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읽었던 책들 중에 좋은 책들이 많이 있었다. 후반기에는 상반기에 읽었던 책들에서 여러 번 언급된 책들을 읽었었는데 그 책들이 특히 좋았다. 너무도 마음에 들어서 저 책을 읽어본 사람들과 모여서 뭔가를 만들어 가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5권의 앞글자를 따서, "인사스하함"이라 불러보기로 했다.
이름 붙임과 더불어 간략하게나마 한 권씩 설명해 보려고 한다.

1. 인스파이어드

결국은 제품을 만드는 일은 어떤 것을 만들지 찾는 일(1), 그리고 그걸 만드는 일(2), 2가지 과정으로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전자에 해당하는 어떤 것을 만들지 찾는 일에 대한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만드는 일에만 많은 시간을 쏟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많이 쏟았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곳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일을 반복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 더 이상 되돌릴 시간도 돈도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것을 만들지에 대한 고민을 덜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할지에 대한 제품 탐색에 대한 문제였음을 그제야 깨닫게 된다.

2. 사용자 스토리 맵 만들기

결국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다. 고객이 그걸 우리에게 말해주는 경우도, 심지어 고객조차 정확히 어떤 게 그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기에 우리는 제품 탐색에 공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제품 탐색은 당연하게도 고객의 여정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실천적인 좋은 지침이 되어준다. 그리고 일단 모여서 같이 이야기하고, 화이트보드에 그리고 Post-it을 붙여가면서 하면 재밌다!

3. 스프린트

어떻게 하면 단기간 안에 고객에 원할 거 같은 제품 또는 기능을 찾아내고, 이게 실제 고객이 원하는지 확인해 볼 수 있을까? 그에 대한 구글 벤처스의 답이 바로 스프린트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진행되는 5일짜리 풀타임 워크샵을 통해, 문제에 대한 이해부터 프로토타입을 통한 고객인터뷰까지 일주일 만에 진행하고 문제의 답을 풀어간다. 이를 통해, 기회에 대한 리스크가 가장 중요한 스타트업들이 효과적이고 빠른 실험과 빠른 학습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공해 준다.

덧붙이자면, 예전에 2번 정도 실제 스프린트를 진행해 봤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제일 어렵고 제일 작동하지 않던 과정이 가장 마지막날인 금요일에 진행하는 <인터뷰>였었다. 이걸 한국에서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4.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작년에 매니징에 관한 많은 책을 읽었었다. 그 책들을 따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끝에 나오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인텔의 최전성기를 만든 CEO이자, 공대 출신인 앤드류 그로브의 책답게 몇 가지 수식과 그래프로 미묘하고 복잡한 매니징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준다.

매니저의 Output은 어떻게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매니저가 매니징 하고 있는 팀원들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뭐가 있는지(스포를 하자면, 단 2개뿐이다), 어떤 미팅은 효율적이고 어떤 미팅은 줄여야 하는 미팅인지 등에 대해. 이렇게 간결하고 실용적으로 정리한 책을 만나본 적이 없다. 괜히 citation이 많은 책이 아니다!

5. 함께 자라기

이 책을 2024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었다.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사업이 어떻게 흘러갈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우연한 기회를 만나서 성공할 수도, 혹은 열심히 노력했지만 운이 안 좋아 실패할 수도 있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무엇일까?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하루 내가 성장하고, 내 주변에 나와 같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사람들로 채우는 일을 하는 게 아닐까?

단순히 개발자의 삶이 아니라, 인생의 지침이 된 책이라 이 책을 같이 읽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 다섯 권의 책을 모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이 책을 읽어본 사람과 일하고 싶다는 한 권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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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스하함

<인사스하함>이 말이 돌 거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이 중에 한 권이라도 읽어보시고 마음에 들었거나, 공감이 하신 분이 있다면, 가깝거나 먼 미래에 함께 일해봤으면 좋겠다. 삶은 너무 짧으니, 그 짧은 시간을 마음에 맞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행복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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