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퇴근하고 돌아온 프로덕트 디자이너 메리입니다.
오늘은 회사 카페에서 백엔드 개발자분과 대화중 나온 주제인데요. 이번 주제는 ”백엔드를 알아야 프로덕트 기획을 할 수 있다“입니다.
(연어가 강을 거꾸로 올라가듯 .. 기획을 거꾸로 가면 서버라는 뜻의 짤입니다.. 근데 곰 좀 무서운듯 ㄷㄷ)
⸻
프로덕트 기획은 단순히 화면을 구성하고 기능을 나열하는 일이 아니죠.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서비스의 흐름을 논리적으로 정의하고, 기능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인데요. 이 과정을 구조화하려면 백엔드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는 정말 필수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설계하는 거의 모든 화면은 결국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고”, “언제 불러오고”, “누가 수정/삭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흐름으로 만들어지거든요. 이 흐름을 움직이는 심장 같은 존재가 바로 백엔드입니다.
⸻
백엔드를 모르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
백엔드는 “리스트가 300개인데… 페이지네이션 안 하면 터집니다” (= 한 화면에 다 나오게 만들었다가 서버와 브라우저 둘 다 사망…)
백엔드는 “유저별 좋아요 상태 저장하고, 중복 방지하고, 좋아요 수 카운트하고… 할 게 많아요”
(= 버튼 하나가 DB 테이블 하나 생성되는 순간)
프론트는 “API를 3번 호출해야 돼요… 이거 무겁고 느려요…”
이런 일, 다들 한 번쯤 겪어보셨죠?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모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대화입니다.
⸻
기획자는 기능을 나열하는 사람이 아니라 서비스의 데이터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에요. 아래 상황에서 백엔드 이해는 큰 힘을 발휘합니다.
회원가입 플로우를 설계할 때, 입력한 데이터가 어떤 API를 통해 어디에 저장되고, 토큰은 어떻게 발급되고, 이후 인증은 어떤 방식으로 유지되는지 등등.
마이페이지나 주문 내역 같은 화면에서 어떤 데이터를 어디에서 가져오는지, 어떻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면 훨씬 더 구체적인 기획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버에서 가능한 일인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지, 실시간으로 처리해도 되는지 이런 기준을 잡는 눈이 생깁니다.
⸻
예쁘게 만드는 걸 넘어서서, 동작 가능한 디자인을 하려면 백엔드와 데이터 흐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 이 버튼을 누르면 어떤 API가 호출돼?
- 이 데이터는 새로고침하면 바뀌는 거야? 아니면 고정된 거야?
- 이 유저, 이걸 삭제할 권한은 있는 거야? (← 진짜 중요!)
이걸 알고 설계하면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불필요한 재작업도 줄어들어요.
특히 에러 설계! 이거 진짜 다들 마지막에 급하게 팝업 만들잖아요? 근데 실제로는 400, 403, 500 등 상황별로 에러 UI를 미리 설계해두면 디자인 시스템에도 깔끔하게 정리되고, 사용자 경험도 좋아집니다.
⸻
- 내가 쓴 리뷰에만 삭제 버튼 보여줘야 하는데, 이걸 설계 단계에서 생각 못 하면
모두에게 보이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 백엔드에서 권한 체크 필요!
- 프론트는 화려하게 만들었는데 백엔드는 “정규화된 값만 받을 수 있어요…”라고 할 수도 있어요.
ex) ‘색상별’, ‘사이즈별’, ‘별점순 정렬’ 등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 실시간 등급 산정은 서버 리소스 많이 먹어요. 매일 밤 12시에 계산되게 설계하는 게 낫기도 해요. 이걸 알고 있으면 UX 설계도 더 똑똑해질 수 있죠.
- 예: 서버 과부하로 응답이 안 올 수 있음 → “일시적인 오류가 발생했어요. 다시 시도해주세요” + 재시도 버튼 설계 (이거 미리 해두면 ㄹㅇ 알잘딱깔센 디자이너 됩니다.)
- API 여러 개를 순차 호출해야 할 때는 전체 로딩보다 구역별 스켈레톤 로딩이 낫고, 이걸 고려해서 디자인하면 서비스 속도 체감이 확 좋아져요!
⸻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기획의 시작은 데이터 흐름이고, 그 중심엔 백엔드가 있다.
백엔드를 이해하면 기능 누락이 줄고,
개발과 디자인 사이에 오해도 적어지고,
결국엔 더 나은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꼭 코드를 짜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그리는 화면이 서버에서는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면 정말 큰 차이를 만듭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또 만나요!
최고의 디자이너. 멋진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