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0일은 이때까지 살아온 시간을 보여주는 웹 사이트이다.
이 글은 30000일 만들고 나서 그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한 후기이다.
30000일은 드류 하우스턴의 MIT 졸업 축사를 보고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에서 드류는 '사회 진출을 앞둔 이들을 위한 컨닝 페이퍼'라며 세 단어를 알려준다.
세 단어는 '30000, 테니스공, 서클' 인데 이 중에 30000이 바로 인간의 평균 수명을 뜻하는 30000일이었다.
영상을 다 보고 나서 나도 계산을 해보았는데 거의 1/3지점이어서 꽤 놀랐다.
이는 미루던 블로그를 시작하는데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다.
내가 1/3지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난 후에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 같아서 인생에서 남은 일자를 계산하는 것은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고 30000일을 만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30000일에서 살아온 시간을 뺀 남은 시간을 보여줬었는데 내가 81살이라고 가정하고 임의의 날짜를 입력해보니 삶에서 남은 시간이 70일이라고 계산되어 나왔다.
81살이 아닌데도 기분이 좀 그래서 친구들에게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니 남은 시간 말고 살아온 시간을 보여주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고 좋은 생각인 것 같아서 살아온 시간을 보여주게 바꾸었다.
다 만들고 나서 호스팅까지 한 후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과 링크를 보내주고 한번 해보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날짜를 어떻게 바꾸냐', '마우스 휠로 하면 왜 n칸씩 움직이냐', '달력과 날짜가 안 맞는다' 등등 만들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여러 사람이 지적을 해주었다.
그래서 날짜를 바꾸는 칸을 개선하고, 웹에서 휠로 1칸씩 움직이도록 하고, 달력과 날짜를 맞추어 시간 계산을 정확히 하게 하는 등 수정을 거쳤다.
짧은 시간에 만들었었지만 신경써서 만들었는데 내가 놓치는 부분이 생각 외로 많았다는 게 신기했고 그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잘 보인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리고 사람마다 서로 다른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는 것이 재밌었다.
레이 달리오가 '원칙'에서 '한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흑백으로 보는 것이고, 여러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컬러로 보는 것과 같다.' 라고 한 말이 떠올랐다.
작동하면 무언가 변하는 이스터에그를 하나 숨겨놨는데 이때까지 딱 한 명이 찾았다.
별건 아닌데 찾았다고 좋아하는 모습에 괜히 뿌듯했다.
개발자들이 왜 이스터에그를 숨기는지 알 것 같았다.
사용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UX를 발전시키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만약 만들다가 말았다면 이러한 경험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를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
완벽보다 완성이라는 이야기는 아마도 어설플지라도 일단 완성하고 세상에 꺼내놓으면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는 여지가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기술에 발전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남은 약 20000일의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