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99 전의 삶

'그냥' 대기업 사원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진부할 수도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이런저런 회의감을 느끼고 그만둔 MZ세대, 중 한 명이라는 뜻이다.
그렇다, 마냥 대기업을 목표로 삼고 취업 준비를 했었고, 실제로 555일 동안 대기업인 회사를 다녔다.
그래서 555일 동안 뭐했냐고? 요약하자면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회사를 다녔다고 할 수 있겠다.
퇴사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회사에서 흘러가는 나의 시간을 '돈'이 아닌 다른 목적을 가진, '일'에 쓰고 싶었다.

코딩부트캠프 항해99를 선택한 이유

퇴사하고 디자인과 코딩을 공부하다가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적성에 맞을 것 같아서 코딩부트캠프를 알아봤다.

지인 추천

나와 비슷한 인생의 길을 미리 걸었던 선배에게 (3년차 개발자) 조언을 구했다. 사실 그 형이 한 말 중에 가장 중요했던 말은 '야, 어딜 가나 똑같아. 너 하기 나름이지.' 였다. 하지만 나는 어쨌든 하나의 부트캠프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그 형의 지인 중 스타트업 신입 개발자 면접을 보러 다니시는 분이 항해99 수료생들을 칭찬했다고 하여, 항해99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비용

일단 항해99의 금액은 타 부트캠프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저렴했다. 개발자를 준비하는 시간도 비교적 짧기도 했다.

자기주도적 / 협업 중심 커리큘럼

또한 여러 프로젝트들을 과제로 주고, 필요할 때만 매니저들의 케어로 자기주도적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를 통해 신입 개발자들의 필수 역량이라고 알고 있는 협업과 소통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항해99 아쉬울 수 있는 점

'자기주도적 성장'이 가질 수밖에 없는 양날의 칼

항해99를 하며 느낀 거지만, 앞서 말한 자기주도적 성장은 개인마다 다르게 적용했다.
같은 과제를 해도, 같은 팀으로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협업을 해도, 개개인이 가지는 마음가짐은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리드 하에 자기가 맡은 일만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이 있을 수 있고, 자기가 맡은 일은 당연히 잘하면서 보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해 노력하려는 마음가짐이 있을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후자를 가지고 항해99를 수료했고, 따라서 당연하게도 항해99에 굉장히 만족했다.
나처럼 오로지 좋은 경험만 하고 수료하신 분들도 있는 반면, 항해99를 하면서 여러가지 이유 중 항해99의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중도에 하차하신 분들도 있다.
내가 생각했을 때 이분들이 공통적으로 불만을 느낀 근본적인 원인은, 항해99는 수강생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마다 매니저가 있고 많은 리소스를 들여 케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자기주도적 성장'을 지향하는 이 부트캠프는 무료가 아니다. 상대적으로 타 부트캠프들 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400만 원이 땅 파서 나오는 돈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돈'에서 시작되는 문제에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는 것을 간단하게 설명해보겠다.

삶 = 시간
시간 = 돈
따라서 삶 = 돈.
어떠한 삶이 건강한 삶인가?
모두가 동의하겠지만 자기주도적인 삶이다.
주어진 삶 혹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매 순간마다 돈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거나 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은, 남들 혹은 자신의 환경 탓만 하며 시간(=돈)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삶을 살든 고민은 있고, 어느 일을 하든 힘든 점은 있다.
모든 것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따라서 자기가 최소한의 지도하에라도 자신의 도전을 진실하게 평가하고 싶다면, 항해99를 추천한다.

항해99 수료 후의 삶

'돈' 만이 이유가 아닌 회사

나는 현재 IT 스타트업을 다니고 있다. 일이 많아서 야근도 많이 하고 보수도 전 회사에 비해서 현저히 적다. 하지만 '돈'을 위해서가 아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게 하면서 다니고 있다.

'일'

일이 하고 싶었고, 그 일을 잘하고 있다. 항해99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