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더듬과 말막힘

easyhooon·2025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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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

최근에 링크드인과 블로그등을 통해 나를 알아봐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먼저 컨퍼런스의 연사 제의를 해주시는 케이스가 종종 있었다.

이런 제의를 받을 때마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정말로 좋게 봐주시는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

나는 말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인생 처음으로 내가 겪고 있는 말더듬과 말막힘이라는 증상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굳이 약점을 먼저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마치 없는 것 처럼, 계속 회피하고 감추는 것 보단, 제대로 마주하고 정리해보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여, 글을 적어보기로 결정하였다.

본론

우선 말더듬에 대해서는 평소엔 말을 잘하는 일반인(?)들도 면접을 본다던지 발표를 한다던지 등의 긴장이 되는 상황에서는 많이 발생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말막힘이다.

말막힘이라는 것은 다른 분들께는 조금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설명을 하자면
말더듬의 한 유형으로, 말을 하려고 할 때 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고 막혀서 말을 이어갈 수 없는 현상을 의미한다.

아마 나와 실제로 대화를 해본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대화하다가 한번씩 스턴(?)에 걸리는 현상을 목격했을 것이다. 그 이유가 말막힘 증상 때문이다.

원인이 무엇인가?

나도 모른다.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유전적 문제(말더듬/말막힘과 관련된 유전자가 발현)와
심리적 문제(이전의 실패 경험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가 주된 원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부모님이나 그 위에 분들 중에서 말을 더듬는 분이 계시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유전자는 받은 모양이다.

예전에, 말더듬는 친구를 놀리려고 따라하면 실제로 말을 더듬게 된다는 속설이 있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말을 더듬게 된 케이스가 있다면, 그건 그 시점에서 말더듬/말막힘의 유전자가 발현되었다고 보는게 더 타당할 것이다.

내 기억으론 초등학교 4~5학년 때, 학교 or 학원에서 국어시간에 번호 순서대로 일어나 문학 작품을 문단별로 읽는 시간이 있었는데, 갑자기 문장의 첫 음절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아 상당히 곤란해 했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아마 이때가 말막힘 증상을 처음 경험했던 순간이지 않나 싶다.

사실 그 전부터, 말을 엄청 빨리하긴 했다. 말을 천천히 하라는 말을 지금도 그렇지만 말을 더듬기 이전에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학교를 다니면서 언어 치료 센터를 다니며 치료를 받아본 적은 있으나, 끝내 완치를 하진 못하였다.

해결법?

다른 분들이 생각하실땐,

  1. 말을 빨리해서
  2. 성격이 급해서
  3. 생각을 하지않고, 할 말을 머릿속으로 먼저 정리하지 않고 말을 해서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사실 그것도 맞다.

실제로 심호흡을 하고, 말할 내용을 먼저 머릿속으로 정리한뒤, 말을 천천히 하면 조금 완화되긴 한다.

한계

하지만...

위의 준비가 모두 갖춰진 상태라 할지라도, 말을 시작할 때 첫 문장의 첫 단어가 막힌다면, 입 밖으로 말을 끄집어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대화 중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평소에 하는 대화는 크게 봤을때 두가지로 나뉜다.

1:1 대화와, 1:N 대화이다.

1:1 대화라면, 내가 말을 하다가 막히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상대방이 내가 말을 다 할때까지 기다려주거나, 내가 하려고 하는 말을 입모양을 통해 유추하여 이어나갈수도 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전에는 내가 말을 하려고 애쓰고 있을 때, 말을 끊고 내가 할 말을 유추하는 것을 싫어했던 적이 있는데, 이는 그만큼 상대방이 나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 해주는 것이기에 현재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1:N 대화에서는 각자 말을 할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고, 그 타이밍을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이 말은 즉, 그 타이밍에 말을 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타이밍이 넘어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첫 음절을 뚫어내는데 시간을 허비한 만큼, 나에게 주어진 시간내에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해야하기 때문에, 급해져서 말을 빨리 하게되고 그러면 더 더듬고... 이러한 음성 피드백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다.

