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2019년 회고록을 적으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고등학교 3년 회고록으로 전향되었네요.
3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일들이 있었던 거 같네요. 솔직히 전부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래도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말이 고등학교 회고록이지 솔직히 그냥 3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적을 거예요 :)
아마 일기장 같은 느낌일거 같네요.
어쨌든 당시 저는 당연히 인문계 진학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공부를 잘한 건 아니지만, 나쁘지는 않은 성적이었어요. 그 와중 부모님의 추천으로 대구 소프트웨어 고등학교
를 알게 되었고, 게임을 좋아하던 저는 이 학교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신기한 건 학교에서 노트북을 주는 거였어요. 그거에 혹해서 지원한 거 같아요. 어째 보면 인생을 말아먹을 수도 있는 선택이었지만(적성에 안 맞다거나, 하기 싫다거나 등등..) 적성에도 잘 맞는 거 같고, 잘 선택한 거 같아요.
1학년 때는 뭘 했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할 정도로, 그냥 한 게 없는 거 같아요. 전공 성적은 최하위권이었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었고, 수업도 못 따라갔죠. 항상 과제는 친구들 거를 참고해서 했고,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1학년 2학기 때는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좀 열심히 한거 같아요. 제가 알고리즘에 굉장히 약한데, (지금도 약합니다) 어떻게든 평균은 넘기고 싶어서 기상 일정이 7 시었는데 6시까지 공부를 한 기억이 있네요. 아, 그래서 평균은 넘었어요. 비록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평소에 30점 겨우 넘다가 평균을 넘어보니깐 뿌듯하기도 했고,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구나 싶긴 했어요.
2학년이 되기 직전 나간 해커톤에서 제가 되게 무능력하다고 느꼈어요. 간단한 퍼블리싱 정도는 할 줄 알아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고,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어서 해커톤에 처음 나가봤어요. 당시 대덕 분들 2명, 한국 디자인고등학교 디자이너 분과 팀을 하게 되었고, 저는 게시판을 만들기로 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1시간도 안 걸릴 일인데 그때는 손도 못 댔어요. 이때 무능력함을 느꼈어요. 아마 학교 다니면서 제일 연타(?) 왔던 순간이 아닐까 싶네요.
저번 해커톤에서 쓴 경험(?)을 맛보고, 좀 더 공부해서 해커톤을 한 번 더 나가게 되었어요. 그때도 보잘것없는 실력이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기능 만들 실력 정도는 갖춰졌고, 상도 받았네요. 굉장히 기뻤습니다. 처음이자 아직까진 마지막 상입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2학년 2학기 때부터 정말 개발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첫번째 이유는 교내 메신저 개발 팀으로 들어가면서입니다. 처음에는 안드로이드 개발 팀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지원했고요. 안드로이드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상태로 그저 재밌어 보여서 지원했는데 솔직히 멘붕이었습니다. 약 2주 정도 공부하고 첫 번째 맡은 작업이 이미지 업로드하는 기능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때까지 해온 개발과는 차원이 달랐죠. 근데 마냥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열심히 해봤는데 솔직히 지금도 그때 어떻게 한지 모르겠어요. 근데 한번 성공하면서 자신감도 붙더니 그 이후부터 더 열심히 개발했어요. 발표회 전에는 매일 밤 12시까지 개발한 기억이 있네요. 아쉬운 점은 이 프로젝트는 빛을 내지 못하고 사라져버렸어요... ㅠㅠㅠ
두번째 이유는 FLUT 동아리 가입입니다. 이때 팀원 5명이서 외주를 하게 됐는데 나름대로 브랜치도 나눠봤고 (그래봤자 master, develop) 처음으로 웹 프레임워크를 썼어요. 이때까지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재밌었던 팀이었어요. 같이 팀한 친구들과는 지금도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Vue 특강 5일 만에 해준 현욱, 같이 재밌게 개발한 태형, 상희, 우민 모두 감사합니다.
