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이르는 길은 한 갈래가 아니어서 모두가 같은 길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기묘하고 경이로운 바니안나무는 나무들 중에서 윗면이 가장 큰, 거대한 나무다. 하지만 의외로 이 나무는 삶의 시작부터 땅은 밟아보지도 못했다. 이 진취력 넘치는 개성파 나무의 씨앗은 다른 나무의 갈라진 틈에 착생식물로 자리를 잡고, 그 주변에서 영양소와 수분을 흡수한다. 그렇게 일단 시작이 되면 가지에서 땅으로 곧바로 몇 가닥의 뿌리를 내린다.
나무가 되는 법은 한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리즈마빈, '나무처럼 살아간다.'
만 29살에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전 직장을 퇴사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주변 친구들에 휩쓸려 대학원을 진학하였다. 석사를 마치고, 남들처럼 자연스럽게 취직하였다. 물론,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대기업이였고 나 또한 너무나도 일해보고 싶은 곳이였지만 현실은 달랐다. 원하는 직무에 배치받지 못했을 뿐더러, 겉돌았다.
원하지 않는 일이다 보니 일에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긍정적인 마인드셋으로 '언젠가는 도움이 될거야'라고 나 자신을 채찍질하기에는 내 자신이 너무 나약해 금방 쓰러질 것만 같았다. 결국엔 퇴사라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고 공장의 부품처럼 일하는 곳이 아닌 좀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이직하였다. 이직 후에는 달라질 줄 알았다. 좀 더 유연하게 서로 아이디어를 내고 검증하는 조직이다 보니 심적으로 더 편안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 알 수 없는 응어리가 남아있었다.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봤나?
생각해보니 난 겁이 많았다. 말로는 도전 정신이 뛰어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겁쟁이라 어떤 일을 추진력 있게 끌고가지 못하였다. 석사 시절, 교수님께 어떤 제안을 해도 교수님이 별로라고 하면 바로 포기해버리곤 했다. 왜 그럴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다. 더 나아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왜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보니 이유는 간단했다. 궁극적으로 뭘하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아, 일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고 결국 다른 사람들의 입김에 쉽게 흔들리는 것이였다.
고민의 끝
퇴사, 이직 등의 시간을 거치면서 내가 뭘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한테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나는 화학, 바이오 분야의 AI 전문가가 되고싶다.
그리고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 위해 바니안나무처럼 서서히 뿌리를 내릴 것이다. 이제 처음 시작하는 것이고, AI라는 분야가 생소하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뿌리를 내릴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고 묵묵히 나아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