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항해99를 선택했는가 - 항해99 후기와 당부의 말씀

Ming-Gry·2023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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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99 W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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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해99로부터 일체의 금품을 지급받지 않은 포스팅입니다.

1. 나는 왜 항해99를 선택했는가

1-1) 나는 뭐 하던 사람인가

약간 자랑이지만 나는 반도체 장비 업체의 조달(구매 / 물류 / 수출입) 부서에서 3년 3개월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SK Hynix를 비롯해 반도체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회사들과는 모두 거래를 할 만큼 아주 견실한 B2B 회사에서 일했다.

그 분야에선 세계 Market Share 1위 였기 때문에 연봉도 타 업계에 비해 굉장히 많이 받는 편이었고 회사에서도 꽤 인정받아 조기승진 대상자였다.

폐쇄적인 분위기와 문화, 승진을 하려면 실력보단 정치력이 더 중요하다는 점, 내가 더 이상 회사에서 배울 게 없다는 점 때문에 퇴사하긴 했다... 물론 회사에서 그렇게 했던 이유가 다 있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는 맞지 않았다!

※ 아래 사진에서 방진복 입은 사람들이 다루고 있는 장비들이 모두 반도체 장비이다.

사진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infitech07&logNo=220991532592

1-2)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그리 긴 회사 생활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정말 뼈저리게 배운게 있다면, 흔히들 얘기하듯이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라는 사실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회사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제발 마음에 새겨라. 나 좀 꼰대일지도...

회사란 매 순간, 매 업무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그 가치로 인정받는 곳이다.

위의 인용구는 내가 써본 말이다. 아무리 IT 회사들이 분위기가 좋고 연봉 상승률도 좋은 곳이라고 하지만 결국 '회사' 이다.

그 곳이 어느 곳이던 내가 돈을 받고 일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아마추어이면 안된다. 내가 지금 당장 최저 시급 받고 일하는 알바일지라도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모든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나 꼰대 맞는 것 같아...

1-3) 그래서 왜?

회사는 정말 바쁘다. 진짜 정말 미친듯이 바쁘다... 신입 사원이 들어와도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신경도 제대로 써주지 못할만큼 바쁘다.

나의 좁은 식견과 경험 때문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놀랍게도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하나부터 백까지 모두 알려주는 곳은 얼른 퇴사해라. 일이 없기 때문에 언제 월급이 밀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신의 사수가 어떤 사람일지 모르겠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당신은 하나를 알려주면 하나만 아는 사람이 되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열이면 너무 좋겠지만 최소한 둘 이상은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동적으로 사수들이나 선배들이 주입시켜주는 지식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은 바쁘기 때문에 자신들은 하나를 알려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0.0001 만큼을 알려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이 하나를 알려줬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당신은 어쨌든 최소한 둘 이상은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교육이 아닌 당신이 맡은 업무에도 똑같다. 하나를 시키면 알잘딱하게 근데 이거 알면 꼰대 아닌거 아니냐( ͡° ͜ʖ ͡°) 최소한 둘 이상은 해야된다.

그래서 회사는 어떤 직무이던지 문제해결능력이 좋고 자기주도적인 인재를 좋아한다. 그래서 꼰대들이 그렇게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래서 항해99를 선택했다.

1-4) 그래서 항해99를 선택했다

항해99의 인재상은 다음과 같다.

  1. 주도적으로 사고하는 사람
  2. 주특기가 확실한 T자형 인재
  3. 커뮤니케이션 강한 팀플레이어

많은 회사들이 원하는 인재상과 완벽히 일치한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차/부장급들의 짬처리로 이력서 및 자소서를 검토하거나 내 후임을 고를 때 이런 점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뭔가에 미치면 끝장을 보는 사람들이 나만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이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광고에서도 말하듯 항해99 는 결코 만만하게 볼 만한 과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같은 목표를 가진 열정있는 동료들을 보며 서로가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선택하게 되었다.

2) 그럼 나도 해도 돼?

정말 마음 굳게 먹고 들어오길 바란다.

당신이 이겨내야 할 크고 작은 파도는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그럼에도 그 파도가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준다고 믿는다면, 주저 없이 파도에 몸을 던져보기 바란다.
그리고 부디 그 파도들을 모두 이겨내길 바란다.

아래는 당신이 마주하게 될 가장 큰 파도들이다.

첫 번째 파도 - 시간

항해99는 주 100시간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원래 계약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장 작게 쓰는 법이다. 진짜다.

사진의 시간표대로 공부하면 정말 광고처럼 비전공자가 3개월 안에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을까? 사람의 집중력엔 한계가 있다. 정말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그 한계를 이기기 위해 당신의 엉덩이는 더 무거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실제로 과정을 하다보면 저 시간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모두에게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긴 하지만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그러나 컨디션 관리도 나의 몫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간분배와 이를 지킬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두 번째 파도 - 멘탈

세상은 넓다. 그 중엔 천재도 많고 나보다 더 오래 공부한 전공자들도 많다. 심지어 여기에 대체 왜 들어왔나 싶은 그런 사람들이 항해99에도 수두룩하다.