보통 지인들과의 모임이 후자의 케이스인데, 내가 이 타이밍에 하고 싶은 말이나, 드립 등이 생각나서 말을 하려고 할때, 하려다 실패했던 경우가 많아, 모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서 실패했던 상황에 대해 한숨을 쉬며 후회했던 경험들이 많았다.

또한 회사에 출근해서 같은 팀원 분들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한다던지, 퇴근할 때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말을 하려고 할때, '오늘은 막히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에 회사에 들어가거나, 퇴근하는 것을 망설이게 되는, 실제로 안.. 안..(안녕하세요) 하면서 실패했던 경험은 익숙해지려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

최근엔 주변인들의 호의에 "감사합니다" 라고 응답을 하고 싶은데, 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입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게 은근 문제이다. 역시 한번의 실패의 경험이 심리적인 요인으로 크게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자주 쓰는 말인데 참...

진로 결정

어렸을 적, 미래의 진로를 결정할 때, 이러한 나의 컴플렉스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원을 받는다던지, 사람을 직접 마주 해야하는 서비스업 직종, 선생님/교수와 같은 직종은 애초에 생각도 안 했고, 적성도 맞지 않는 것 같아 제외하였다.

개발자라는 업을 선택했던, 당시에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 나의 생각은 "개발자는 컴퓨터랑만 대화하는 직업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할 수 있지 않을까?" 였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기도 했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승부가 가능하며, 잘만 한다면 취업도 나름 잘 될 줄 알았다. 그래서 대학교 2학년때 컴퓨터 공학과로 전과를 신청하였다.

전과 이후, 내가 생각했던 컴퓨터 공학과와 실제는 너무나도 달랐다.

우선 팀플이 너무 많았다.
컴퓨터랑만 대화하긴 개뿔, 사람들과 더 대화를 많이 해야하는 직업이었다.

현 시점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남들에게 설득하는 것이다.

개발자가 다행히 적성에 맞긴 하지만, 말을 생각보다 많이해야 하는 직업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미 결정 했고, 시간을 되돌릴 순 없기 때문이다.

면접과 같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소개하고, 내가 어떤 일을 해왔고,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필하는 자리에서 나의 이 컴플렉스는 큰 감점 요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여태 겪었던 많은 면접 탈락의 원인 중 하나였지 않나 싶다.

냉정하지만 내가 면접관이었어도 나와 같은 지원자를 좋게 보진 않을 듯 하다.
회사는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같은 능력이라면, 다른 조건이 더 나은 사람을 뽑는게 당연하다.

실제로 면접 때 자기소개가 끝나고, '지금 지원자분께서 긴장을 너무 많이 하신 것 같은데, 그렇게 긴장안하셔도 되니까 천천히 말씀하셔도 괜찮다. 물 한잔 마시고...' 와 같은 배려의 말씀들을 많이 들어왔다.

물론 긴장을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말더듬/말막힘이라는 증상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관심이 없는 도메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면접 전에, 긴장을 덜 할 수 있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할 경우, 어느정도 차분함을 유지하는데 도움은 되었지만, 딱 그 정도였다.

나의 말더듬과 말막힘

여태 살면서 많은 데이터가 쌓였고, 이를 정리한 나의 말더듬/말막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혼잣말을 하거나 혼자서 책을 소리내서 읽을때, (음정이 있는)노래를 부를 때는 말을 더듬지 않는다.
    -> 남을 의식하는 심리적인 요인을 부정할 수는 없는 듯 하다.

  2. 동시에 여러가지를 할 때, 말이 더 잘나오지 않는다.
    -> ex. 걸어다니면서/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할때, 게임을 하면서 브리핑을 할때

  3. 오히려 친하고 편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더 말더듬/말막힘 증상이 많이 발생한다.
    -> 그래서 사람들과 친해지는게 더 쉽지 않아진 것 같다. 나의 치부가 밝혀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4. 의외로 발표와 같은 대중의 집중을 받는 상황에서는 의외로 나쁘지 않게(?) 하는 것 같다.
    -> 이건 불행 중 정말 다행인 부분이다.

