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를 위한 '디자인 불패'의 법칙

Kyle Ryu·2024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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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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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때문에 고객이 떠나는 걸까?’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나요? 그 생각이 정답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서비스 구현의 필수 요소인 기획, 개발, 디자인 중 훈수 두기 제일 쉬운 파트죠. 하지만 그런 디자인에도 원칙이 있습니다. 필수 원칙을 무시한 디자인은 고객 외면을 부릅니다.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은 무엇인지, 디자인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아보겠습니다. 개발자를 위한, 고객을 사로잡는 ‘디자인 불패'의 법칙을 소개합니다.

[ 1 ] 창의력을 아껴라

UI/UX 디자인은 예술 행위가 아닙니다. 고객은 메이커의 창의성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창의력은 문제 해결에만 사용하는 게 어떨까요? 이름부터 User Interface, User Experience가 붙는 고객 중심의 디자인에 아무런 배려도 없는, 독자적인 예술성을 가미하지 않길 권합니다.

고객은 새로운 디자인까지 배울 여력이 없습니다. 그 네이버조차 리뉴얼 때마다 엄청난 욕을 얻어먹었습니다. 네이버는 필수적인 서비스라 욕이라도 먹지, 우리 서비스는 소리 소문도 없이 이탈합니다.

출처: 네이버 PC 메인, 보기 편한 모습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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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예쁜 쓰레기를 만들지 마라

사용자 경험이 좋은데 예쁘기까지 하면 금상첨화죠. 하지만 실용성과 심미성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당연히 실용성입니다. 예쁘고 복잡한 디자인보다 못생겼지만 심플한 디자인이 낫습니다. 서비스의 존재 이유는 고객의 문제 해결입니다. 예쁘지만 어려운 디자인은 예쁜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창의력은 문제 해결에만 사용하자고 말씀드렸죠? 사실 치열한 문제 해결의 결과물이 훌륭한 디자인입니다. 고객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차별화, 독창성에 매달리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디자인은 고객에 대한 깊은 고민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전시회를 여는 예술가가 아닙니다. 고객의 문제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쉽게 해결할 방법을 찾는 해결사입니다.


[ 3 ] 심미성이 필요한 이유

실용성은 필수적이니 말할 것도 없지만 심미성은 왜 필요할까요? 그냥 예쁘면 좋으니까? 서비스마다 목적이 다르기에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다 근거가 있습니다.

사용자는 아름다운 디자인에서 신뢰감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 ‘더 사용하기 쉬운 것’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디자이너라면, 돈 받고 일하는 프로라면 실용성과 심미성 둘 다 잡는 게 맞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앞서 말했듯 실용성에 집중해서 단순하게 만들기를 권합니다.

프로가 아니지만 심미성도 잡고 싶다고요? 다음 목차로 가시죠.

출처: 예쁜 디자인이 중요할까?


[ 4 ] 나 홀로 디자인

1인 프로젝트 또는 디자이너가 없는 팀인데 실용성과 심미성 모두 잡고싶나요? 심지어 빠르게 만들어야 하나요? 디자인 템플릿이나 AI 서비스를 활용하세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모든 일을 대체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필요하다면 기본기가 중요할 겁니다. 보는 눈이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니까요. 기본기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이 맥락에서는 방금 말한 ‘보는 눈’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인프런이나 유데미에서 UI/UX 기본 강의를 수강한 뒤 템플릿 또는 AI 서비스를 활용하길 권합니다. 이 강의가 아니더라도 미리보기를 통해 내게 맞는 강의를 들으시면 됩니다. 유튜브 무료 영상(방향, 강의)도 좋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예 모르는 것과 보는 눈이라도 있는 건 천지차이입니다. AI가 뽑아주니 그럴듯한 모양은 나오겠죠. 하지만 아직 많은 수정이 필요하기에 보는 눈이 없으면 산으로 갑니다.

출처: AI랑 대화하면서 1분 만에 앱/웹 디자인


[ 5 ] 벤치마킹,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

벤치마킹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기업이나 시장 선두주자를 참고하면 좋습니다. 보통 외주 개발사에서 디자인까지 겸하는 경우, 고객에게 참고할 링크 3개를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하단 영상처럼 레퍼런스 믹싱을 통해 나름 그럴듯한 디자인을 뽑아냅니다. 간혹 보면 3천만 원 들여서 자체 제작한 디자인보다 500만 원 주고 빠르게 믹싱한 사이트가 더 예쁜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건 왜 그런 걸까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기업의 필수적인 서비스가 익숙합니다. 한국 사람에게 포크보다 젓가락이 편한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사용자 경험을 좋게 만들면 별다른 학습 없이도 쉽게 이용할 수 있죠. 그리고 이 사용자 경험은 ‘사람들의 반복적인 행동 양식’, ‘공통적으로 누적된 경험’으로 바꿔 말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개념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이해하기 쉽게 바꿔봤습니다.

