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개발자가 되어 있을까?

임성빈·2022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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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개발

2017년 여름

딱히 덥지도 그렇다고 절대 시원할 수도 없는 계절 나는 군입대를 앞두고 집에서 쉬고 있었다.
침대에서 모바일 게임만 하며 마지막 사회를 즐기고 있었는데 내가 원하는 장르의 게임은 정말 하나같이 재미없고 내가 만들어도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비전공자 / 게임 개발 초심자가 하기 쉽다는 유니티를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한 첫 결과물은 기어 다니는 Flappy Bird 였던 것이 되었다.

몇 번의 수정을 통해 결국 잘 구현시켜 놓긴 했지만 이렇게 간단해 보이는 게임도 생각보다 개발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계속해서 더 공부하고 싶었지만 국가의 부름을 받아 어디론가 끌려갔고 그 2 년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스쳐간 디자이너의 삶

2021년 여름

왜 내 인생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는 가장 싫어하는 여름에 일어날까?
군복학 후 무난하게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학기제 인턴을 신청해 전략기획 디자인팀에서 기계처럼 디자인만 찍어냈다.
그 회사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기획과 디자인 그리고 개발이 분명 협업하고 있는데 왜 모두 다른 결과를 예상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개발하면 디자인은 내가 원하는데로 똑같이 만들 수 있겠지'

이 생각이 여기까지 나를 이끌었다.(Flappy를 기억해)

돌고 돌아 코딩

그렇게 또 막무가내로 개발하려면 뭘 배워야 하지 생각하기도 전에 우선 책부터 샀다.

'DEEP DIVE 자바스크립트'

미적 추구만을 목표로 하는 디자이너로서의 나에게 이 책은 일단 이름부터 멋졌다.

그렇게 일주일 만에 나는 책을 읽는 걸 안 좋아한다는 걸 깨닫고 유튜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한참 유튜브만 보면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여자친구님께서 어디서 알아오셨는지 SSAFY에 대한 정보를 주셨다.

SSAFY란 삼성이 고용노동부랑 손잡고 SW 교육이랑 취업지원 서비스까지 제공하여
취업에 성공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완전히 나를 위해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이끄시는 길이 아닌가?
( 그때는 거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

그 길로 자바스크립트는 잠시 가슴에 묻어 두고 SW 적성진단 시험공부를 시작했다.

SSAFY 7기 후기

(여기 내용은 SSAFY를 준비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조금 구체적으로 적겠습니다.)

우선 SW 적성진단은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했지?' 싶게 느껴질 정도로 고등학교 정상 졸업한 사람이면 풀 수 있게끔 나온 것 같다.
(물론 정답은 확인할 수 없기에 결과는 모르지만 시간이 남아 검토도 해봤다.)

객관식은 (소금물, 거리 속력 시간, 확률) 보면 바로 풀 수 있게 많이 풀어 보길 추천한다.

주관식은 실제 코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푸는 거라 간단하게 나오는 소문제 1,2,3 번까지 풀고 점화식 세우면 쉽게 4,5번도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정렬, 그리디, 최단 경로, 다이나믹 프로그래밍 예제들 꼭 풀어 볼 것 )

하지만 진짜 내 발목을 잡은 건 자기소개서였다.
일단 자기소개서에 적을 수 있는 글자 수가 너무 짧은 게 걸렸다.
또 지금까지 SW 관련 경험이라고 적을 수 있을 만한 건 Flappy Bird 뿐인데 이걸 적자니 안 그래도 짧은 소개서에 필요 없는 내용이 될 것 같았다.

결국 이때까지 내가 왜 개발이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글을 쓰지 못했고 이것이 내가 불합격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글을 잘 못쓰는 것도 큰 원인인 것 같다.)

왜 개발자 되고 싶니?

나는 아직 이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아직 대답할 만한 성과가 없는 게 이유이다. 어설픈 대답을 하기는 또 성격상 싫다.

저 질문에 대답하려면 개발이 나랑 맞는지부터 알아보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여러 블로그, 유튜브, 컴공과 친구 찾아보고 물어볼 때마다 전부 자기는 개발자 하기 위해 태어났다, 개발이 너무 재미있고 난 개발이 취미이다,,, 이러니 뭔가 다들 세뇌 당했나 싶다가 혼자 사색 끝에 출력한 결과는 '세뇌 당한 게 아니라 세뇌 시킨 것이 아닐까?' 였다.

다시 한번
'세뇌 당한 게 아니라 세뇌 시킨 것이 아닐까?'

내가 떠올린 말이지만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미 세뇌 당했다. 아니 세뇌 시키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세뇌가 풀리지 않고 정말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계속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분명 얼마 안가 좋은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계획

알고리즘 공부라든지 클론 코딩을 통해 몇 가지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내가 어떤 개발이 하고 싶은지 조금은 감이 왔다.

이 점에 있어서 SSAFY에 떨어진 게 다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른 체
코딩? 그런데 삼성? 이건 못 참지! 하고 덜컥 신청했는데 만약 합격했다면 배우는 과정이 어렵고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아예 개발자의 꿈까지 포기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적은 경험이지만 프로젝트와 언어 공부하면서 느낀 기억을 바탕으로 적어보자면 SWIFT 기반 ios 앱 개발에 흥미 있고 또 배우면서 성장하는 게 느껴져서 우선 한 길로 깊게 파보고 싶어졌다.

velog를 시작한 이유도 Swift 공부를 기록하고자 시작한 것인데 앞으로 꾸준히 적어보고자 한다.

내가 재수생 시절 읽고 가슴에 새긴 문장이 있다.

그 말을 끝으로 첫 게시물을 마치겠다.
앞으로 글에도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기록은 언제나 기억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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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앱개발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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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1일

자신을 세뇌 시켜간다는 말이 멋지네요! 디자이너신데 알고리즘 문제도 멋지게 푸시는 모습이 멋지구요! 좋은 경험 글 잘 읽고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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