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초기 서비스 성장의 핵심 요소는 무엇인지’에 대한 견해를 서술합니다. 또한 그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기술 면접 구독 서비스 매일메일을 성장시켜 온 과정을 서술합니다.
여러분들이 개발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남들이 상상하지 못한 아이디어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모습에 반했던 것 같습니다. 영리한 전략을 짜고 남들이 생각지 못한 신의 한 수를 두어 성공을 만드는 모습을 동경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같은 위대한 창업가나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CEO들의 모습을 볼 때면 그런 환상이 더더욱 커졌습니다.
그런데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운영해 보니, 서비스의 가치를 높여가는 과정은 앞선 환상과는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서비스의 가치를 좌우하는 것은 멋진 전략이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사소하고 수고스러운 일들을 하루하루 인내심 있게 처리해 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매일메일이 초기 구독자 3,000명을 유치하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 과정은 개발자 관점에서 보면 그리 멋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코드로 자동화하기보다는 수동으로 일일이 처리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독자를 10만, 100만 명으로 늘리기 위한 고민은 커녕 기존 구독자분들에게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매일메일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구체적인 방법 하나하나가 핵심은 아닌 것 같습니다. 큰 맥락에서 어떤 관점으로 운영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읽어 주시면, 메시지가 더 잘 전달될 것 같습니다.
- 매력적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
- 세상에 알리기 위한 노력
- 피드백을 받기 위한 노력
보통 서비스의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AARRR 프레임워크를 활용합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AARRR은 “획득 - 활성화 - 유지 - 추천 - 수익”으로 구성된 경로입니다. 이 경로를 최적화하여 궁극적인 목표인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요지입니다. 매일메일의 목표는 수익이 아니라 유용하게 쓰이는 것 자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매일메일 서비스 운영에도 적용이 될 수 있는 프레임워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AARRR 중에서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지점은 어디일까요? 여기에 대해서 의견이 갈리기도 하지만, 저희는 Retention, 즉 사용자 유지 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지되지 않는 사용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온보딩 강화, 푸쉬 알림 등의 전략을 이용해 유지율을 높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매일메일은 극초기 단계이다보니 그런 전략보다는 서비스 자체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게 Retention에 더 도움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사용자분들이 다시 방문하고 싶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초기 서비스에 매력을 느끼는 심리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다른 서비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유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팀, 즉 “사람”에게서 매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첫째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서 매일메일 컨텐츠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둘째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서 사용자분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매일메일의 핵심은 매일 발송되는 기술 면접 질문 컨텐츠입니다. 사실 단순한 기술 면접 질문을 서비스의 핵심 요소로 가져가기에는 불리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Github나 블로그를 조금만 살펴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컨텐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흔한 컨텐츠를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컨텐츠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매일메일 고유의 컨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면접 대비를 위한 컨텐츠인 만큼, 단순히 기술 지식을 전하는 것을 넘어 말하는 방식을 연습하거나 이미지 트레이닝 할 수 있도록 하는 컨텐츠라면 차별점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컨텐츠의 서술 방식을 면접관에게 설명하는 톤으로 설정했습니다. 또한, 실제 면접 상황과 유사하게 꼬리 질문을 넣었습니다. 생각을 유도하는 꼬리 질문을 추가하여 스스로 고민하는 연습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외에도 참고자료 링크를 첨부하여 더 넓고 깊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출퇴근 길에 읽기 적절한 분량 기준을 세우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추가했습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팀원들이 매일매일 직접 컨텐츠를 작성했습니다. 큰 차이는 아닐 수 있지만, 차별화를 위한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 매일메일 컨텐츠만의 색깔이 조금씩 잡혀갔습니다.
초기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사람 냄새”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형 서비스에서 느낄 수 없는 사람의 손길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사용자분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첫째, 팀 소개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팀 소개 페이지에서는 서비스 겉으로 드러나는 기능적 요소를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매일메일이 탄생하기까지의 여정, 매일메일에 녹아든 가치관, 매일메일을 만든 사람들에 대한 소개 등 사람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매일메일 팀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통해, 사용자분들이 서비스를 심리적으로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둘째, 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사용자분들과 직접 소통했습니다. 메일로 컨텐츠를 보내드리는 만큼, 메일을 주요 소통 창구로 활용했습니다. 인바운드로 들어오는 피드백에 대해서 일일이 정성스럽게 답장 메일을 보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소식이 있을 때 전체 사용자분께 매일메일의 업데이트 소식과 감사 인사를 담은 메일을 보내 드렸습니다. 고마운 분에게 편지를 쓴다는 생각으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 메일을 하나하나 보내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초기 사용자분들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계속해서 일일이 메일을 보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가 오프라인 가게에 비해서 불리한 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세상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오프라인 가게는 오픈만 하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보고 관심을 가져주지만, 온라인 세계에서는 관심 한 번 받기 어렵습니다. 매력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올 수 있도록 여러 채널에 문을 활짝 열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채널 수를 많이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의미한 채널을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주 홍보 채널은 Github, 커리어 플랫폼, 벨로그였습니다. 각 채널 별로 간단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가장 처음으로 매일메일의 홍보가 이루어진 곳은 Github였습니다. (레포 바로가기)
사실 처음부터 Github을 통해 홍보하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Star 수가 하나둘씩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Star를 눌러주신 분들께 메일을 직접 보내 유입 경로를 여쭈었습니다.