샤라웃 한번 해봄
웹 프레임워크를 경험해보면서 자연스럽게 React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야기는 3학년 얘기에서 하도록 할게요.
이모지에서 보이듯이 3학년은 가장 행복했기도 했고, 가장 불행하기도 했고 그런 해였습니다. (솔직히 그 정도로 불행하진 않았는데 그냥 살면서 딱히 불행하진 않았음)
뭐 어쨌든 리액트 얘기하다가 넘어왔으니깐 리액트 얘기부터 해보도록 하죠. 지금까지도 쓰고 있는 리액트는 3학년에 처음 시작했습니다. 리액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특이한데, 웹으로 캐치마인드 게임을 만들던 중, 페이지를 이동하면 소켓이 끊겨버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그때 리액트로 했습니다. 이게 시작입니다.
그리고 개학을 하고, 메신저 개발을 하던 팀원 + 신규로 들어온 2학년 후배들과 함께 기숙사 관리 프로그램 을 만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성장이 많이 된거 같네요. 같이 개발하던 2학년 명호가 팀장이 되어서 팀을 잘 이끌어 간다는 소문을 들으니 굉장히 뿌듯합니다. 좋은 코드 못줘서 미안하기도 하구요.
3학년이 가장 바쁠줄 알았는데, 3학년때가 가장 여유로운 학년이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취업은 빨리 됐어요. 운 좋게 한 회사에 취업했고 처음으로 맡은 일은 React-Native를 이용해 채팅이 탑재된 앱을 만드는 일이었어요. 처음부터 개발한 게 아닌, 유지 보수를 시작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코드가 너무 별로였어요. 코드를 못 짜는 제가 봐도 너무 별로... 그래서 리팩 토핑 하느라 많이 애먹었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잘 하고 있습니다. 근데 회사 다니면서 일하는 거보다 점심 메뉴 고르는 게 더 힘든 거 같아요. 진짜로요.
성인이 되면 뭔가 되게 많이 바뀔 거 같은데 바뀐 게 없더라고요. 정작 바뀐 거라고는 술집을 갈수 있다 정도...? 이제 지하철 요금도 더 많이 내야하고 안 좋은 거만 더 많아졌어요. 아 좋은 거도 있어요. 빠른 년생 친구들 놀리는 거요.
네, 어쨌든 성인이 되었답니다 짝짝짝👏
2020년 1월 10일 드디어 졸업했습니다.
졸업하니깐 기분이 되게 묘하더라고요. 솔직히 졸업하기 싫어요. 이미 했지만요.
TMI이지만 졸업식 때 이상한 바지 입고 갔다가 한 30명한테 놀림당했어요. ㅠㅠㅠㅠ
입학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변한 점은 성격인 거 같아요.
동네 친구들 입시 끝나고 여러 명 만났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성격이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말도 잘 없고 그랬는데 이제는 말도 많고 생각도 어른스러워졌다고 하더라고요. 네 제가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ㅎㅎ
겉모습도 많이 변한 거 같아요. 졸업앨범만 봐도 적응이 잘 안돼요. 입학식 때 사진을 어제 봤는데 더 적응 안 되더군요. 사진은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부끄러워요.
솔직히 아쉬운 점은 딱히 없어요. 그리고 이거도 아쉬운 점이지 후회하는 행동은 아니에요.
그냥 가끔씩 이런 시간에 좀 더 열심히 했으면 훨씬 더 개발을 잘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긴 해요.
내년 목표라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썼습니다. 어쩄든 올해 목표는 이러합니다.
등이 있습니다.
이중 인맥을 제일 쌓고 싶어요. 프로젝트 하고싶은데 디자인이 없어서 항상 못해요.
디자이너든 백엔드 개발자든 프론트엔드 개발자든 상관없어요. 프로젝트 같이 하실 분 언제든지 메일 주세요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행복할테니 다들 행복하세요!
3년간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