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로스 그래프

권대규·2022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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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산에 앞서 간단한 올해의 코멘트를 남겨보면 상반기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하반기는 살짝 마음이 꺾여버린 것 같았다. 아마 그 기점은 AI RUSH였던 것 같은데 그 때 올해의 사용할 힘들을 다 써버린 것일까? 아무튼 현재는 굉장히 인생의 노잼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이 시기를 탈출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올해 중간 중간 스스로는 행복했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무의미함을 많이 느꼈었는데 오히려 저점 시기인 지금 만나는 사람들은 다들 즐겁게 잘 놀아줘서 모두에게 고맙다. 아무튼 지금 저점인 나... 매수하기에 딱 좋을지도? 프로필에 밥 먹을 사람 뭐 달아놓은 것도 있으니 편하게 편하게 연락주세요.

제목은 올해의 문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패러디인데 내 동기가 만든 멘트인데 아주아주 마음에 든다.

아무튼 이제 시작!

연말 정산

1. NAVER CLOVA AI RUSH

올해를 버틸 수 있게 해준 힘. 매년 네이버에서 주최하는 천하제일전국AI대회인데 Vision Track에서 1등을 했다. 한 달 정도 수면시간을 꽤 줄이면서 노력을 했는데 그래도 좋은 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와 관련된 포스팅은 이미 해놨기에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고...

https://velog.io/@mer9ury/NAVER-CLOVA-AI-RUSH-2022-후기

이번 한 해를 돌이켜보니, 이 대회가 나에게 준 의미는 꽤 큰 것 같다. 아직은 스스로의 단단함이 부족하다보니 한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못한다면 쉽게 의지를 잃어버리고 만다. 그게 반복되면 해당 일을 할 생각조차도 안 들고... 그런 점에서 올 한 해, AI RUSH는 나의 전공, 구체적으로는 AI 쪽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담당한 것 같다. 올해 가장 인상 깊은 일이었고 아마도 내 인생 리즈 중 골든벨과 투탑을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2. YAYAN

9월, 크리스마스 총 두 번의 공연을 진행했다. 두 공연 모두 팀장직을 맡았었고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아쉬운 점도 많고 즐거운 점도 정말 많았었다. 아카펠라를 진행하면서 노래도 노래지만 뭔가 인간관계에 대한 많은 점을 배웠던 것 같다. 모든 부분을 목소리로 채워야하는 아카펠라 특성 상 '노래도 노래지만 파트 분배를 위한 서로 간의 관계 조율이 더 메인이다' 라는 말을 아카펠라를 오래 해온 형님이 말씀해주셨는데 이제 대충 무슨 맥락인지 알 것 같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게 저 사람한테 좋은 건 아니다' 라는 생각을 늘 마음 속에 품고 있지만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더라. 파트를 분배하고 내 솔로, 너 솔로를 분배하는 과정에 있어 팀원들이 잘 도와줘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팀장으로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한 것 같다. 그리고 모든 팀원들에게 고맙지만 그래도 경수랑 영재한테 가장 많이 고마운 것 같다. ㅎ...

그리고 중간에 나의 큰 꿈도 이뤘다. 대동제같은 큰 무대에 한 번 서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팀원들이 모여서 대동제 때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여기도 경수, 영재가 있구나. 우리 팀 수고 많았어요! 이젠 제발 밥 먹자

아무튼 팀장을 하며 과거에 부족하다고 느꼈던 실행력, 결단력 이런 부분들을 스스로도 셀프 피드백하며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걸 이어서 사람들 몇 명 모아서 야얀 소여행을 추진해야지... 우리도 비긴어게인할까?

3. 연구실 인턴

내년이면 연구실이 3년차다... 서당개도 풍월을 읊는다는데 과연 나는 무엇을 읊을 수 있을까? AI RUSH와는 반대로 내가 나의 연구실 생활은 크게 만족하지 못했다. 출근도 자주 하고 이것저것 많이 시도는 해본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과가 그닥 있지는 않아서 많이 아쉬웠다. 1학기에는 주제도 제대로 못찾고 헤매고 2학기에는 주제는 잡았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이제 포기하려는 단계다. 사실 2학기에는 머리 속으로 한 번 시도는 해볼까?하고 좀 복잡할 것 같아서 시도도 안해본 방법론으로 성공한 논문이 나와서 좀 아쉽다. 물론 내가 그 방향성을 잡고 비슷하게 문제를 잘 해결했으리란 보장은 또 없지만 아직까지 주제 자체는 좋은 타이밍에 잘 잡았었다고 생각했기에 더더욱 아쉬운 것 같다.(이제는 늦은 것 같다)

그래도 따지고보면 현보 형 논문 프로세스에 가볍게 참가해 실험결과, 피규어 정도를 정리하며 논문 쓰는 과정 찍먹도 해봤고 1학기 - 2학기 지나며 조금씩 성장을 한 것 같아서 다음 1학기에는 큰 일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또 새로운 과제도 하나 배정받았다. Image Quality Assessment라는 이미지의 품질을 평가하는 지표를 만드는 과제다.(사진을 얼마나 잘 찍었는지로 생각해도 좋을 듯) 내용 자체가 몹시 흥미롭고 소문에 의하면 교수님이 굉장히 관심있으신 과제라고 해서 이 주제로 열심히 연구를 진행해서 교수님께 좋은 인상을 드리고 싶다. 이건 기회야.

