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어서 써보는 개발자를 원하는 이유와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쿠고냥(KuruCat)·2022년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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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과거의 나는 중학생시절부터 불만히 굉장히 많았던 아이였다.
12~13세 즈음이었던가 굉장히 잘 상처받고 굉장히 미성숙하고 불안정했던 때 했던 경험이 인생자체에 있어 하나의 가치관 혹은 신념자체를 만들어버린 게 아닐까 싶다.
그때까지의 나는 스스로 무언가를 해서 성공해본다거나 본인의 의지로 뛰어들어 무언가를 얻어본 경험이 없었다.
우리집은 가난했었기때문에 나는 중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 뚜껑달린 폴더폰을 사용했고 미디어의 사용은 가끔보는 티비콘텐츠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사람을 만나고 친구를 만드는 게 시원찮았던 나는 거의 필연적으로 도피처를 찾듯 집근처에 있는 도서관을 찾아 시간을 보내곤 했다.
누구에게도 명령받거나 속박받지 않는 자율적인 공간에서 그 때 처음 배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을 읽는게 그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그 때 이후부터 명확하게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내 안에서 어느정도 고리타분하고 눈물고름이 앉아있는 현실에서 배움이 내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가슴시릴정도로 각인되었다.
다시 중학생때로 거슬러 올라가서, 생각과 신념에 조금씩 살이 붙은 미성숙한 나는
배움이 존재하지 않는 학교에 굉장히 불만이 많았다.
어떤 형식이든 지식을 전수하고 배움이라는 걸 실현하는 곳은 교육철학이 필요하고,
이 것에 심각한 부재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더이상 교육이 아니라 세뇌다. 교육이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공식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내가 처한상황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물론 미성숙한 그때의 나는 가능하진 않았겠지만,) 보려 노력하였을 때 거의 감옥이나 다름없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이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지 않은 또래의 아이들에게도 비슷하게 여겨졌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 공간에서 과하게 감정적으로 억눌려져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나름의 해결책이랍시고
그동안 내가 느낀점과 현시스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등을 곰곰히 생각한 뒤 종이 한켠에 적어서 당시 학교에서 가장 젊고 생각이 열려있는(그렇게 생각되어지는) 선생님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때가 중학교 2학년이었다.
그 당시 선생님에게서 받은 답변은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이랬다.
"너의 생각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어. 하지만 이건 일개 선생이 어찌할 문제가 아니고 나로는 도와줄수있는게 없어"
이 말을 듣고나서는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아예 버린 거같다. 사실 엄청 울었었다.
서두가 너무 길었는데 좀 거친 말투로 요약하자면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식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앞에 서서 자기가 하는 이야기가 모두 옳다는 마냥 열심히 떠들어대면, 학생들은 어떤 의문이나 스스로에 대한 사고없이 묵묵히 고개를 숙여 다 들어오지도 않는 그 이야기를 머릿속에 넣고 있으면, 그게 교육이고 학습이라는 것이 내가 처한 현실이었던 것이다.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그 사실은 내게 굉장히 끔찍하고 어떨때는 비인간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거기에서 무시당하는 개개인의 사고가 어떨지 누구보다 잘 알고있으므로.

그래서 나는 스스로 배움을 추구하고, 실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무리 못나고 미성숙하고 바보같아도 스스로 행동할 줄알고, 배울줄 알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살아갈 가치가 있는게 아닐까?
더 나아가서 직업적으로 구애받지 않고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일을 하며 살고싶었다. 굳이 말하자면 딱히 개발자가 아니어도 상관없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작년 3월부터 뛰어든 개발관련 교육과정(어디라곤 말하지 않겠다)을 맛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처음으로 누군가와 열띄게 토론하며 지식을 얻고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곳에서 스스로를 곱씹을 수 있었다.
내가 줄곧 생각해왔던 배움이 그곳에 있었던 셈이다. 그동안 굳게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이상만 떠들어대는 얼간이취급을 받을까 제대로 밖에 내지못했던 것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심지어 내가 그 속에 뛰어들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다. 자신이 그동안 한 우물에서 원하던 것을 찾고 찾지못해 절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지는 이렇다. 나는 스스로 배우며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개발자가 되려는 것은 그 목적을 위한 것이다. 내가 정말 될 수 있고 할 수 있냐는 문제는 뒤로하고, 내가 가려는 방향과 맞다고 생각하면 그걸 추구하는게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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