따라서 벤치마킹의 큰 틀은 선두주자를 참고하는 게 좋습니다. 그대로 베끼면 도용이지만 영상처럼 믹싱을 거치면 새로운 디자인이 탄생합니다. 큰 틀이 사람들에게 익숙한 모양새라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도 않습니다. 이를 통해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출처: 꿀팁 알려줄 때 배워가세요


물론 디자인도 엄연한 저작물입니다. 믹싱을 거친다고 하더라도 저작권 이슈가 발생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콘 하나에도 디자이너의 엄청난 노력이 들어갑니다. 나의 저작물이 소중하듯 남의 저작물도 귀중하다는 생각을 필수적으로 지녀야 합니다.

“대기업도 중소기업 아이디어 훔치는데 뭐가 문제냐.", “대기업이 우리 같은 영세기업은 거들떠도 안 본다.”라며 벤치마킹이 아니라 그대로 베끼는 분들도 있지만 그건 엄연한 불법입니다. 스타트업인데 경쟁사 서비스를 레이아웃까지 그대로 베껴서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혼자 해야 하는데 제대로 벤치마킹할 능력이 없다면 템플릿이나 AI 사용을 추천드립니다.

혹시 글로벌 진출도 고려하고 있나요? 그런데 단순 번역을 거쳐 출시할 계획인가요? 멈춰주세요. 문화권마다 주요 서비스가 다릅니다. 그렇기에 한국에 특화된 디자인에 번역만 입힌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항상 우리 고객의 사용자 경험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이 필요합니다.

출처: Sendbird 김동신 대표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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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 디자이너 채용의 핵심 기준

자본이 있다면, 여력이 된다면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게 좋습니다. 개발도 노코드 툴로, 디자인도 템플릿이나 AI로 만들 수 있지만 높은 자유도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원한다면 전문가가 필요하죠. 그럼 채용 기준에서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요? 실력은 기본이고, ‘희생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희생정신’이란 무엇일까요? 동료에 대한 존중, 우리 상황에 대한 이해와 포용입니다. 디자이너는 과거 유행했던 ‘뉴모피즘’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시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디자인 시스템 구축 경험도 쌓는 등 성장의 욕구가 있을 겁니다. 개발자나 다른 직군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신 기술 스택을 적용해 보고 싶고, 기술적 성장에 목마릅니다. 다들 빠르게 성장해서 더 높은 위치로 가고 싶어 합니다. 실패하거나 뒤처지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희생 없이 이득만 취하려는 관계의 끝은 ‘파멸’입니다.

성장 욕구와 이타심을 겸비한 팀원과 함께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프로젝트는 아무리 좋은 비전을 가졌다 한들 쉽게 무너집니다. 리더는 더 나은 방안이 있음에도 ‘귀찮음’ 때문에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그럼 A급 인재부터 떠납니다. 팀원은 팀에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기술 도입을 요구하면 안 됩니다. 나만 즐거운 팀은, 내 성장만 추구하는 팀은 더 이상 ‘원팀’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상황과 비전에 대한 명확한 공유가 필요한 겁니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출처: 뉴모피즘 디자인은 어떻게 좀비가 되었나


[ 7 ] 실패해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커리어 패스?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두가 원하는 인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제를 해결해 내는 사람입니다. 프로그래밍과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돌발 상황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겸비한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기본기를 키우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나 반복 숙달에 머물러서는, 쉬운 문제를 남들보다 빨리 푸는 방식으로는 어떤 경쟁력도 만들지 못합니다. 단순한 문제 해결은 이미 AI가 더 잘하고 있고, 앞으로는 완전히 대체될 겁니다.

열악한 상황? 성장의 기회입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과감히 도전해 보고, 깨져보길 권합니다. 그곳에서 소통 역량과 문제 해결력을 키워보면 어떨까요? 완벽한 출발, 빈틈없는 경력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합시다. 직장 생활이든 창업이든 여러분의 모든 도전을 응원합니다.

출처: 인프랩 서비스와 개발자의 성장 및 교육


맺음말

저는 디자인 전공자가 아닙니다. 개발을 하던 중 디자인을 예쁘게 만들고 싶어서 학원을 다녔고, 유튜브와 인터넷 강의를 보며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재미가 붙어서 디자인 서적과 해외 아티클까지 탐독하며 시야를 넓혔습니다. 지원 사업에서 디자인 역량을 입증하기 위해 국가기술자격증인 컴퓨터그래픽, 웹디자인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학습하긴 했지만 전문가에 비하면 많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그간 정말 중요하다 느꼈던 부분 중 시니어 분들도 공통적으로 언급한 부분만 추려서 작성했습니다. 글의 대상을 개발자로 설정한 것에도 이러한 맥락이 반영됐습니다. 혹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건강한 토론 속에서 새로운 지혜를 나누길 희망합니다.

짧은 콘텐츠와 일상의 통찰을 링크드인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과정을 나누는 것의 가치를 깨달았기에 틈틈이 작성해 보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여정도 궁금하시면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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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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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6일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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