4. 졸업

학부 수업이 끝났다! 1학기는 진짜 수업은 많이 들은 것 같은데 열심히 안해서 그냥 무난무난하고 2학기에는 소종 하나 내 연구 주제로 계속 진행했어서 올해는 학교 다닌 느낌은 잘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 더 이상 내 인생의 학부 수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 졸업 관련해서 새로운 포스팅을 하나 할 예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 해낸 일이니 하나 적어도 좋지 않을까 해서 적어봤다. 그리고 내 학부 마감 학점은 결국 4의 벽을 뚫고 4.01/4.3으로 마무리했다! ><

5. 이노야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이노야드라는 회사에서 기술 인턴을 진행했었다. 회사에서 진행한 일은 AI기술을 활용해서 2D Image를 3D Model로 Reconstruction하는 일이었는데, Industry와 Academy의 괴리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당시가 아마 연구실 인턴 1년차 쯤 되어있었을테니 우매함의 봉우리 꼭대기에 서있었을 때였다. 그래서 3D Reconstruction? 그냥 SOTA 몇 개 써보면 되겠지였는데, 현실은 내 생각과 너무나도 달랐다. Real Camera의 Camera parameter는 정확하지 않고 보정 시스템을 돌리기에는 리소스와 어플 간의 연동성이 최악이었다. 그리고 아이폰 센서는 생각보다 성능이 구렸고 해상도는 쓸데없이 높고...

그래서 오히려 고전 Vision 쪽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Camera geometry와 Image Correspondence resgitration 같은 부분에 대해서 잡지식이 늘게 되었다. 그 외에도 머리 깊숙하게 넣어놨던 서버랑 DB, 클라우드 관련 기술들도 조금씩 사용해 볼 수 있었다.

내 스스로도 아쉽지만 회사에 크게 뚜렷한 기여를 하지 못한 게 아쉽다. 물론 중간중간 어플 대격변만 한 3번은 한 것 같아서 구조 상 큰 기여를 하기 힘들긴 했지만 8개월을 돌이켜봤을 때 회사에 내가 큰 도움을 못 준 것 같은 게 조금은 아쉽다. 그래도 내 스스로는 아카데미가 아닌 부분에서 나의 전공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고 후배들이랑도 더 친해진 것도 훌륭한 side effect라고 생각한다. 민서가 귀국을 하면 아마 또 파티를 하겠지?

6. 운동

근육량은 아직도 그대로다. 물론 중간중간 운동을 정말 많이 빼먹긴 했다. 하지만 올해 후반기부터는 시간이 좀 많아져서 운동을 열심히 하려고 했다. 그래서 사실은 근육량이 떨어졌다가 막판에 복구한 느낌...? 부위별로 쪼개보면 체감상 가슴 부분은 줄었고 등은 풀업 갯수 늘어난 거 봤을 때는 좀 성장했으려나 하체는 아예 안하다가 한 3개월 전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대비 한 2키로 정도 살이 쪘다. 일부러 의식해서 밤마다 빵 + 땅콩버터 + 두유 조합으로 증량을 신경쓰고 있었는데 이건 좀 도움이 된 것 같다. 겨울에는 더 열심히 해서 봄까지 멋쟁이 핏을 만들어놔야지.

