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낭비한 애자일 방법론(절대 하면 안되는 3가지 원칙)

Nanotoly·2024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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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뒤바꾼 책이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린스타트업"(Lean Startup, Eric Ries)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린스타트업 방법론에 매료되었고, 이를 테스트해보고자 했다.

그렇게 2021년도에 한달에 7개의 서비스를 런칭했다.
그 중 하나가 잘 되어서 린스타트업 방법론의 신봉자가 되었다.

'가짜 문' 기법

21년도에 사용한 방법은 '가짜 문' 기법이다. 아직 프로덕트를 만들지 않은 채로 웹사이트를 만들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제서야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다. 몇 년 간 써보면서 이 방법에 대한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장점
1. 시간/비용이 완전히 절감된다.

단점
1. 타율이 낮다.
2. 해당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정도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21년도에 내가 만든 7개의 서비스는, 내가 알고 있는 분야에 완전히 한정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분야여야만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7개 중에 1개만 고객 반응이 있었기 때문에 타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컨시어지' 기법

이번 24년도에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내가 이전에 전혀 모르던 시장이었지만, 내게 꾸준히 문의하는 고객이 많았던 분야에 대한 프로젝트다.

나와 상관없는 분야이지만, 시장이 크고 원하는 서비스의 공급은 부족하기에 아무 관계없는 나에게 트래픽이 흘러 넘쳐버린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가짜 문' 기법이 아니라, '컨시어지' 기법을 선택했다.
'컨시어지'기법은 '가짜 문' 기법과는 상반되게 굉장히 높은 타율을 가진 기법이다.

컨시어지 기법은 소규모의 고객을 지정하고, 그들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걸 제공해주는 방식이다. 이는 내가 몰랐던 시장의 수요를 발견하고, 시장의 디테일한 면을 낱낱이 볼 수 있는 굉장히 훌륭한 방법이다.

좀 더 와닿게 말하자면, PoC(Proof of Concept)를 애자일하게 진행하는 방법이다. 그들이 원하는 아주 작은 프로덕트를 고객에게 제공한 뒤, 고객을 쫓아다니면서 계속해서 그걸 디벨롭하는 것이다.

내가 느낀 이 방법에 대한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장점
1. 시장의 디테일에 대해서 거의 몰라도 된다. -> 고객이 알아서 다 알려준다.
2. '고객이 원하는 기능'만 만들 수 있다.
3. 이론상 타율 100%다.

단점
1. 타깃으로 선택한 고객에게 너무 많이 휘둘린다.
2. 제품 출시일이 늦어져 시간/비용 소모가 크다.

이 글에서는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컨시어지' 기법의 레쓴런을 공유한다.

'컨시어지' 부작용

이번에 컨시어지 기법을 완전히 처음 사용해보았다. 그러다보니 주의해야하는 점을 간과했다.
우선, 내가 먼저 타깃한 고객은 3가지 종류가 있었다.

  1. 인플루언서
    내가 완전히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해당 시장에 있는 사람과 긴밀한 소통이 필요했다. 그래서 a)해당 시장의 플레이어이면서, b)연락하기도 쉽고 c)호의적이며, d)트래픽이 많아 배포까지 잘해 줄 인플루언서에게 연락했다.

  2. 일반 고객
    어찌어찌 모임에서 알게된 분들 중에 내 타깃고객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모임에서 생긴 나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서비스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3. 동종 시장,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나는 빠르고 침투성이 강한 배포를 원했기 때문에, 동종시장에 있는 회사에게 나의 서비스를 임베딩하기 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이미 가진 고객들에게 내 서비스를 끼워 팔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실현시켜줄, 동종 시장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게 연락했다.

이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1달도 안되어
a) 아주 강력한 인플루언서 1명, b) 일반 고객 3 그룹, c) 동종업계 회사 2곳과 긴밀하게 소통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제품의 퀄리티는 낮아지고, 그들의 요청사항은 계속해서 높아져만 갔다.

그리고 고객들은 하나둘씩 떠나가기 시작했다.

'컨시어지'에 대한 복기

왜 일이 긍정적으로 풀리지 않은 것일까?
하나씩 복기를 해보았다.

1) 너무 잦은 소통과 시간소모
우선 컨시어지 기법은 고객과의 소통이 너무나도 잦았다. 특히 오프라인 기반의 아이템이기 때문에 이동시간, 준비시간이 너무 컸다. 개발에 투자할 시간이 한 없이 부족해졌다.

이렇게까지 개발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방법론은 처음이었다.
극초기 아이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 혼자 커버할 수 있는 프로젝트 사이즈가 아니었다.

2) 인플루언서의 흑심
인플루언서들은 성장욕구가 강한 것일까. 이 시장에 막 들어온 갓난아기인 나를 가지고 이용하려는 마음이 더 컸다. 고객으로서 나에게 접근한 것이 아니라, 신사업 발굴에 대한 마음으로 나에게 접근을 허락한 것이었다.

즉 고객으로서 나에게 피드백을 주기 보다는 이 아이템의 이해관계자의 포지션에 들어오길 원했다. 이 흑심은 상당한 노이즈와 방해가 되었다.

