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level 1
의 막바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다.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의 시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자신을 돌아보고 시야를 넓힌 시간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옛말이 괜히 지금까지 내려오는 게 아니었다.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이 정도면 나름 괜찮게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며칠 간의 교육을 받은 뒤, 그 생각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세상은 넓고 난 우물 안이었다. 자만이었고, 오만이었다. 이제라도 깨달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우물에 남아있을 생각은 없다. 배우려고 왔고, 배워서 성장해야지. 이렇게 좋은 바깥세상이 있는데 끝까지 우물에 남아있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우물 안에서 1쿼터를 보냈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 2쿼터를 시작한다. 🏀
우아한테크코스는 성장하기 최적화된 곳이라고 생각한다.
1. 열정적인 크루들과 코치님들
2.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미션, 페어 프로그래밍, 코드 리뷰)
성장하기 좋은 곳이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다. 처음 며칠간 든 생각은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
였다. 비교해봤자 도움이 되는 게 없으므로 다른 크루들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스스로 잘 다독였다. 하지만 주변을 신경 안 쓰려야 안 쓸 수가 없었다. 여러 크루들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을 보면서 나만 못 알아듣나?
라는 생각이 시작되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어느 순간 커져 있었다. 이때 2가지 말이 힘이 많이 되었다.
1. 자기의 속력대로 가면 된다.
2. 열심히 하면 수료할 때쯤은 다 비슷한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 2가지 말을 믿고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했다.
우아한테크코스 과정을 진행하면서 왜?
, 그게 왜 좋은데?
라는 사고를 하게 되었다. 대학생 때 처음 프로그래밍을 시작했고, 3~4년 정도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다. 여태까지는 원래 그런 거야
, 그렇게 쓰라던데?
식의 주입식 공부를 해왔다. 왜 그게 좋은 거야?
와 같은 당연한 의문조차 떠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무의식적으로 납득을 하지 못해서인지 지식이 머리에 남아있으려 하지 않고 날아가 버렸다. 쓰기는 쓰는 데 왜 쓰는지 설명할 수 없었고, 헛공부를 해왔다고 생각했다.
우아한테크코스에서는 왜?
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수업이나, 미션 등을 통해 새로운 개념이나 키워드를 던져준다. 지식을 주입해주기보다는 생각해보게 한다. 추천해주시는 책을 읽어볼 수도 있고, 크루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된다. 완벽한 답을 내놓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잘못 설계된 객체처럼 수동적으로 공부를 해왔다. 여기서는 스스로 잘 설계된 능동적인 객체로 리팩토링 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왜?
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어설프지만 나름대로 코딩 기준이 생긴다. 오랫동안 공부해오신 분들은 다 자기 나름대로 기준이 있는 것 같다. 공부하다가 납득이 되고 좋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자신만의 규칙이 생긴다. 현재는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좋은지 잘 판단이 되지 않는 상태이다. 그래서 일단 여러 전문가가 추천하는 기준에 맞춰서 연습해본다. 우아한테크코스 미션 요구사항도 일단 한번 적용해봐
의 취지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용해보면서 스스로 납득이 되면 자신의 기준에 추가하는 것이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가하지 않으면 된다. 잘 모르겠다면 크루들과 코치님들과 이야기해보면 된다. 이런 기준들이 하나하나 생기다 보면 먼 훗날 책을 써볼 수도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제목은 미정이다.
과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학교에서 4년간 배운 것보다 현재 우아한테크코스에서 한 달 동안 훨씬 많다. 대학교 이전에는 프로그래밍을 몰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20살 이후의 시간은 허투루 보낸 것 같아서 아쉽고 허무하긴 하다. 하지만 이제라도 이렇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지 않을까. 우아한테크코스를 수료하고 난 후가 궁금하다. 그때는 지금보다도 훨씬 많이 성장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