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캠프 수료하고 적은 회고에서 멘탈 관리법에 대하여 발표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그 내용을 글로 정리해 볼까 한다.
부트캠프를 시작하면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나만 느린 것 같고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자꾸 하게 된다. 하지만 한 번 더 들어가 생각해 보면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었다.
- 나보다 프로그래밍을 일찍 시작함
- 나보다 살면서 공부를 많이 해 봄
- 머리가 좋음
잘하는 분들은 보면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다가 들어온 분들인 경우가 많다. 그냥 경험이 나보다 많은 거다.
또 꼭 프로그래밍이 아니더라도 수능이든 다른 분야든 공부를 많이 해 본 분들인 경우도 많다. 그런 분들은 본인이 어떻게 공부하면 효과적인지 알고 습득력이 빠른 것 같았다. (3번은... 부럽다...)
여기 리누스 토발즈가 있다. 이 분을 보면서 내가 왜 리누스 토발즈보다 코딩을 못하지... 왜 리눅스 같은 거 못 만들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아마...?)
내가 리누스 토발즈 보다 코딩을 못하는 건 그냥 당연한 거다. 경험치 차이가 어마어마하니까.
이게 극단적인 예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내가 프로그래밍에 투자한 시간이 잘하는 사람보다 적기 때문에 못하는 거다. 리누스 토발즈는 누가 봐도 어마어마한 업적이 있어서 그게 당연한 거처럼 느껴지지만 같은 과정을 듣고 있는 멤버는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 그 사람의 배경을 모른 채로 같은 과정을 시작했고 같은 과제를 하고 있으니까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원인을 알았는데 그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흠... 극복은 힘들 것 같다. 내가 공부할 때 그 사람도 공부하고 있으니까... 경험치 차이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극복하기보다 리누스 토발즈를 보는 것처럼 그냥 받아들였다.
그러고 나니 "나는 왜 못할까?"라는 자책보다 "나도 저렇게 되려면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로 좀 더 생산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힘든 두 번째 이유! 성장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게 엄청난 이유였다.
성장하는지 모르겠지... 미래는 불확실하지... 잘하고 있는 줄도 모르겠고... 맞는지도 모르겠고...
이럴 때 자주 듣는 유명한 조언이 있다.
"계단식으로 성장하니까 너도 곧 그 순간이 올 거야!"
나는 이 말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졌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 순간에 위로가 되지 않는달까. 계단이 오기까지 아직 많이 남았을 수도 있고 계단이 와도 내가 못 느낄 수 있는데 "결국 저 계단도 안 보이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방법을 찾았다.
미션을 하다 책을 보는데 페이지를 찾기 위해 목차를 살폈다. 그렇게 목차를 쭉 보는데 내가 공부했거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단원이 모르는 단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그때 내가 성장했구나를 확실히 느꼈다. 그 책 처음 샀을 때 첫 단원도 읽기 힘들어했는데.
요즘 많이 하는 TIL, 회고도 아주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솔직히 귀찮다... 지속 가능하려면 쉬운 방법이 좋겠지.
나는 책을 보다 알게 되었지만 꼭 책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옛날에 봤던 너무 어렵던 블로그 글이 다시 봤더니 이해가 간다던가, 예전 코드 짠 걸 봤더니 왜 이렇게 나부랭이 코드처럼 보이지 싶다던가.
여기서 중요한 건 나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냥 과거라고 말하면 너무 범위가 넓으니 책, 블로그, 코드처럼 어떤 장치를 통해 한 시점을 특정해서 그때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이다. 옛날 사진을 보면 그때가 기억나는 것처럼.
미래가 불투명하다던가 확신이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이렇게 언제 올지 모르는 계단을 의식적으로 시각화 시키니 성취감도 생기고 동기부여가 돼서 좋았다.
진짜 멘탈이 강한 사람은 부서지지 않는 강철 멘탈을 가진 것이 아니라 회복탄력성이 좋은 것이라 한다.
나도 멘탈이 강한 편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멘탈을 케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확실히 불안할 때 빨리 제자리로 돌아온다.
위에서 장황하게 글을 적었지만 결국 의식적으로 셀프 칭찬을 하라는 내용인데 주변에 보면 생각보다 사람들이 남은 칭찬하면서 스스로에게는 박한 것 같다.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좀 더 관대해져도 될 것 같다.
포키 잘 지내고 계시죠? 오래오래 코딩하려면 멘탈 관리가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ㅎㅎ 글 올려주신 거 잘 읽고 갑니다 :) - 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