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마무리하며

최미래·2024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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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어느덧 2024년의 끝자락이다. 지난 1년 동안 나에게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2024년은 여러모로 내게 의미 있는 해였다.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1년이었다.
글이 너무 길어질 거 같아 정리하자면 올해부터 나는 항상 익숙한 곳에 머물러 있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고1 겨울방학, 그러니까 2024년 1월을 기점으로 나는 변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돌아본 2023년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큰 기대와 목표를 품고 들어간 학교에서 정작 다른 곳에 한눈팔던 시간이 더 많았다.
그때 개발 실력을 더 키웠더라면 지금쯤 뭔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행복했기 때문이다.

부모님께서 늘 하셨던 말씀이 있다.

“너만 행복했다면 가끔 놀아도 괜찮다. 하지만 남들이 일할 때 네가 놀았다면,
그로 인해 다가올 순간들도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맞다. 남들이 앞서나갈 때 내가 놀았으니, 이제는 몇 배로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2024년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다.

2024년 정리하기 - 희망편

1. 꾸준함을 생활화하다

2024년 초에 세운 목표 중 하나는 1일 1커밋이었다. 그리고 올 한 해 단 하루도 빠짐없이 이 목표를 지켜냈다.
물론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연초에 다짐했던 계획 만큼은 꼭 지키고 싶었다.

겉으로만 그럴싸한 사람은 되지 않겠다는 마음도 컸다. 주말 약속이 있어도 일찍 집에 돌아와 개발을 했고,
개발이 정말 하기 싫은 날에는 CS나 OS 같은 기본기를 공부하며 TIL을 작성했다.

이런 식으로 단 하루도 나를 쉬게 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작년의 나와는 많이 달라졌다. 개념 없이 무작정 개발만 하던 시절과 달리,
기본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더 나아가 배움에서 재미를 찾을 줄도 알게 되었다.

2. 외로움과 그리움을 수용하고 그 가운데 행복을 찾다

나는 늘 ‘행복’에 목말라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행복했던 기억은 많지 않다.
돌아보면 내가 행복의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아온 것은 아닐까 라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는 그런 기준을 조금 낮추고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 삶은 행복해졌다.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습관이 생겼고, 감사의 마음이 들어오며 자연스레 더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3. 홀로서다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항상 사람들과 함께하다 보니,
무언가를 혼자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혼자서도 서는 법을 배워야 했다.

처음에는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 가고 싶었던 관광지를 혼자 가거나, 에러가 발생했을 때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보다 스스로 충분히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또 다른 방법은 혼자 대외 활동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낯선 환경에서 혼자 활동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렇게 혼자 이뤄낸 성과를 통해 내 포트폴리오가 채워지는 것을 보면서 큰 뿌듯함을 느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제는 혼자가 더 익숙한 내가 되었고, 나는 더 단단하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었다.

2024년 정리하기 - 절망편

1. 나에게 너무 못됐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나에게는 관대하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나는 그 반대다.
내 좌우명이기도 한, 책에서 읽은 구절이 있다. “남에게는 관대하게, 나에게는 엄격하게.”

이상하게도 나는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것이 너무 어렵다.
원하는 목표를 이뤄도 만족하지 못했고, 혹여 내가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그곳에 안주할까 두려웠다.
그 결과, 나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끝없는 비교와 불안 속에 갇혀 있었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써야 한다”는 말처럼 나를 다독여야 할 때도 있었지만,
그런 균형을 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어쩌면 “더 나아가야 해” , “성공해야만 해” 라는 강박 아래,
내 행복을 바라던 사람들의 진심을 잊고, 나 스스로를 가장 힘들게 만든 것은 나 자신이었다.

2. 과한 욕심

DND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우선순위의 중요성이다. 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내겠다는 욕심으로 무리했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사실, 내가 원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을 구분하려 노력했지만 늘 그 경계는 흐릿했다.
결국 너무 많은 일을 안고 있었기에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후회만 남았다.

그래서 2025년에는 욕심을 줄이고, 더 이상 한꺼번에 모든 것을 이루려 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정확히 구분할 줄 아는 것은 내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한다.

3. 혹사시키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큰 힘든 일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잘 안다.
"여기서 삐끗하면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질 거야." 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느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 보니 실제로 잡생각은 줄었다. 그러나, 이게 과연 잘한 선택일까?
내 감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외면한 탓에, 상처는 곪아 더 오래갔다.
지금의 내가 정말 괜찮아진 것인지, 아니면 단지 무뎌진 것인지조차 모르겠다.

앞으로는 나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하고, 상처를 외면하지 않으려 한다.
아픈 기억이라면 그 아픔을 인정하고,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싶다.

마무리하며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보고 배우려 했지만, 욕심이 과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2024년은 정신없이 프로젝트에 매진해야 했던 시기였다. 새로운 일이 주어지면 해결하느라
개인적인 성장에 눈 돌릴 새도 없었고, 겨우 한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그 덕에 코드 퀄리티는 점점 하락했고, 예상치 못한 오류가 있어도 일정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릴리즈를 강행해야 했다.

그 때문인지 기술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나의 무력감에 불을 지폈다.
11월에서 12월 사이, 무력함이 절정에 달했을 때는 ‘개발 혐오증’ 이라는 것이 이런 걸까 싶었다.
하지만 개발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신을 몰아붙였다.
나는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다. 내가 항상 열심히 살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말이다.

2025년 계획하기

내 마음에 상처주지 않는 습관

또한 나는 내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습관도 필요하다.
타인에게 둘러쌓여 지친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내 하루 중에서 나를 완전히 돌보는 시간이 없다는 걸 이때 깨달았다. 특히나 요즘은 더욱 그렇다.
아침에 눈을뜨는 것도 개운하게 하지 못했고, 그저 하루 종일 멍만 때리고 있다.
내게 주어진 일들만 겨우겨우 처리하는 수준이고, 나를 위해 하겠다던 운동도 한참 쉬었다.
온종일 휴대폰이나 들여다보면서도, 짬짬이 시간을 내어 스스로에게 면박을 주는 건 잊지 않는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이 없다.

이 문장은 나를 정말 슬프게 했다. 오늘 내 기분이 어땠는지 돌이켜볼 시간이 없다.
없다기보다는 만들지 않았다는 말이 조금 더 어울리겠지만 말이다.

하루 중 단 몇 분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 내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하루만이라도 나와 보내는 시간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다.

당신에게

사실 지금의 내 모습은 작년의 내가 기대해던 모습보다는 초라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다. “1년 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내 목표를 위해 청춘을 바쳤다는 사실이 얼마나 멋진가!
누구보다 값진 청춘을 보냈고,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의 삶에 든든한 기둥이 되어줄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너무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당신의 모든 힘듦의 끝엔 항상 봄이 만개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2024년 이였든 1년이라는 시간동안 많이 성장했을 거고, 결국 행복은 온다는 것!

모두가 행복하기를, 그리고 이번 한 해의 힘든 경험을 발판 삼아 더 성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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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백엔드 엔지니어, 최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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