3) 일반 고객
이들에게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었다. 나의 프로젝트의 '본질'이 되는 부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고객군들과 소통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하고 떠나보냈다.

또한 그들이 원하는 것들을 제공하지 못했다. 고객들의 상황은 저마다 너무 달랐다.
시장에 대한 정보가 적었고 여러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

4) 동종업계 회사
SaaS 형태로 그들의 서비스에 임베딩할 수 있도록 제공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도 통제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내 고객으로 둔 그들끼리 서로 싸우고, 물고 늘어졌다. 절대로 특정 회사에는 나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라는 위협도 받았다.

뿐만아니라, 그냥 내 서비스를 카피해서 사용하려는 회사도 있었다. 어디에서는 그냥 자기 직원으로 들어와서 해당 기능을 개발하라고 한다.

하나하나가 '고객들의 만족'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 뿐이었다.

정리
그냥 한 마디로 갓난아기인 채로 허리케인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극초기 아이템이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 내게 주어진 힘은 거의 없었다.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타서 빠른 성장을 노렸지만, 오히려 거인들에게 휘둘리고 말았다.

최대한 내가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했었다. 휘둘리지 않을만한 적당한 규모의 인플루언서와 동종업계 회사를 조심해서 선정했다. 하지만 그건 오만한 생각이었다.

'컨시어지'에서 절대 하면 안되는 3가지 원칙

6개월간 '컨시어지' 기법에서 해서는 안되는 걸 내가 다 해본거 같다..ㅋㅋ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몇년간 잘 써먹어 왔으니, 린스타트업 책에 나온 '컨시어지' 기법도 잘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으로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아래는 이번 일들을 통해 알게된 점으로 원칙을 세운 내용이다.

1. 1순위는 '진짜 고객'이다.

너무 뻔한 말일려나.. 하지만 현실에서는 좀 더 어렵다. '고객의 탈을 쓴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진짜 고객'인지 날카롭게 정하지 않으면 나처럼 휘둘리게 된다.

인플루언서나 협력사들은 1) 아이템의 중반부에 '트래픽'을 높여주는 역할 또는 2) 초기 고객 확보에만 도움을 주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그들은 진짜 고객이 아니다. 사업의 본질이 절대로 아니다.

그러니 극초기 단계라서 고객 찾는 것이 힘들다면 -> 그들에게 부탁해서, 적당한 고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끝내자.

어떤 기가막힌 배포 전략이나 성장 전략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아이템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이를 간과했다. 그리고 '고객의 탈'을 쓴 사람도 있기 때문에 헷갈리기 쉬웠다.

초기에는 일단 '고객이 너무나도 만족하는 서비스'를 만들면서 리텐션을 개선하는 것에만 집중해야한다.
좋은 리텐션이 만들어지고 난 후에, 인플루언서나 협력사를 만나는 것이 맞다.

그 때가 된다면 인플루언서와 협력사가 날개가 되어 줄 것이다.

2. 첫사랑이 끝사랑이 될 필요는 없다.

컨시어지 기법을 쓰면서 했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이 고객을 만족시키기까지 6개월은 더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고객들은 3일 뒤에라도 돈을 낼 것처럼 말하지만, 6개월이 되도록 요구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불완전한 상태의 아이템부터 본 고객이라면, 자식보는 부모같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디벨롭되는 과정이 흥미로운 것인지, 구매할 생각없이 그냥 있으면 좋겠다는 것만 늘어놓는 것인지.. 그들의 눈높이는 더욱 높아져가고, WTP(willing to pay)를 만족하기 힘들었다. 어쩌면 그들은 타깃고객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러니 그들에게 이 서비스를 판매할 필요는 없다. 가장 핵심이 되는 기능이 업데이트 될 때마다 다른 고객을 찾아서 판매하면 된다. '컨시어지'라는 단어에 얽메여서 처음 설정한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강박에 갇힐 필요도 없고, 갇혀서도 안된다.

3. 시장에는 빠르게, 업계에는 느리게 진입하기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고객과 협력사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명심해야한다 업계 사람들은 양날의 검이다. 섣불리 모습을 보였다가는 그들의 칼에 썰려버릴 수 있다. 그러니 시장에는 최대한 빠르게 진입해서 고객이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에서는 고객이 곧 힘이다. 그 이후에서야 업계 사람들과 협력을 해야만 파워 밸런스가 맞아서 일이 재대로 진행될 수 있다.

한쪽 파워가 너무 약하면 서로 시간 낭비, 돈 낭비하게 된다.

업계 사람들은 단지 '유입'을 늘려주는 역할이다. 어떠한 다른 사유가 있든, 업계사람의 본질은 '유입'과 '트래픽'이다. 그들과의 협력이 어떤 화학적 변화를 만들든 간에 그들이 '리텐션'의 본질이 될 수는 없다.

'리텐션'은 오직 회사나 팀 자체적으로 고객과의 소통과 제품개선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마무리

6개월 간의 바보같은 나의 여정을 정리했다.

결국 '고객 만족'만 똑바로 하면 뭐든 잘 풀린다.
사업은 너무 쉽다. 그저 사람의 욕심이 사업을 어렵게 만들 뿐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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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압도적이고 경외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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