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나는 UX/UI DESIGN을 왜 공부하게 되었나?

RAEYA·2023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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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 design와 만나다

나와 UI design의 첫 만남은 남자친구의 졸업 작품으로부터 시작된다.

6개월 전 당시, 남자친구는 컴퓨터공학과 막학기를 다니면서 졸업 작품으로 캡스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를 포함하여 능력치가 좋은 조원들이 모였으나, 문제는 컴퓨터공학과 내에서만 진행되는 프로젝트였기에 '디자인'에 능한 조원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호기롭게 한 명이 디자인을 전부 담당하겠다고 나섰지만, 막상 그가 내온 결과물은 정말이지 형편없었다. 아이콘과 컬러도 들쭉날쭉에, 기본적인 정렬도 뭐 하나 맞는 것이 없고, 심지어 Figma나 Adobe XD를 다루지도 못해서 Illustrator로 작업한 결과물을 내온 것이다. 다른 팀들은 벌써 개발에 들어갔는데 본인들은 아직도 디자인에 절절매고 있다는 남자친구의 한숨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 때의 나는 예술 계열에서 반 년 가까이 일을 했기에 어느 정도의 디자인 감각은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해도 이것보단 낫겠다'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솟구쳤다. 그 순간부터 곧바로 유튜브를 열어 Figma 강의와 웹 디자인 개론을 빠르게 훑어보고 Re-Design에 들어갔다. (물론 이 부분은 남자친구와 조원들의 허락을 먼저 구했다.)


(프로젝트명과 내용이 유추될 수 있는 내용은 가려두었다.)
이 또한 썩 괜찮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하여 어느 정도는 웹 페이지의 구색은 갖출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남자친구를 포함한 조원들의 평도 모두 좋았다. 결과물에 이것이 모두 그대로 쓰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reference 중 하나로 큰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한 기억이 있다. 이것이 나와 UI와의 첫 만남이다.

몇 달 뒤, 본업을 정리했다

자세한 직업과 정리하게 된 계기를 밝힐 수는 없지만, 어쨌든 나는 일신상의 이유로 1년 가까이 이어오던 본업을 정리했다. 평생 이것으로 먹고 살 것이라 다짐했던 일을 그만두게 되었으니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는 오랫동안 하던 허망함과 실망감에 휩싸여 아무 것도 할 의지가 없었다. 생활비와 품위유지비를 위해 잠시 CI/BI design을 공부해보기도 했지만, 어쩐지 잘 해낼 자신도 없고 잘하고 있지도 않은 것 같아서 금방 그만두었다.

그 무렵 남자친구도 졸업을 앞두며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개발자라는 직업이 과연 자신과 맞을 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앞으로 개발자가 유망하다고 하여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지만, 그다지 흥미를 붙이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고민 끝에 남자친구가 내린 결론이 바로 UX/UI 디자이너였다. 원전공과 관련이 있으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었던 예술 분야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였다.

애인따라 강남간다

남자친구의 결심을 듣고, 나도 그 때부터 UX/UI design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가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뭐라도 도와주고 싶다'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이 때 처음으로 UX와 UI의 차이, UI 디자이너와 웹 디자이너의 차이를 알게 되고 이 일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얼추 이해하기 시작했다. 현직자 인터뷰, 취업 과정 브이로그, 관련 학원 커리큘럼과 무료 강의 영상을 보다 보니 어느새 UX/UI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나도 모르게 스며든다는 기분이 들었다.

적당한 날을 잡아, 책상 위 스탠드를 켜고 의자에 앉아 진지하게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이 직업은 내가 그동안 하던 일보다 안정성이 있는가? 그렇다. 이전에 잠깐이나마 간략하게 접해보았을 때 재미가 있었는가? 매우 그렇다. 무엇보다,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가? 역시 그렇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둘 자신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당장 공부를 시작해야만 했다.

공부를 시작한 계기가 다소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라는 속담처럼, 나는 '애인따라 강남가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이전에 했던 일을 시작했던 계기도 참 재미있다. 처음으로 손님으로 방문했다가 순간 그 일을 하는 장소의 분위기에 압도되어서 그 날부터 바로 학원을 알아보고 학교와 학원을 병행하며 공부하여 일을 시작했었다. 그리고 결국엔 꽤 많은 손님을 보유하고 주변 동료들에게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다. 계기가 조금 엉뚱할 지라도, 그 과정에서 열정과 진심을 다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의 철학은 그렇다.

첫 VELOG를 마치며

이 공간에서는 앞으로 UX/UI design을 공부하면서 배운 것들과 project의 과정 및 회고를 담을 예정이다. 공부를 시작한지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부족한 점도 많겠지만, 그 부족한 점 또한 모두 기록하고 성찰하다보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생명을 다할 때까지 공부를 멈추지 않고 한계를 뛰어넘는 디자이너,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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