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8월 8일 (일)

Narastro·2021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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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이러니다. 몸이 힘들어지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그 동안 쌓였던 고통이 씻겨내려간다. 흔히 몸이 힘들면 마음이 편하고 몸이 편하면 마음이 불편하다고 한다. 아마 군대를 빗대며 들었던 말이었던 것 같다. 나는 몸이 편한 곳을 선택해 의무경찰에 복무했었다. 아직은 악습이 있었을 때라 그 말에 백번 공감할 수 있었다.

나는 한 때 쇼팬하우어 철학에 빠졌던 적이 있다. 흔히들 그를 염세주의자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나는 그가 한 말 덕분에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그의 책들과 철학은 부족한 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것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그의 사상을 접하면서 나만의 철학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고통이 있기에 행복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세상은 균형을 이뤄내고 있다는 것 등이다. 그렇기에 불행한 일이 있더라도 곧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또는 불행하기에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진심으로 나 자신에게 위로의 말을 건낼 수도 있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조던 피터슨의 철학에도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쇼팬하우어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그의 말이 내게 따뜻한 조언이 되었다. 나 자신을 돌보고 책임을 져야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단순히 누군가를 이기고 성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쫓고 사랑을 해야한다는 좋은 말 속에 담긴 그의 진심을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나는 참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며 하루를 보낸다. 화면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기회가 주어진다.

갑자기 마무리하는 감이 없지 않지만 나는 이제 가족과 오늘 저녁은 무엇을 시켜 먹을지 중요한 토론을 하러 가봐야 겠다.

현실은 두렵고 고통스러울 순 있어도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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