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리 면접관 후기

easyhooon·2025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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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

IT 동아리의 플레이어로서의 활동, 면접 등은 많이 경험해봤으나, 면접관으로서 선발과정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 진행과정 속에서 느낀점과 그외 다양한 IT 동아리 관련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한다.

본론

IT 동아리에서 선호하는 인재상

우선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래서 면접관들은 어떤 지원자를 선호하는지, 뽑는지" 알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에, 먼저 선호하는 인재상에 대해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다.

  •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하신 분(중간에 탈주 XXX)

사실상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기술적으로 뛰어나신 분들을 선호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만 너무 바쁘시거나, 소극적이신 분' 과 기술적으론 다소 부족하지만, 동아리 활동을 위한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수 있고,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한 분' 둘 중 한 분 만을 고르라면 후자를 선택하게 된다.

  • 기존에 동아리 활동의 경험이 있거나, 팀 프로젝트에 경험이 있는 분

"아니 팀 프로젝트 경험이 없어서 지원했는데, 이미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동아리 활동, 프로젝트 경험이 의무는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해보신 분들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안타깝지만, 이미 검증된 인재를 뽑는게 리스크가 덜하기 때문이다. 회사도 그렇고

  •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신 분(사교성을 어느정도 갖추신 분)

아무래도 팀을 이뤄 팀원분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활동이 동아리 활동의 메인이고, 서로 친해지는 과정에서 뒷풀이 회식이나, 오프라인 모임등을 진행하게 되기에 인싸력(?)이 필요하다.

어느정도의 인싸력이 동아리 활동을 포함한 사회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인싸력이 있다는 것을 면접과 같은 짧은 만남의 과정에서 증명하기엔 특출난 분(?)들 제외하면 다소 어려움이 있기에, 원할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서 경험했던 활동들을 사전 질문, 포트폴리오 등에 기재하여 제출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 이다.

실제로 나도 예전에 동아리에 지원하는 족족 떨어지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마 다양한 탈락의 원인 중에 사교성 부족도 있었던 것 같다. 낯을 심하게 가리고, 면접 때 가장 어려웠던 질문이 취미가 뭐냐? 였던 시절,,, 지금은 다행히 여러 동아리 활동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 나아졌다.

면접관 자격요건

  • 이전 기수를 성공적으로 수료한 사람

동아리에 따라 실무 경험이 있는, 경력자 분들에게 면접관을 부탁하는 곳도 있으나, 가장 최근에 활동 했던 동아리에서는 그런 조건은 딱히 없었다.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취준생이어도 면접관으로 참여가 가능한게 IT 동아리만의 특색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내용 부터는 실제로 면접관으로서 수행했던 업무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서류 심사

서류 심사는 지원자가 제출한 사전 질문 답변과, 깃허브를 종합 평가하여 점수를 산출하였다.

지원서에 포트폴리오 제출란도 있었지만, 의무는 아니였기에 서류 심사시 점수에 집계되진 않았다.
다만, 포트폴리오를 제출하신 분들의 깃허브가 평균적으로 관리가 잘 되어있는 편이었다.

사전 질문 답변 평가 시, 각각의 면접관들의 주관이 개입되어 평가를 하게 될 경우 형평성이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질문마다 정해진 평가 기준이 있어, 그에 맞게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하였다.

ex. A, B라는 기준이 있을때 A는 충족하였으나, B는 답변내에 보이지 않으므로 5점 만점에 4점

깃허브의 경우 기존의 지원자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내에서 협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였는지, 협업 과정에서 코드 리뷰 등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하였다.

주의 해야할 점

프로젝트 경험

팀 프로젝트 경험이 있다고 포트폴리오엔 기술이 되어있으나 깃허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경우(Private Repository ㅠㅠ), 아쉽게도 확인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었다.

어필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서류 ~ 면접 기간 동안에만이라도 Public 프로젝트로 전환해두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내세울 프로젝트를 Github README 에 간단히 소개하거나, pinned 기능을 통해 대표 프로젝트로 등록해두는 것을 추천한다.(확인하기 편함)

최소한의 성의

사전 질문의 경우 대게 500자, 600자 내외 서술이라는 글자수 조건이 붙는데, 이러한 글자수를 어느정도 채워주는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500자 내외 서술인데 100자 미만으로 서술할 경우, 기수마다 평가 기준이 다를 수 있으나, 답변 작성에 있어 성의(열정)가 없다고 판단하여 최하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팁?

너무 과한 요구사항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오픈소스 컨트리뷰션 경험이 있다면, 이거 하나만으로 이 분은 정말 개발을 좋아하고, (전세계의 개발자들을 상대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활발히한다는 것을 간단히 증명할 수 있기에 시간나면 도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츄라이 츄라이

면접

면접관으로서의 나의 역할

면접관이 두명이라고 했을 때, 면접의 리드로서 면접의 매끄러운 진행을 이끌고, 인성 질문 위주로 물어보는 [면접관 1]과 심도있는 기술 질문을 하는 [면접관 2] 중 기술 면접을 담당하는 [면접관 2]로서 지원자들을 평가하였다.

