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발자가 맞는가? 그만둬야 하는가?

maketheworldwise·2022년 8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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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

"난 개발자가 아닌가... ? 개발자를 그만둘까...?"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항상 타 개발자들과 비교하면서 내 개발 실력을 원망하고, 다른 사람이 쉽게 이해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한심한 내 자신을 싫어한다.

그 당시에는...

지금은 퇴사하고 자유로운 백수 생활을 만끽하고 있지만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회사를 다녔을 때 엄청 심각했었다.

당시 회사에는 안드로이드 개발자와 서버 개발자인 나를 포함한 총 2명의 개발자만 있었다. 각각 업무가 다르다보니 서로의 개발 영역에 관여하기 힘들었고, 코드 리뷰부터 시작하여 막힌 부분에 대해서 서로 공유를 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모든 서버 영역에 대한 것은 내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을 해야했다.

이렇게 혼자 개발을 하다보니 "사수는 굳이 필요하지 않아!" 라는 의견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게 된 것 같다. ("진정한 사수는 구글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구글은 나의 부족한 기술을 보완해주는 보조일 뿐 사수라고 하기에는 알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

당시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내 기술을 보완해줄 능력을 가진 사수가 아닌 특정 문제에 대해서 여러 선택지들을 나열하고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건 다른 개발자들이랑도 고민할 수 있는 것들이잖아?"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험치와 노하우에서 차이가 있기에 사수가 필요한 것이다.

내가 한 회사의 대표이고 신입 2명과 시니어 개발자 1명이 있을 때 누굴 뽑을 것인가? 물론 신입 2명을 뽑을 수도 있지만, 나라면 바로 투입이 가능한 시니어 개발자 1명을 뽑았을 것이다. 경험치가 다르니까!!

사수가 필요하느냐 안하느냐로 이야기가 샜지만, 다시 돌아와서 - 사수가 굉장히 간절했던 당시 상황속에서 홀로 모든 서버 개발을 해야했던 내가 사수가 없다는 공백을 채우기 위해 취해야할 행동은 오로지 공부밖에 없었다. 잠을 줄여가면서 새벽 3, 4시까지 공부하다 자고 출근하는 루틴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머리를 쥐어짜가며 서비스를 개발해나갔다.

근데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자신감이 높아져야하는데 오히려 낮아져갔다. 지식을 쌓으면 쌓을 수록 그 동안의 나의 코드에 많은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를 언제 고치지? 라는 생각과 내가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서 좌절감이 커져만 갔다. 또한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끝도 없이 깊어지니 공부해야하는 양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들과 회사의 미래가 될 서비스를 지탱하는 서버를 홀로 감당해야하는 책임감이 더해지면서 개발자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렇게 실력없고 부족한 내가 개발을 하는게 오히려 민폐라는 느낌이 들었고, 이 모든 중압감을 버티기에는 자신이 너무 없었다.

왜 아는 만큼 더 초라해지고 불안해지는 걸까? 🥺

더닝 크루거 효과?

내가 본 유튜브 영상에서는 마치 내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 실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눈치채지 못하므로 자만에 쉽게 빠지지만, 실력이 늘어날 수록 자신의 결점을 깨닫기 시작해 자신감이 바닥친다.
  • 공부한 만큼 준비한 만큼 자기 자신은 더 초라해진다.
  • 세상은 넓고 대단한 사람들은 너무 많다. 그리고 그들의 옆에 다가갈 수록 나 자신은 끝없이 작아져만 간다.
  • 이 길이 과연 맞는 길일까? 시간이 지날 수록 의심이 커진다.

하지만 더닝 크루거 효과는 "실력과 자신감은 비례하지 않는다" 는 것이다.

  • 나 자신의 구멍이 느껴지는 것은 이제 채울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 정상에 더 가까워졌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영상 마지막에 "넌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문장이 나를 정말 울컥하게 했다. 🥺)

가면 증후군?

또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개발자를 망하게 사는 사고방식을 주제로한 엘리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니라 순전히 운으로 얻어졌다 생각하고 지금껏 주변 사람들을 속여왔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하는 심리" /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지위나 신분에 이르렀으면서도 끊임없이 '이것은 나의 참모습이 아니다. 언제 가면이 벗겨질지 모른다'는 등의 망상으로 괴로워하는 현상"

이라는 임포스터 신드롬 - 즉, 가면 증후군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엘리님은 이 증후군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가지 팁을 알려주셨는데, 결국 욕심을 버리고 마인드 컨트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평소에 나는 새로운 기술들에 관심이 많고 사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많다. 그러다보니 나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새로운 기술 습득에 더 이목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 우선 나의 부족한 점을 찾고 보완하는 것을 가장 최우선 사항으로 가져가고, 모든 것을 배워야한다는 마인드를 버려야 이 증후군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싶다.

나는 바보이기에 모든걸 다 아는 완벽한 전문가가 될 순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리고 언젠간 나도 누군가의 사수가 될 거다. 잘하고 있으니까 악착같이 버티자. 언젠가 힘들었던 여정에 대한 보상을 받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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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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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3일

감사합니다. 좋은글이네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