  5. 첫 음절로 모든 음절이 다 막히는 것은 아니다. 막히는 경향이 높은 특정 음절들이 존재한다.
    -> 파열음이라고 하는 'ㅋ', 'ㅌ'과 같이 터져나오는 음들이 비교적 더 많이 막히고, 'ㅅ'과 같은 마찰음 계열은 스무스하게 나온는 경향이 있다.

  6. 말이 잘 나오고, 잘 나오지 않는 주기가 존재한다. 이러한 주기는 불규칙적이며,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
    -> 중요한 시기에, 예를 들면 컨퍼런스에 참여하여 네트워킹을 할 때,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주기가 찾아오면 상당히 곤란하다.

  7. 시끄러워서, 말을 크게 해야하는 장소(술집과 같이 음악을 크게 트는 곳)에서 말이 더 안나온다.
    -> 그래서 비교적 대규모의 모임 자리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성격도 E 였다가 I 로 바뀐지 오래...

다들 나와 같은지 말더듬 커뮤니티에 궁금하여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비슷한 경향을 띄는 것 같았다.

말더듬/말막힘 증상은 남자의 비율이 여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성인 말더듬/말막힘에 치료법은 해외 등에서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지만, 완치의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

결론

그래서 좌절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래선 안된다!

아직 살아갈 날은 많고, 미래는 모르는 일이다.

세상은 무서울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언젠가 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나올거라고 예상한다.

암이랑 에이즈도 극복하는 세상인데, 고작 말더듬/말막힘이 해결되지 않겠느냐!

가끔 어떤 마법의 알약을 먹고 자면, 다음날 바로 완치될 수도 있는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너무 수동적인 자세이다.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고, 각자의 약점들을 가지고 있다.

나의 경우 말더듬/말막힘이 그 약점에 해당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말을 잘하지 못한다면, 글을 잘 쓰면 된다.

여태 내가 택했던 방법이며, 블로그글과 링크드인에 글을 작성해오면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글을 쓰는 방식을 익혀왔다.

요새 회사에서도 말로 대화하는 시간보단, 바로 옆에 있어도 채팅을 통해 대화하는 시간이 더 많다.

이러한 채팅을 통한 대화 방식의 장점은 기존의 대화 내역이 전부 남아 있기 때문에, 구두로 전달할 때 발생하는 히스토리가 남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나의 약점이 크게 부각되지않아서 겸사겸사 좋은 변화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의사를 글을 통해 보다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블로그를 계속 작성하면서, 더욱 단련 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말을 하는 것을 포기해선 안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살아가면서 말을 안할 순 없다.

유전적 요인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할지라도, 말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성공 경험을 계속 쌓아나간다면 심리적 요인을 어느정도 완화하는 것은 가능하다.

앞으로 연사 제의가 다시 들어온다고 했을때, 일정에 문제만 없다면, 빼지않고 당당히 승낙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된 자세를 만들어야겠다.

화이팅!

reference)
https://ko.wikipedia.org/wiki/%EB%A7%90%EB%8D%94%EB%93%AC%EC%A6%9D
https://namu.wiki/w/%EB%A7%90%EB%8D%94%EB%93%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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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은 고통의 총합이다. Android Developer

1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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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7일

제 증상이랑 너무 똑같아서 거울 보는줄 알았어요..!
제경험 조금 나눠 드리면 아래와 같은 행동을 하니 조금 괜찮아진것 같아요.

  • 기초 스피치 강의 들으면서 연습했어요.
    주사위 1 나올때 말 더듬이 조금 심한 경우가 있는데, 자음 모음에 따른 혀와 입술 모양을 최대한 신경쓰면서
    하니까 괜찮아졌어요.

  • 발성 연습
    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여서 사람들이 제 말을 되묻곤 했는데요. 노래 부르는걸 좋아해서 복식호흡, 발성 하는 법을 배웠는데 신기하게 전보다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됬어요.

저도 고민이였던게 조용한 공간에 혼자 있을때는 말이 잘 나오는데 조금만 시끄러운곳으로 가면
말이 턱턱 막히고 되던 발음도 안되서 조용한 곳 아니면 가는걸 기피했는데요. 더이상 회피하기 싫어서 일부러 사람들 많이 만나고 시끄러운 곳을 찾아가서 연습한걸 활용하는 식으로 하니 조금 괜찮아졌습니다!

