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MinHwi·2022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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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개발서적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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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읽은 기간 : 2022년 12월 8일 ~ 2022년 12월 11일
  • 한줄평 :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능력이 부럽다

인상적인 책이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혁신적이지는 않지만, 자신의 복잡한 생각을 풀어내는 과정을 지켜보는게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빌드업이 좋았다. 물고기를 분류하는데 일생을 바쳤던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조사와 비판과 야사 같은 내용이 책의 2/3를 차지한다. 읽는 내내 '그래서 뭐 어쩌라고.. 고인 능욕이랑 선동을 동시에 하고 있네'라는 생각을 했다. 후반에는 이 인생을 부정하며 본인의 메시지를 부드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독자를 설득했으므로 성공적인 시도라고 생각한다. 비록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주제 의식에 대한 나의 생각도 풀어봐야지. 나는 '분류'라는 작업을 매우 좋아한다. 복잡하고 앞뒤가 안 맞는 세상을 재단하여 인식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나름의 방법이다. 그래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코드의 복잡성을 관리하는 객체 지향 패러다임에 끌렸고, 복잡한 세상과 객체를 추상화하려고 노력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나의 이러한 시도가 지극히 이기적이며 오만한 방법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 편하자고 기준을 세우고 자체적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물론 이 책에서 비판하는 것은 자주적으로 존재하는 자연물의 분류이고, 내가 하는 것은 사람이 만들어낸 객체이지만... 하여튼 편견을 경계해야지. 미움 사봐야 좋을 것 하나 없다.업로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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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가딩가 백엔드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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