특이사항으로는 몇 가지 다른 운동을 시작했다. 아직 ongoing이라고는 말하기는 부끄러울 정도로 딱 1회차만 진행하긴 했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ong...까지는 했다 일단 풋살! 난 뛰는 걸 싫어 한다. 근데 여름에 풋살을 한 게임 뛰어봤는데(원바만 한다고 들었는데 끌려나감) 거기서 골을 넣어버렸다. 근데 재밌더라... 확실히 골을 넣으니 재밌고 애들이 뉴비 영입을 위해서 둥가둥가도 해줘서 황제풋살을 한 판 해봤는데 재밌어서 이건 취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과 내 풋살 톡방에도 들어가서 11월에도 한 게임 뛰고 왔다. 2월에도 또 해야지. 그리고 애들이랑 등산도 갔다왔다. 나이가 드나보다. 등산하고 백숙 먹는데 정말 즐겁더라. 진짜 낮은 산 타서 사실 산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애들이랑 떠들면서 좋은 공기 마시고 동동주에 백숙 걸치니 그곳이 무릉도원이었다. 아마 내년 봄되면 또 막 다니지 않을까 싶다. 마니산에 진달래가 피면 애들을 꼬셔서 꼭 강화도 한 번 데려와야겠다. 마지막으로는 스키! 며칠 전에 스키를 학회 사람들과 처음으로 타고 왔다. 원래는 스키 강사 출신인 형 끼고 갔다오는 거였는데 행복한 사고로 그 형은 미국을 가야해서 빠져버리고 남은 사람들끼리 갔다왔다. 그래도 잘 타는 친구가 둘이나 있어서 그 친구들의 엄호를 받으며 내려왔다. 초급만 3번 탔는데 감 잡을 때쯤 끝나버린 건 정말 아쉬웠다. 그래도 선생님들의 훌륭한 지도 아래에서 안 넘어지고 내려올 수는 있었다. 선생님들께는 다시 한 번 감사하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하체를 쓰는 운동들은 시작했다. 하체부실 탈출해야지

연말 질문

1. 나는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인가, 남에게 더 좋은 사람인가

나는 살면서 남에게 더 좋은 사람인 적이 없었다.가 작년 답변이었는데 올해도 비슷하지만 그래도 올해는 타인을 먼저 생각한 적 많았다.

2. 한 해 동안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3가지

  1. AI RUSH 나간 거
  2. 부모님한테 잘한 거
  3. 대동제 나간거

3.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는 3가지

  1. 인격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들었다.
  2. 노래가 좀 늘은 것 같아요
  3. 여러모로 실행력이나 결단력같은 게 성장한 것 같다.

4. 제일 잘하고 싶은 한 가지

이제는 연구를 잘 해야 한다

5. 한 해 동안 나에게 큰 변화를 준 사람/인연들

ㅋ...
생각보다 많이 친해진 건 홍선이?

6. 나의 한 해를 5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면?

AI, 아카펠라, GAN Inversion, 갓생, 맛집

7. My Best of year

음악: Letter - 유다빈밴드
영화: 웬즈데이
책: 니체가 눈물을 흘릴때
음식점: 작은마을 밥집
카페: 안다르
지름: 부모님께 바로 100만원 캬
사진: 대동제 공연 사진

8. 나는 내 역할에 충실했나

해해연 집주인: 작년보다는 집안일을 열심히 했다.
YAYAN 테너: 나름 선방했다.
연구실 인턴: 열심히 한 것 같지만 이제는 실적을 내고 싶다.
이노야드 인턴: 열심히는 했는데 유의미한 성과를 못내서 참 아쉽네
아들: 이모들이 대규가 스윗하게 엄마한테 잘하네 라고 해주었다.
컴과 학생: 정말 날로 먹긴 했지만 성적은 좋았다. 이병주 교수님이 대학원 가면 잘할 거라고 칭찬해주셨다.

9. 한 해 동안 제일 아쉬웠던 3가지

  1. 대동제 때 물 마시고 할 걸
  2. 연말이 너무 심심하다
  3. 2학기 때 연구 열심히 할 걸

방학 계획

1. 연구실

목표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현재 하고 있는 multimodal IQA로 좋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실 이 분야를 처음에는 과제를 대하는 마음으로 바라봤는데 생각보다 주제도 매력적이고 교수님도 좋아하시고 multimodal 섞으니 재밌어보여서 좀 더 진심모드로 대하려 한다. 그래서 이번 방학 때 차후 논문을 위한 빌드업을 잘 쌓고 싶다.

두 번째는 논문 프로세스에 본격적 참여를 하고 싶다. 비록 게임을 자주 하지만 나의 멋찐 사수님의 논문 작업에 들어가서 Diffusion에 대한 공부와 경험도 쌓고 우선 논문 작성이란 어떻게 하는가! 에 대해서 실제로 접하면서 배우고 싶다.

2. YAYAN 3공

아니 작년 3공 곡이랑 올해 3공 곡이랑 똑같아져버렸다. 코로나 때문에 작년 3공이 터져버리고 교환 간 친구가 돌아와서 다시 그 곡을 하자고 해서 좋다고 해버렸다. 그리고 사실 진짜 1곡만 하려 했는데 테너 자리만 비워둔 야무진 곡도 섭외가 와서 둘 다 한다고 해버렸다. 악보를 보니 둘다 약간 내가 캐리해야하는 곡이라 설렌다. 진짜 다 찢어버리겠어. 3공 많은 기대 해주세요

왜 작년과 방학계획이 똑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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