아직 100% 완치는 안되었지만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습니다.
같이 화이팅 해봐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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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8일

제 증상이라도 엄청 똑같아서 놀랐어요! 어릴 때부터 증상에 대해서 생각하던 것들이 그대로 정리되어 있어서 엄청 흥미롭게 잘 읽었어요!!

저도 중학교부터 말 막힘 증상이 심해져서 언어 치료 학원에 다녔는데 효과는 없었어요 ㅜ 노래할 때 말 막힘 증상이 없는 점을 이용해서 노래하듯이 말하는 연습을 했었는데요. 현실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증상은 사라졌지만.. 어릴 때부터 말하는 상황을 피하게 되다보니 보고나 발표에서 말을 전달하는 능력이 엄청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말 잘하는 회사 동료분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네요.

그리고 말 막힘 증상을 겪어오면서 얻은 저만의 해결 방법이 있는데요.
말막힘 증상이 오면 원래 말하려던 단어말고 다른 단어로 시작하면 증상이 없어지는 경험이 있었어요. "저기" "혹시" "어..." 등의 단어로 시작하니 괜찮아졌던 것 같아요!

같은 증상을 겪는 분을 본 것은 저도 처음이라 신기해서 댓글 남기게 되었네요. 같이 화이팅해봐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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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9일

저도 같은 증상이있어서 너무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
같이 힘내서 말해봐요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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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6일

저는 군대 갓 전역하고나서 특정 상황만 오면 말더듬 증상이 생겼는데
지금은 100% 고쳐진 것 같습니다.

저도 한 3년? 정도 고생하다가
지금은 고친지 꽤 됬습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고친 방법은

1. 말하기 전에 미리 말할 내용을 '문장(텍스트)'으로 떠올리지 않기

  • 회사에서 세미나를 할 때도 대본을 읽으면 자연스럽지 않음
    어떤 기술에 대한 '이해'라는 무형의 데이터를 풀이해서 표출하려 할 때
    자연스럽게 나옴

  • 다시 강조하지만
    머릿속에 '문장(텍스트)'를 미리 떠올리지마세요.
    떠올렸다면 말 더듬습니다.

2. 억지로 말하려하지 않기

  • 의문, 감정, 느낌, 나의 입장, 욕구 등
    '무형의 데이터'에서 말은 저절로 나옴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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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7일

글을 읽는데, 1번부터 6번까지 특징이 저와 유사해서 정말 놀랐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말을 더듬기 시작했고, 지금은 20대 중후반인데 말막힘이 심한 상태까지 왔어요..

저는 ‘ㅇ’자로 시작할 때 많이 막히고, 더듬는거 같아요. 특히 '아버지'라는 단어가 굉장히 안나옵니다. 이거 외에도 ㄷ, ㅂ 등등 다양하게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인턴 중에 있는데,
기본적인 인사나 다른 분들을 부를 때, 이야기를 나눌 때, 질문하고 싶을 때.. 이럴 때마다 말막힘 때문에 원활하게 말을 전달하지 못할 때가 많아서 답답하고, 다른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게 볼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받는 상황이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저는 특히 모르는 사람이랑 전화할 때 더 말을 더듬는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식당에 전화하는 것 조차도요.
또, 전화를 걸기 전에 미리 말할 내용을 생각하면 더더욱 막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과장님이나 차장님들이 자연스럽게 전화 하시는 걸 보면 정말 부러워요. 저는 ‘안녕하세요’ 라는 첫마디부터 막혀버릴 것 같은데...

위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 살아갈 날도 많고 사회생활도 해야 하니
정말 이 부분을 고치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네요.
저번에 스피치 학원도 다녀봤는데 별 효과가 없었어서 저는 진짜 못 고치는 몸인가 생각도 많이 했고, 만약 꾸준히 스피치를 연습했더라면 좀 더 달라졌을까? 라는 생각도 합니다.

저랑 비슷한 증상을 가진 분의 글을 읽게 돼서 인생 처음으로 이렇게 긴 댓글을 써보게 됐네요. 우리 함께 힘내서 극복해봐요!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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