스에 진절머리가 나셨던 것이다.
그래서 아예 문서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자고 건의하셨고, 진행하기로 했고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어떤 부분들에 대해 문서화가 필요할지 얘기를 시작했다.
확정된 것들은 다음과 같다.
사실 풀타임으로 전환되기 전 이미 파트타임으로 조금씩 일해왔기 때문에 이 회사의 업무에 대해 이해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라 일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하고 있다.
풀타임으로 전환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Daily Scrum에 참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첫주에는 어차피 알아들을 수 없어서 그냥 다른 생각을 하곤 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 팀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있고, 우리 프로덕트와 비즈니스 로직에 대해 더 잘알 수 있게 되며 리스닝과 스피킹 실력도 늘릴 수 있는 매일의 황금같은 시간임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앞으로는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
테스트에 대해 잘 몰라서 사실 pr을 날릴 때 통합 테스트 진행하지 않고, postman을 활용해 local test만 수행하고 pr하곤 했다.
나는 이 방식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고, 운 좋게 통합 테스트가 통과해 문제가 잘 발생하진 않았다.
그러나, 저번 장애 때 TF에서 시니어 분의 개인 화면을 봤는데 진짜로 매번마다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프로세스가 진짜 훨씬 단축되는 것에 놀랐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시니어에게 언급했더니, 다음주에 테스트 관련 세션을 열어주기로 했다. 사람들이 TDD에 열광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최근에 받은 task 중 그렇게 질질 끌일이 아닌데, js 데이터 다루는 법과 Sequelize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시간을 많이 끌었다.
이때 느낀게 내가 생각보다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아직 취준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1년의 시간이 남은 셈이다.
1년 동안 급박하게 새로운 걸 배우기 보다는 내가 할 일에 대해 더 잘아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본기를 잘 닦아볼 생각이다.
여전히 읽고싶은 책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미국에서는 한국 책을 구하기가 힘들다. LA나 뉴욕이 아니면 더 힘들다. 심지어 캘리포니아가 아니면 더더 힘들다!!!
그리고 가격도 살벌하다... 배송비만 반값이 나가니 이북으로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생각 외로 이북 제공을 안 하는 책들이 많아 너무 슬프다...
우선 2분기에 읽는걸 목표로 하는 책은 다음과 같다.
미국에 잘 적응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