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가을은 컨퍼런스의 계절 🍂 올해는 이런 저런 기회로 컨퍼런스를 다니고 있다. 특히, 파이썬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 번 쯤은 가보는 파이콘에도 참여했다.
파이썬을 사용하는 또는 파이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열정과 따뜻함이 느껴졌던 파이콘
을 다녀온 후기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파이썬으로 백엔드 개발한 지도 어언 4년. 2010년 대 후반부터 파이썬이 점점 많이 쓰이는 추세였다 해도 체감을 크게 하지 못했었는데, 확실히 LLM 분야가 급물살 타면서 파이썬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진 것 같다.
AI 개발자가 서빙 서버를 직접 개발하는 경우도 생기면서 파이썬 백엔드 웹 프레임워크의 인기도 점차 높아지고 있었고, 요즘은 주변에서도 파이썬 백엔드 엔지니어를 꽤 많이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올해의 파이콘에서는 Django와 FastAPI 세션도 여럿 있었다.
그 외에도 파이썬을 쓰는 분이라면 누구든 발표가 가능했기 때문에 흥미로운 세션이 많았다. (개인적으론 교사 분들 세션이 정말 궁금했는데, 듣고자 했던 것들과 겹쳐서 못 들었다 ㅠㅠ 다음 기회에...!)
1, 2일차 모두 행사장에 들리며 총 9개의 세션을 들었다. 백엔드 개발자이니 백엔드 세션을 최대한 들었지만 사실 세션들 하나하나가 흥미로워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 중에서도 백엔드 개발자
, LLM 초심자
, 서비스 개발 도전자
관점에서 각각 가장 인상 깊었던 3개의 세션을 소개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남긴다. (자세한 세션 내용은 파이콘 공식 유튜브에 업로드될 예정이라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연사자: 윤석찬님
한 줄 요약: Django, 쓸 만하고 좋은 프레임워크다! by 해커
세션 소개 페이지 링크
이 세션에서는 Django의 보안 관리 상태를 분석하고, 보안 전문가의 시선에서 발견된 프레임워크 단에서의 취약점을 설명해주신 자리였다.
백엔드 개발 시 프레임워크 단에서 크게 고려할만한 보안 사항이 있다.
다만 연사자 분이 최근 보안 취약점 몇 가지를 발견했다는 설명을 해주셨다.
그럼에도 'Django는 보안적으로 많은 부분이 우수하고 쓸 만한 프레임워크다!' 라는 결론
그리고 보안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니 개발자분들에게 이 부분을 당부하고 싶다는 한 마디로 세션 마무리를 하였다.
💭 Django의 커뮤니티가 보안 문제도 잘 커버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Django는 파이썬 웹 프레임워크 중에서도 커뮤니티가 큰 편이라서, 불편한 점에 대한 대응이 빠르다는 것을 이번에 한 번 더 알게 되었다. 그저 Django는 기능이 많아 그만큼 무거운 프레임워크라는 점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만, 적어도 웹 서비스를 하는 데에 주요한 기능은 기본으로 제공해준 점이 Django이 널리 쓰이는 이유임을 조금이나마 체감했다.
이에 비해 Flask는 타 프레임워크에 비해 경량화된 만큼 이런 보안 사항은 하나하나 설정해줘야 한다. 특히 보안 설정을 위한 패키지들이 있긴 하지만, 의도적으로 쓰지 않는 한 관리가 어렵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Flask도 기본적인 보안 사항은 자동으로 해결해줄 수 있었음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 이번 세션을 통해 웹 개발자로서 고려할 보안 문제들 한 번 더 살폈다.
그동안 SQL injection 문제와 같이 DB에 관한 사항은 고려를 하고 있으나 CSRF에 대한 보안 문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한 예로, 오픈 소스를 이용해 서비스 개발을 할 초기에 CSRF 관련 코드를 삭제한 경험이 있다. 제대로 된 보안 인증을 하지 못할 바에는 관련 패키지를 제거하자는 팀 차원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폐쇄망 환경에서 한정된 유저만 사용하는 서비스였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 세션을 통해, 공개망에서 서비스가 운영된다면 인증되지 않은 유저나 해커의 접근을 막기 위한 보안 정책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실감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보안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작업에 임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연사자: 박상현님
한 줄 요약: LLM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기초 설명
세션 소개 페이지 링크
해당 세션에서는 LLM의 기초부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냈다. 이에 'LLM의 정의', 'LLM과 대화하기', 'LLM과 일하기'. 이렇게 3가지 파트로 설명하였다.
