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소프트웨어 직무가 2가지로 나뉘었다.
개발을 주 업무로 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개발과 시스템 운영을 병행하는 비즈니스 시스템 엔지니어가 있었고,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BSE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와 해당 직무에 지원하였다.
서류 문항은 총 4가지였고 지원동기, 직무역량, 실패 및 성공 경험을 묻는 문항 외에 CJ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를 작성하는 항목이 있었다.
방송 SI를 포함한 다방면 문화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리브 네트웍스인만큼 교내 방송국 경험을 살려 강조하려고 적었지만, 사실 면접을 준비할 때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었다.
막연히 내가 아는 SI를 생각해 방송국 경험을 강조했지만, 면접 준비 과정에서 방송 SI 분야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뽑는 도메인이 아니라고 생각됐다.
어쨌든 기분좋게 서류 합격에 성공했다. 상반기 나만의 목표는 공채 면접 1회 이상 참여하기였는데, 다행히 성공할 수 있었다.
체감상 서류 합격률은 50%가 넘었다.

Culture Fit Test, 인성검사였다.
CJ 프로그램을 이용한 검사였고, 혹시나 했지만 무난한 인성검사였다.
CFT를 진행한 주의 금요일에 진행한 코딩테스트다.
으레 주말에 진행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쿨하게 금요일에 진행했다. 덕분에 싸피 하루를 날먹할 수 있었다.
체감 난이도는 굉장히 쉬웠다. 입력값 범위가 극도로 작게 주어져 당황했을 정도다.
특별한 알고리즘을 요구한다기보다, 구현이나 완전탐색만 적당히 할 수 있으면 풀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했다.
백준에 대입한다면 아마 실버 4~5라고 생각된다.
총 3문제가 출제되었고, LG CNS는 문제가 쉬워 제출 시간으로도 자른다는 썰이 기억나 한시간 남기고 그냥 제출했다. 합격컷은 올솔인 것 같았다.
코딩 테스트도 기분좋게 합격 후 1차 면접으로!

변수 중 변수 중 변수였다.
AI 면접을 경험해 본 적은 없었지만, 직무 면접이라고 생각해서 자기소개서와 프로젝트를 달달 암기하고 들어갔다.
정확히 문항을 말할 순 없겠지만, 자기소개 파트 없이 곧바로 질문이 들어갔고 총 16개의 질문이 나왔다.
협업 경험 등 인성 질문이 주로 나왔고, 직무 부분 문제 해결력을 물어보는 문제도 나왔다.
근데 이 질문들이 정말 까다로웠고, 각 문제마다 최소 시간을 채우는게 고역이었다.
AI 검사를 본 지인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각자 다른 문항이 출제되고 난이도는 다들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정말 해당 질문을 대답할 직무 역량이 있는지보다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지원자의 반응을 보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더듬더듬 절어나가면서 어떻게든 답변을 했고, 가슴에 묻어두기로 했다.
1차 면접은 비대면으로 진행했고, 특이하게 자기소개 PT를 준비해가야 했다.
다른 기업들이 으레 그렇듯 간단한 1분 자기소개를 시켜도 괜찮겠지만, 굳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시킨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보통 자기소개는 면접관들이 대충 귀로 흘려들으며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읽는 시간이 되기 마련인데, 프레젠테이션이 준비된다면 면접관들은 자기 소개에 온전히 집중하리라 생각되었고, 내 전략은 내 세일즈 포인트를 소개하자! 였다.
단순히 내 학력, 경험들을 늘어놓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첫 페이지에는 Why OliveNetworks?, 즉 내가 올리브 네트웍스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 두 번째 페이지에는 Why Me?, 즉 올리브 네트웍스에 내가 필요한 이유를 구성했다.