나는 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남들은 앞으로 쭉쭉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 멘탈이 흔들릴 수 있다. 그리고 항해99에서 던져주는 문제와 과제들은 항상 내가 배운 수준 그 이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점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멘탈과 내가 모르는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멘탈과 자세로 임했던 동료들은 초반에는 많이 뒤쳐졌지만 후반에는 그들과 동등한 실력을 가질 정도로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다.

세 번째 파도 - 강의 자료

아까 1-3 과 1-4 에서 설명했듯이 항해99는 자기주도형 인재를 길러내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강의 자료가 다소 부실하다. 사실 좀 많이...... 강의 자료대로 했는데 곳곳에서 터지는 에러들을 바라보면 스트레스에 뇌가 정지되고 내가 이 돈내고 이딴 강의를 들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강의 자료보다 구글링해서 얻은 자료들이 훨씬 더 가치있는 경우들이 꽤나 있다.

물론 강의 자료가 부실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개발 언어가 계속 발전하고 있고 한 번 만들어놓은 강의 내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라고 한다. 그러면 구글링에 자료를 남겨놓은 사람들은 매 번 글을 고치나? 그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공부한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그럼 다른 부트캠프나 교육기관들은?

그래서 난 강의 자료는 초반 개념 잡는 정도로만 활용하고 구글링을 통해 얻은 자료들로 깊게 파고드는 학습법을 활용했다. 근데 회사에 있을 때를 생각해봐도 그렇고 실무에서도 구글링으로 많은 자료들을 참고하곤 한다. 물론 양질의 정보를 얻는 노하우나 방법은 스스로 터득해야한다. 미리 공부한다고 생각하자고 말하는 나는 꼰대가 맞나 봅니다

다행히 강의 자료가 부실하다는 것을 항해99도 굉장히 잘 알고 있다. 매 기수, 매 주 모든 참가자들에게 따끔한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진짜 욕 빼고 다 쓴다...

그래서인지 현업에 직접 종사하고 있는 멘토들과 질문 / 답변 및 피드백을 많이 활용한다. 실제로 항해99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쓰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그런 분들도 실제 현업에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시간에 멘토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는 있다.

어쨌든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자기주도형 성장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정말 버티기 어렵다.

네 번째 파도 - 인간 관계

아무래도 한 기수에 몇 백 명씩 몰리는 인기 있는 부트캠프이다 보니 사람들끼리 썸부터 쌈까지(?)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난다.

특히나 팀 플레이와 프로젝트가 정규 과정 상 최소 세 번이나 되기 때문에 사람들과 부딪힐 일이 많다. 그 외에 주특기 주차나 알고리즘 주차는 그나마 부딪힐 일이 거의 없긴 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 문제는 항상 벌어지긴 한다.

그래서 항상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실 좋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갈등보다는 협력을, 갈등이 있더라도 이를 잘 중재할 수 있는, 의견 충돌대신 설득을 택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부디 이런 사람이 되길 바라며, 내가 되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들과 친해지려 노력해라. 당신의 평판은 어디선가 다 기록되고 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다시 항해99를 선택할 것이냐고 물어보면 나의 대답은 Yes 이다. 나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과정이었고, 내 열정과 함께할 동료들을 만났고, 내 열정을 모두 불사를 수 있는 뜨거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항해99를 이끌어가는 매니저들이나 멘토들의 열정 또한 결코 만만치 않다. 매 기수 커리큘럼을 바꾸고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피드백을 받으면 받을 수록 탄탄해지는 것이 눈으로 보인다.

사실 항해99를 하는 도중에는 내가 왜 이 돈내고 이렇게 해야돼? 내가 항해99로부터 받는 게 대체 뭐야? 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했다. 그래서 항상 독설에 가까운 피드백을 남겼다. 물론 나와 함께 하는 모든 동료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 친구에게 항해99 과정을 추천할 것이냐고 묻는 항목에 항상 5점을 넘지 않는 점수를 매겼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피드백에도 남겼지만 아쉽게도 내 친구들은 개발에 관심도 없을뿐더러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2 에서 썼던 내용들을 반드시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아래처럼 말해줄 것 같다.

당신이 이겨내야 할 크고 작은 파도는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그럼에도 그 파도가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준다고 믿는다면, 주저 없이 파도에 몸을 던져보기 바란다.
그리고 부디 그 파도들을 모두 이겨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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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진심이지만 뭔가 안풀리는 개발 (주의! - 코린이가 배우고 이해한 내용을 끄적이는 공간이므로 실제 개념과 일부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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