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토스 채용 웨비나에서 동욱님께서 "같이 일하고 싶은 개발자, 일 잘하는 개발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개발자는 추상적이고 정형화되어있지 않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문제를 뾰족하게 정의하고 해결방식을 제안하면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스스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었던 시스템이 떠올랐다. '문제를 뾰족하게 정의하는 능력'이야말로 내가 완벽주의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필요로 했던 요소였기 때문이다.
기존의 나는 개발을 공부할 때 꼬리를 물고 파생되는 개념들을 모조리 깊게 파헤치려다 금세 지치곤 했다. 하지만 동욱님의 말씀처럼 풀어야 하는 문제 자체가 뾰족하지 않으면, 어디까지 파고들어야 할지 기준도 서지 않는 법이었다.
그래서 나는 뭉뚱그려진 추상적인 목표 대신 '현재 내가 정확히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가?'를 뚜렷하게 정의하기 시작했다. 공부나 작업을 시작하기 전, 해결할 문제와 작업 리스트를 가시화해 우선순위를 잡았다. 풀어야 할 문제가 명확해지니 디깅도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 당장 필요 없는 지식들은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나는 원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이해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향이다.
코드를 볼 때도 전체 흐름이 머릿속에 완벽히 그려져야 비로소 이해했다고 느꼈고, 조금이라도 연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불안하고 괴로워했다. 이러한 완벽주의는 작업할 때도 그대로 나타났다. 본래 목적과 상관없는 더러운 코드가 눈에 띄면 당장 리팩토링부터 시작하느라, 정작 우선순위가 높은 본작업을 제때 마치지 못하고 일정이 밀리곤 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자체에 집착하다 보니 에너지가 분산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개발 공부를 이어가며 굳이 이런 틀에 스스로를 가둘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체적인 흐름을 한 번 확실히 잡았다면 매번 세부 로직에 집착할 필요가 없듯,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강박을 내려놓고, 문제를 뾰족하게 바라보며 유연하게 해결책을 찾는 과정. 이렇게 더 좋은 개발자가 되는 방향은, 나 스스로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향과 일치했다.
요즘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원리에 대한 궁금증을 빠르게 해결해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항상 어떤 개념이나 동작 원리에 대해 의문이 들 때 그것을 시각화해봐야 기억에 잘 남아서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이러한 검증 환경을 구축하는 데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들었지만, 지금은 AI의 도움을 받아 시뮬레이션 코드나 시각화 도구를 수월하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직접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소스를 만들어 실제로 동작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고, 결과적으로 개발 자체가 훨씬 재미있게 다가왔다.
앞으로 실무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도, 무작정 적용하기보다 AI를 활용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가설을 검증해보는 방식을 사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10주간의 루퍼스 교육과정이 마무리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고수했던 방식이 나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청했던 교육과정이었는데 돌아보면 참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커리큘럼 자체가 실무와 직결되어 있었다. 컴포넌트 설계, 성능 최적화, 테스트 설계 등등 현업에서 가장 고민하는 주제를 다루고, 과제 역시 이에 대해 a 부터 z까지 깊게 고민해볼 수 있도록 밀도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주마다 진행되는 멘토링 환경도 큰 도움이 되었다. 평소에 고민이던 부분이나 과제를 진행하면서 궁금한 점을 편하게 질문할 수 있었고, 다른 팀의 멘토링을 청강하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각과 인사이트를 배울 수 있었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라이브 세션 역시 실무 팁을 가득 얻어갈 수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다. 의지만 있다면 멘티들끼리 임의로 팀을 꾸려서 코드리뷰를 하거나 스터디를 진행할 수 있는 분위기도 좋았다.
이렇게 실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본 것도 좋았지만,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바로 '네트워킹' 이었다.
지식을 습득하는 학습 자체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 하지만 개발이라는 분야는 워낙 광범위하고 변화가 빠르기에, 오프라인으로 사람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여러 정보들과 인사이트를 얻고 방향성을 정립해나가는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루퍼스는 이런 네트워킹 시스템이 정말 잘 되어있어서, 꾸준하게 인사이트를 얻고 공유할 수 있다.


독학이 잘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처럼 항상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끊임없이 의심하고 성찰하는 사람에게는 고립된 학습 방식이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부끄럽지만 예전의 나는 내가 결점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고,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감당하고 해결해야만 성장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루퍼스를 통해 혼자서 도달할 수 있는 높이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고, 누군가의 가치관은 혼자서만 갇혀 확립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서 발전하고, 다듬어지며, 또 확장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해보고, 나한테 맞는지 생각해보고, 또 내가 틀렸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게 되기도 하면서.
신청 당시에는 커리큘럼 자체가 경력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하고 실무와 직결된 주제로 진행된다는 것에, 취준생이고 경력이 없는 나로서는 많이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랬기에 더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거나, 혼자 개발을 공부하면서 한계를 느끼는 분들, 또는 실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루퍼스 부트캠프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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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넴~ 10주동안 너무 고생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