나름 올리브 색깔과 CJ 색깔을 이용해서 꾸미기도 했는데 티가 났을지는 모르겠다.
면접관분들의 반응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질문은 주로 협업 경험, 프로젝트 경험, 소통 방법 등 으레 직무 면접에 물어봄직한 질문들이 주로 나왔다.
하나 주목할 점이 있었다면, 면접관분들이 자기소개서 자료를 정말 자세히 읽어 오신다. 나는 자기소개서에 포트폴리오로 내 기술 블로그를 첨부했는데, 면접 대답 중 블로그에 업로드한 적 있는 내용을 말하자 블로그에서 보셨다고도 말씀해주셨다.
또, AI 역량검사 내용에서도 질문이 나올 수 있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나는 나오지 않았다. 사실 AI 역량검사 질문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채 면접에 들어갔고, 짱구를 굴려가며 댜른 질문을 필사적으로 유도했다. 이 작전이 먹혔는지 면접관분들이 원하는 질문들을 해주셨고, 면접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다.

면접이 평이하게 진행돼서 긴가민가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1차 면접에 합격했다.
사실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때 1차 면접자의 거의 전원을 합격시켜줬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꼭 그런건 아닌 것 같다.
2차 면접은 올리브 네트웍스 사옥에서 대면으로 진행됐다.
면접관 3분, 지원자 2명의 다대다 면접이었고, 분위기는 정말 편했다.
면접관분들도 지원자들이 최대한 긴장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시려고 노력했고, 안내해주시는 직원분들마저 최대한 긴장을 풀어주시려는 느낌이었다.
면접 내용은 임원 면접이 으레 그렇듯 인성 면접이었다. 경험을 기반으로 해서 묻는 질문들이 많았다.
가끔 생각이 필요한 질문을 던지시기도 했는데(10년 후 개발자의 역할과 본인의 생각을 묻기도 하셨다), 면접관분들이 먼저 대답할 시간을 갖고 이야기하라고 말씀해주셔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사실 당황했는데 덜 당황할 수 있었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경험 관련 대답이 프로젝트보다는 학부생 시절 교내 방송국이 치중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3년간 활동하면서 얻은게 많기도 했지만 방송국 이야기만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직무 적합성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는 조언도 있었다.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지만 당황하니까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게 방송국 얘기더라. 그래도 마지막 최후변론 때 직무 역량도 열심히 키웠다고 어필하긴 했지만, 면접관분들이 좋게 봐주셨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면접에 앞서 싸피에서 컨설턴트분과 상담을 했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컨설턴트님이 답변 예시로 몇 가지를 말씀해주셨는데, 그 중 하나가 굉장히 기억에 남았다. 흔히 고객의 컴플레인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따위의 질문이 들어오고는 하는데, 컨설턴트님은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신입이 무슨 권한이 있다고 컴플레인을 즉각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회사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상부에 보고 후 적절한 대응을 전달받겠다고 대답하는 것이 정상이다.
고객을 잘 달래고 적절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 따위의 대답은 그야말로 100명 중 101명이 하는 대답일 뿐더러, 신입에게 요구되는 비즈니스적 역량이 아니라고 하셨다.
그리고 면접에서 개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는데, 우연히 같은 시간대에 다른 직무 면접을 본 지원자분들이 고등학교 친구, 그리고 싸피에서 함께 삼성 모의 면접을 본 분이었다.
마치 트루먼 쇼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세상은 정말 좁구나.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현장에서 면접자가 적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고 면접 분위기도 괜찮았어서 내심 기대하기도 했는데 역시 면까몰...
그래도 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한 것 같아서 아쉽긴 해도 후회는 없는 것 같았다.
패인을 분석해보자면 역시 기업분석을 제대로 못한 것이 아닐까.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이 아무리봐도 BSE 직무와 동떨어진 내용이어서 면접을 준비하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면접관이 보기에는 회사를 잘 모르고 지원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자기소개서에서는 주구장창 방송 이야기만 하고 정작 면접에 들어가서는 물류를 지망한다고까지 했으니...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다음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잡을 수 있을것만 같다.
그리고 면접장에서 만난 고등학교 친구는 좋은 결과를 받아들었다고 하니 그걸로 위안삼기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