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99 6주차 WIL - 협업을 배우다

Ming-Gry·2022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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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99 W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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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야 블로그를 작성하느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다. 그래도 최대한 그때의 마음을 담아 작성해보도록 하겠다.

비전공자로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드디어 미니 프로젝트 주차까지 왔다. 일단 버티자라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실력순으로 줄을 세워보자면 하위권에 있는 것 같진 않았다. 프로젝트에 들어서며 가장 먼저 한 생각은 동료들에게 많이 배우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누고 다 함께 성장하자는 마인드였다.

그러나 협업은 맘처럼 쉬운 게 아니었고, 특히나 우리 조에서는 크고 작은 불협화음이 많아 특히나 협업이 쉽지 않았다. 혹여나 함께 했던 분들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마음이 많이 아프실 수 있으므로 특정인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으려 한다. 글로 뒷담화 하는 것 같아서 찌질하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미니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협업을 몇 가지 키워드로 얘기해 보려 한다.

협업

누구나 협업이 잘 이루어지길 바랄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협업을 잘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전 직장에서 많이 느꼈지만 나 아닌 누군가와 함께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했을 땐 아래의 키워드 들만 기억하고 노력해도 원활하진 않아도 삐걱대진 않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해

상대방은 내가 아니라는 이해가 필요하다. 굉장히 추상적이고 두루뭉술한 얘기지만 만고의 진리라고 생각하는 말 중에 하나이다. 상대방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알고 있는 것,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모두 다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과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상대방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소통은 오히려 소통을 저해한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 모자랄 판에 앉아서 싸움이나 하게 되는 것이다.

언제든 나와 다른 생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

소통

내가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알고 있는 것,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잘 말해주어야 한다. 잘 이라는 것이 또 굉장히 어려울 수 있는데, 내가 생각한 잘 소통하는 방법이란 부드러운 톤 앤 매너로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든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얘기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에게 되묻는 방법인 것 같다. 전 직장에서 굉장히 유용하게 써먹었고, 이걸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아 제가 이해한 것은 여기에서 OOO 을 하는 거고, 제가 이렇게 했을 때 OOO 되면 그쪽에서는 OOO 해주신다는 말씀이신 거죠? 라고 내가 이해한 바를 되묻기만 해도 나도 말하면서 축약한 핵심 짚으며 상대방의 의도를 되짚을 수 있고, 상대방도 아 이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구나 혹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알려주어야겠구나 라고 인식하게 된다.

이것이 이해와 또 연결되는데, 나는 A 라고 얘기했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B 라고 인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순전히 나의 설명이나 전달력의 부족일 수도 있는 것이고 이걸 넘어서 상대방의 인식 체계가 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전 직장 얘기를 자꾸 들먹이고 싶진 않지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후배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줄 때 이해가 될 때까지 100번 1000번을 알려주어야 된다는 말이었다. 내가 커리큘럼에 나와있는 데로 알려주는 강사가 아니기 때문에 매번 똑같은 걸 알려주더라도 놓치는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뜻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상대방과 나의 인식과 이해의 수준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도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공유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난 보고라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보고 보다는 공유라는 말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 보고는 상하체계가 나눠져 있어 검사 받고 평가 받는 기분이 들지만 공유는 잘생겼어 내가 가진 무언가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공유하고, 잘 됐으면 잘된 점을 안 됐으면 안된 점을 공유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고 배움의 정도도 다르고 코딩 실력도 다 다르기 때문에 이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실 공유라고 썼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 코드 리뷰 혹은 진행 상황 공유 정도라고 받아 들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렇게 하면서 내가 상대방에게 설명할 때 나도 공부를 하게 되고, 상대방도 몰랐던 것에 대해 알게 되며 혹여나 상대방이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것으로 고칠 수도 있게 된다.

전 직장에서는 상하 체계가 굉장히 확실했기 때문에 공유 보다는 보고의 성격이 강했다. 또한 아무리 내가 빠르게 일을 진행해도 협력 업체에서 이를 빠르게 진행해주지 않는다면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려 무능력한 사람으로 찍히기 일쑤였다. 그래서 완료된 업무만 보고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퇴사 후에 이 부분에 대해 많이 후회했었다.

어차피 퇴사할 회사인데, 무능력한 사람으로 찍히고 속 시원히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매일을 혼자 끙끙 앓고 협력 업체의 일도 내 일처럼 하다가 주 7-80 시간은 기본으로 일했으니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신이 아찔해진다.

어쨌든 내가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도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배짱과 내가 알고 있는 부분은 시원하게 알려줄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한 것 같다. 저 사람이 모르는 것을 내가 알고 있을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것을 저 사람이 알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며 동료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의 호의를 권리로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게 되는 순간 동료가 아니라 나보다 실력도 모자란데 보고 받길 원하는 뭔가 이상한 관계가 될 수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며

쓰다보니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아진 것 같다. 요약하자면 협업의 기본은 이해이며,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공유해야 삐걱대지 않는 소통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쉽지 않겠지만 나와 모두의 성장을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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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진심이지만 뭔가 안풀리는 개발 (주의! - 코린이가 배우고 이해한 내용을 끄적이는 공간이므로 실제 개념과 일부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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