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14기애 합격을 했고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사실 합격한건 3월이었지만 4개월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후기를 쓰는 이유는 별거 없다. 지원금으로 구매한 맥북이 배송됐고 처음으로 뭘 해볼까 하다가 맥북 사용법도 익힐 겸 "스타벅스 출입증"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맥북답게 카페에 들어가서 맥북을 펼치고 뭔가 타자를 해보고 싶어서 뭘 할까 하다가 남들처럼 소마 합격 후기를 작성해보기로 했다. (4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작성한 만큼 기억이 흐릿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코딩테스트였는데 알고리즘이나 SQL은 그래도 괜찮았지만 웹(HTML, CSS, JS)은 진짜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올해는 웹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나마 안심했지만 막상 코테 문제를 보니 멘붕이 왔다. 내 느낌으로는 한 문제만 제외하고 모든 문제들이 백준 골드 급은 되는 듯 했다. 물론 SQL문제도....내 기억으론 1문제를 맞췄다고 생각했지만 1차 시험 때 시험 서버 이슈가 있어서 전원 합격을 시켜준 듯 했다.
1차 시험 난이도를 보고 2차는 더 어려우니 떨어지겠구나 생각했는데 의외로 2차는 1차보다 쉬웠던 것 같다. 역시나 4문제가 알고리즘 1문제가 sql문제였는데 알고리즘 중 2문제는 단순 구현, 한 문제는 그리디, 나머지 한 문제는 손도 못대서 잘 모르겠다. 암튼 5문제중 2문제를 풀었고 한 문제는 손만 대는 수준으로 풀어서 역시나 떨어지겠구나 싶었지만 의외로 붙었다?
정말 예상도 못했던 코테 합격으로 그제서야 부랴부랴 면접을 준비했다. 구글링으로 이전 기수 합격 후기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챗GPT에 면접에 나올 문제들을 물어보기도 했다. 기술/인성 질문으로 나눠서 대비를 했는데 사실 인성질문은 그냥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말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을 해서 따로 외우거나 하진 않았지만 기술 질문들은 면접장 입실 직전까지도 달달 외우듯이 하며 갔다. 질문에 대한 준비는 그렇게 했고 이번 기수부터는 본인이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노션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제출하면 면접장에서 자기소개와 더불어 프로젝트를 프레젠테이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걱정됐던게 사실 남들한테 당당하게 소개할만한 프로젝트가 없었던 나로서는 공부하며 사이드,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게 전부여서 그런 토이프로젝트 하나, 학교 과제로 진행했던 앱 프로젝트 하나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제출한 노션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화면에 띄우고 자기소개와 더불어 프로젝트 소개를 하는 시간이다. 이게 의외로 멘탈 터질 수 있었던게 정확히 3분인가 재고 끝나면 칼같이 끊었다. 실제로 내 앞에 하시던 분은 프로젝트 소개를 하다가 3분 타이머가 울리니 바로 끊었다. 자신있게 소개할만한 질문이 없었던 나는 자기소개를 좀 더 길게 하고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는 어떤 컨셉이고 왜 진행했는지 그리고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느끼고 얻었는지 정도만 짧게 했다. 괜히 디테일하게 기술에 대해서 설명하다가 개인질문에서 대답도 못할 심화질문들을 받을까봐 그랬다.
이 정도가 기억나는데 다른 공통 질문들도 이런 식으로 충분히 임기응변이 가능한 질문들이었고, 대비만 한다면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풀어낼 수준의 인성 질문들어었다. 우리 분과에서는 공통질문에선 기술질문이 하나도 안나왔다.
개인질문에서는 진행했던 프로젝트 위주로 기술적인 질문들이 나왔다. 그렇다고 막 심화된 내용이 나온건 아니고 이 프로젝트를 정말로 본인이 진행한게 맞는지 정도의 간단한 개념 질문 그리고 사용한 기술에 대해서 알고 사용하는지 정도였던 것 같다. 다른 분들도 자신의 프로젝트에 맞는 기술 질문들을 받으셨다. 예를 들어 백엔드를 희망했던 나는 HTTP 프로토콜이나 restapi, crud 에서 각각의 역할과 어떤 메소드를 사용하는지 등 기본적인 질문들이었다. 되게 심화된 질문들을 준비하면서 걱정했지만 의외로 기본적인 질문들이 나와서 면접장을 나올땐 "그래도 망하진 않았다" 라는 생각으로 나왔던 것 같다. 하지만 이건 우리 분과 얘기고 다른 분들이나 이전 기수 후기들을 보면 진짜 면접관 바이 면접관이라 개인질문도 인성질문이 들어온 분과도 있고 정말 심화된 기술질문이 들어온 분과도 있던 것 같다.
1차 코테부터 시작해서 합격까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운이 따랐던 것 같다. 사실 큰 목적없이 단순히 남들이 좋다고 해서 지원한 소마였다. 지원금같은 연수생 특전, 소마가 무엇인지, 그리고 소마를 통해 뭘 하고 싶은지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단순히 학교 개발동아리에서 발표를 했던 어떤 학우가 본인 스펙에 소마 XX기 라고 작성한걸 보고 다른 학우들이 소마에 대해 질문들을 했을 때 "뭔지 모르지만 대단한건가 보구나" 라고 생각했던게 지원동기였다. 내세울만한 프로젝트 하나 없이 부족한 실력으로 일단 지원하고 생각했다. 합격하고 다른 연수생들을 보니 뭔가 다들 열정이 대단하고 나보다 훨씬 뛰어나신 분들이 많아서 큰 목적이 없던 나도 동기부여를 받는 것 같다. 학교에서 단순히 프로젝트 성으로 개발을 진행했을 때는 모든개 당연했다. DB도 "당연히" 익순한 db. 백엔드 프레임워크도 "당연히" 익숙한 프레임워크, 서버도 "당연히" aws ec2. 하지만 여기서는 당연한게 하나도 없었다. 프레임워크 부터 모든 기술스택들이 누군가 정해주는게 아닌 우리가 정해야 했다. 따라서 모든 기술 선택에 "왜?" 라는 질문을 하는 것 같다.
왜 이 기술을 써야하지? 이것보다 저 기술이 이런 상황엔 더 낫지 않나? 이 기술 장단점이 뭐지? 뭐 이런 질문들을 끊임 없이 나오는 것 같다.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는 가볍게 넘어가는 질문들이었지만 이런 선택지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또한 지금까지 짧지만 소마를 하며 느낀 건 소마라고 하면 코딩만 할 것 같지만, 문서작업할게 너무 많다...너무나도....
아무튼 운 좋게도 소마 합격을 했고 현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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