LLM의 정의
LLM과 대화하기
LLM과 일하기
💭 LLM 관련 분야에 대한 핵심을 잘 짚어 설명했다.
Chat-GPT의 등장으로 인해 LLM 분야가 엄청나게 핫해지고 그에 따른 서비스와 고도화된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지만, 사실상 그런 흐름에 follow하지 못했었다. 그럼에도 이 세션을 들으면서 LLM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할루시네이션 얘기를 들었을 땐, Chat-GPT가 출범한 초반에는 잘못된 정보로 답했던 것이 생각났다. 이게 한 편으로는 재미가 되고 또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되기도 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연구를 했을까 싶어서 논문들이 궁금해졌다.
💭 LLM 관련 서비스를 해보고 싶다.
또한, 차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이용한 서비스를 간단하게나마 만들어보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언어에 대한 관심이 컸고, 그에 따라 IT 쪽에 자연어 처리 분야가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는데.. 언제 이렇게 폭발적인 발전을 했나 싶어서, 그냥 옆에서 보지만 말고 직접 경험하고 싶어졌다. 아이디에이션 얼른 해봐야겠다.
연사자: 이준범님
한 줄 요약: LLM을 이용하여 스팸 필터마저 자동화! 서비스 개발기에 대한 이모저모
세션 소개 페이지 링크
이준범님이 직접 개발한 스마트 스팸 필터
어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1인 개발 경험 썰을 풀어주셨다.
이 어플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자동화' 영역에서 시작되었다.
LLM을 사용하기로 결정, 개발을 진행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했던 사항들을 정리해주셨다.
모델을 만들고 어플로 실제 배포하는 데에 고려했던 사항들도 함께 소개되었다.
1인 개발 서비스 운영 팁 및 현실적인 이슈에 대한 이야기들
💭 서비스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에서도 나온다.
서비스는 특정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특히 연사자가 언급한 사례처럼,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니즈를 충족할 때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세션에서는 사람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영역(불편함)을 기계 또는 AI로 자동화(해소)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점에 있어서 인상 깊었다. 특히, 이를 현시대의 뜨거운 감자인 LLM을 활용해 구현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했다.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인간이 충족하지 못한 부분을 채우거나, 더 나은 경험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나는 스스로 불편함을 느껴도 감수하는 편이었지만, 문득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 곧 하나의 서비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1인 개발, 기술뿐만 아니라 서비스 경영에 대한 대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
LLM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리고 어떤 모델을 고려했는지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다. 하지만 이번 세션에서 가장 큰 영감을 준 부분은 1인 개발자가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겪은 경영적 고찰이었다.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무엇보다도 비용 절감 방안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이익을 창출하는 목적을 지니며,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필연적으로 비용을 줄여야 한다. 특히, 돈과 시간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비용을 효율화하는 기술적 선택이 중요하다.
이번 세션에서는 돈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작은 모델을 사용하는 기술적 해결책을 채택했고, 서버 비용을 줄이기 위해 on-device LM을 고려했다고 한다. 또한, 시간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반복적인 작업은 기계로 자동화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1인 개발자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당장은 내 역할(R&R)에서 직접적인 비용 결정 권한은 없지만, 시간의 비용은 내 스스로도 충분히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무 효율화를 통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느꼈다.
다양한 분야의 세션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재미있었고, 후원 기업 부스에서 하는 이벤트를 경험하니 간만에 컨퍼런스 기분 느낄 수 있어서 즐거웠다. 그저 일을 바삐 해오는 것에 익숙했는데, 오랜만에 왜 기술을 알아야 하는지, 이 기술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
요즘 컨퍼런스들이 다 그렇듯이 확실히 AI 관련 세션이 많았다. (파이썬 컨퍼런스니까 더 그럴만 하다) AI 쪽 공부는 잠깐 한 게 다여서 다 알아 듣기 어려웠지만, 다시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불태웠다 🔥
회사 분도 만나고 글또 분들도 많이 만났는데, 함께 이야기 했던 시간들이 소중했다.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엔지니어, 백엔드 엔지니어, 사업가 등 각자 다른 직무로 일하고 있음에도 '파이썬' 하나로 대통합되는 것도 재미있었다! 라포를 형성하는 데에 프로그래밍 언어 하나가 계기가 된다는 것도 파이썬의 매력 아닐까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