Github 홈 피드 및 추천 레포지토리 섹션
메일로 여쭈어 보니, Github의 추천 레포지토리 섹션과 팔로잉 유저의 활동이 표시되는 홈 피드에서 매일메일을 접해 들어온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니 Github은 바이럴이 이루어지기 좋은 구조였습니다. Star 수가 많아지면 추천 레포지토리 섹션에 빈번하게 노출되며, 사용자 한 명이 Star를 누를 때 해당 사용자의 모든 팔로워들의 홈 피드에 레포지토리가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매일메일의 사용자는 모두 개발자이기 때문에 Github이 좋은 홍보 창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Github을 통한 전환율을 강화하기 위해, 매일메일 Github 레포지토리를 조금 손봤습니다. 먼저 소개 글(About)을 수정했습니다. 찰나의 순간에 소개 글만 보고 레포에 들어갈지 말지 결정하기 때문에, 간단하면서도 후킹될 수 있는 문구를 고민하여 소개 글로 설정했습니다. 또한, README에 서비스 이미지와 링크를 첨부하여, 바로 서비스 페이지로 전환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추가로, “매일메일이 도움이 되었다면 Star를 눌러주세요”라는 문구를 추가하여, 매일메일을 응원하고 싶은 분들이 Star를 누르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
다음은 링크드인, 커리어리와 같은 커리어 플랫폼이었습니다.
홍보 채널 선택에서 중요한 점 중 하나는, 해당 채널과 매일메일 서비스의 핏이 맞는지였습니다. 매일메일이라는 서비스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커리어 플랫폼의 유저 풀은 이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플랫폼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좋아요나 리포스트 등을 통해 바이럴되기 좋은 구조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커리어 플랫폼에 서비스 링크와 간단한 소개 글을 공유한 결과 다른 어떤 채널보다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커리어리에 매일메일을 직접 공유해주신 개발자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
마지막으로는 이곳, Velog였습니다.
우선 Velog의 주 사용자 유형은 개발자 취업 준비생 분들입니다. 매일메일의 사용자 유형과 일치합니다. 또한, Velog는 일반적인 블로그와 다르게 trending이라는 인기 게시글 섹션이 있습니다. 이 곳에 좋아요를 많이 받은 게시글이 약 일주일 간 노출되는 방식입니다.
매일메일의 팀 소개를 담은 글을 Velog에 올리니 좋아요 수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그 후 일주일 동안 최상단에 위치하여 좋아요 수가 점점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Velog 덕분에 단 기간 내에 많은 분들께 매일메일이 노출될 수 있었습니다.
매일메일은 4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인지라 항상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내부 인력만으로 완성도를 높게 유지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분들의 피드백 덕분에 소규모 팀으로도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피드백 덕분에 내부 QA에서 발견하지 못한 에러나, 컨텐츠 상 미흡한 점들을 빠르게 발견하고 고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안해주신 좋은 아이디어들이 서비스의 방향성을 잡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피드백의 소중함을 알기에, 피드백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습니다.
첫째로, UI 상 피드백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에 피드백 폼 링크를 배치했습니다. 예를 들면, 구독 신청 완료 모달에 피드백 버튼을 배치하여 구독 신청까지의 경험에서 불편한 점을 수집했습니다. 에러 fallback 페이지에는 에러에 대한 피드백 폼 링크를 배치하여 에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구독 해지 완료 페이지에는 해지 사유 피드백 폼 링크를 배치하여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둘째로, 직접 메일을 보내 피드백을 부탁드렸습니다. 초창기에는 인바운드 피드백이 없어, Github 스타를 눌러주신 분들을 대상으로 메일을 보내 피드백을 부탁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정성스레 답장을 많이 남겨주셔서 초기에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셋째로, 주변 지인분들께 피드백을 부탁드렸습니다. 다행히 개발자 지인분들이 여러분 계셔서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을 상세히 공유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친분이 있는 만큼 자세히 짚어주셔서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실수들까지 여럿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사용자분들이 사용하시면서 겪은 불편을 최대한 빠르게 파악하여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지는 않았을지언정 빠르게 개선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초기 서비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사용자가 더 만족할 수 있도록 당연히 중요한 일들을 적시에 빠르게 실행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의 상황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수고스러운 일들을 계속해서 직접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메일 운영 과정에서 컨텐츠를 일일이 작성하고, 어떻게든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고민하고, 발벗고 피드백을 구하는 등의 행위들이 어쩌면 투박하고 비효율적인 액션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비효율적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많았지만, 그런 불편함을 대신해 주었기 때문에 사용자분들이 매일메일을 선택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섣부르게 개발이나 자동화를 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덧 매일메일이 하루에 책임지는 구독자분들의 시간이 수십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시간이 의미있게 쓰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만약 주변에 매일메일이 필요해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매일메일을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사용하시면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아래 피드백 링크로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관심을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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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메일 홈 | 💬 피드백하기 | ⭐️ Github 스타는 서비스 운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정성어린 노력들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매일 영향력이 쌓이는 서비스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앞으로도 성장하시길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