말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기에, 나보다 더 떨릴 면접 지원자 분들이 긴장을 덜고 실력을 충분히 이끌어내기 위해선, 더 면접 경험이 많거나, 말을 능숙하게 잘 하시는 분이 면접 리드 역할 하는게 더 적절할 것이라 판단하였다. 핑계지만 말이다.

기술 면접 담당 면접관으로 면접에 임하면서 가졌던 태도는 다음과 같았다.

  • 최소 1개 이상의 질문은 지원자 맞춤형 질문으로 준비.

지원자들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술 요구치가 있는 관계로, CS 족보식 암기형 질문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었다.

다만,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점이 되는 기술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질문을 사전에 준비하여 면접때 다른 기술 질문들보다 먼저 다루었다.

포트폴리오에 대문짝만하게 어필해둔 기술이 있는 경우 면접 질문 준비가 수월했으나,
포트폴리오를 따로 제출하지 않은 경우, 지원자 맞춤형 질문을 만드는게 쉽지 않아 깃허브에 들어가 최근에 수행한 프로젝트들의 코드를 확인하며 질문을 준비했다.

이런 측면에서 지원자는 역으로 포트폴리오/깃허브 README에 강점 기술을 명확히 강조한다면
면접관의 질문을 유도하고 본인이 준비한 답변으로 면접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원자가 면접을 통해 얻어갈 수 있는게 있도록 준비.

암기형 질문 위주의 면접이 얻어갈게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요새는 AI가 워낙 잘 알려주는 시대이기에 굳이 암기할 필요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점점 바보가 되고 있는 것을 걱정하는 요즘이다.

따라서 지원자가 생각해볼 거리를 남기는 면접이 되도록 노력을 하였다.
쉽게 말하면 "왜?" 유형의 질문이다.

요새 Android 의 트렌트가 어떻게 보면 Compose 이후로 조금 굳어있는 느낌인데, 아키텍처도 정형화 되고, 사용하는 라이브러리들도 KMP를 고려하는게 아니라면 fix 되어있기에 다들 사용하니까 쓰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런 기술들을 왜 사용하는지" 물어본다던가, 공식 문서에서 이렇게 사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되어 있는 경우 "왜 공식 문서는 이렇게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는지" 그 이유를 물으면서 지원자가 자기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기술을 사용하는 개발자인지 검증하였다.

관련해서 skydoves 님의 책 집필기 블로그 글을 첨부한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많이 반성을 했던 글이다.

면접관으로서 주의해야 할 점

면접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도 말하지만, 면접관은 면접에서 어느정도 '갑' 의 위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지위적 특성을 이용하여 지원자를 압박하면 안되며,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당연한 말)

또한, IT 동아리 특성상 취준생 뿐만 아니라 실무자분들도 지원하기에, 면접에 지인 분들이 지원하여 참여하는 경우 형평성이 깨질 수 있으므로, 해당 면접을 피해 다른 면접에 들어가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최종 선발의 권한은 운영진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에, 면접관(운영진 X)으로서 개인적인 의견은 낼 순 있으나 너무 자아를 가지진 않는게 맞는 것 같다.

성실히 면접관으로서의 임무 수행을 완료했다면 내 역할은 완수한 셈이다.

느낀점

면접관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았고, 면접관은 '지원자들을 평가하고 선별하는 매우 막중한 책임을 가지는 직위' 라고 생각해 부담감을 꽤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동아리 운영진분들의 도움과 같이 면접관에 참여한 동료분들 덕분에 어찌저찌 무사고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여러 회사에 면접을 봐오면서 비록 떨어졌지만 해당 경험을 통해 공부의 방향과 전략을 수정하고, 모르는 내용을 알 수 있었던 값진 면접들이 많았다.
지원자들에게 이와 같은 면접 경험이 되도록 노력해봤는데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지인 분들이 몇 분 지원하셔서, 반가웠으나 채용 과정의 형평성을 위해 지인이라고 더 높게 점수를 평가한다던지 등의 감싸는 행위는 최대한 지양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

또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떨어뜨리게 되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마음이 무거웠다.
이분이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를 간접적으로 옆에서 지켜봐왔기 때문에 결과를 전하는게 편치 않았다.

요새도 종종 이직을 위해 회사 면접을 보러 다니는데 면접 탈락은 어떻게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 고런 아픔을 내가 직접 선사했다는게 흠...

긍적적인 얘기로 화두를 돌리자면

처음으로 면접에 지원자가 아닌 면접관으로 참여 해봄으로서, 어떻게 하면 면접에서 합격할 수 있는지(정확히는 면접관의 마음에 드는 면접자가 될 수 있는지) 몇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인성 질문에서 어떻게 답변을 해야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는지, 기술 질문에서 모르는 질문이 나왔을 때 어떤 태도로 그 상황을 극복하는게 더 나은 방법인지, 내가 이 동아리(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열정을 어떻게 어필할 수 있는지 등등...

역시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맞다.

실제로 기술 면접에서 다른 지원자와 비교했을 때 다소 아쉬웠던 지원자 한 분 계셨는데, 인성 질문과 마지막 질문, 마지막 한 마디 등에서 이 분의 동아리를 향한 열정에 강한 임펙트를 받았었다.

결국 면접관도 사람인지라(언제까지 사람이 할진 모르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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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은 고통의 총합이다. Android D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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