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을 하기위해 문제를 푼다?

robin Han·2025년 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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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킥오프

처음에 생각한 해커톤은 제시된 문제 또는 사회의 문제를 주제로, 서비스 또는 툴을 빠르게 만드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기업들을 소개받아서 해당 기업들이 겪고 있는 문제 또는 새로운 방식 등 여러 가지 주제를 탐색하고, 주어진 주제로 팀을 구축해서 어떻게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해결할 것인지 등..., 여러 걱정과 기대를 가지고 기업들의 설명을 들었지만, 현실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기업은 주제를 제시해주지 않는다. 즉, 참여자들끼리 기업을 탐색하여 주제와 문제를 정의하고 팀을 만들어 해결하는 것이 이번 해커톤의 핵심이었습니다. 팀 빌딩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주제를 탐색하는 것 또한 떠오르지 않아 막막했지만, 이번에 참가해주시고 기업 대표님들이 기업의 소개뿐만 아니라 업계의 선배 또는 멘토로서 해주신 조언들로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코딩만 하는 개발자'

저는 이 말이 가장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온 프로젝트들은 서비스 측면 또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생각하기보다는 '어떤 기술을 사용해야 취업할 수 있을까?', '어떤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야 돋보일까?', '지금 유행하는 라이브러리는 무엇인가?' 같은 생각으로 기술 스택을 잡고 개발에만 몰두했습니다.

- 습관성 개발

어느 순간부터 개발만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고, 개발이라는 것이 편해진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개발이 쉽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하고 있는 개발이 그저 화면 구현, 애니메이션 추가, API 연동처럼 동일한 개발들을 반복하면서 구현이라는 작업이 익숙해져 성장이 멈추고, 관점 또한 고정되어 익숙한 일만 하는 기계, 즉 생각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느꼈습니다.

- 개발자의 본질

그동안 개발을 하면서 기술적이고 코딩에 대한 부분에만 몰두하다 보니 개발자의 본질이 무엇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개발, 내가 되고 싶은 개발자,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럼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싶은가?

개발자라는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 끝에 저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덕트를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제가 만든 기능이나 서비스가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고 도움을 주었을 때 더 큰 성취감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인재상이 당장 기업들이 원하는 전형적인 인재상하고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프로덕트를 팔기 위해서 비즈니스적 사고로 얼마나 사람들을 유도할 수 있고, 얼마나 미적으로 탁월한지 보다는 '사용하기 쉽다'를 최우선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싶습니다.

Why -> What -> How

"지금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개발자가 필요하다" - 기업 멘토님
실제로 이제는 구현이 우선시 되는 개발자보다는 이유를 찾는 개발자가 살아남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AI가 판치고 있는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왜라는 이유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AI를 사용해서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요즘의 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뛰어넘어야 하는 것은 AI의 능력이 아니라 오히려 AI를 사용하는 문제 해결사/기획자가 아닐까?

--> WHY :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왜 해당 서비스가 필요한지,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어떤 것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 WHAT :무엇을 바꾸어서 해결하고, 어떤 기능을 만들어서 해결할 건지

--> HOW : 어떻게 바꾸고, 기능들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AI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왜'라는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AI의 역할은 주로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AI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내고자 하는 주체는 아직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ND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면서 굉장히 위 생각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제 자신에게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이런저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지보다 그저 개발이 하고 싶은데 기업들의 문제를 찾는 상황이 모순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입 개발자라서 이러한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 같고, 이러한 과정들을 성장하면서 겪는 사춘기 같은 과정이자 경험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술적으로 성장하는 것과보다는 개발자의 철학에 가까운 왜라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미래에 생각한 개발의 대한 생각은 지금과 많이 다르고, 실제로 생각하면 할수록 바뀌는 것이 철학일수있지만 언젠간 나만의 철학이 확고하게 담긴 개발을 하는 그날까지 계속 고민해보겠습니다.

1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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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5일

많은 고민이 묻어있는 글이군요!:)
개발자의 본질은, (예비) 사용자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에 따라 왜 이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그러면 수동적 개발자, AI와 다를게 없는 개발자일 뿐이니까요!
글 잘 읽었습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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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5일

저도 공감 합니다.
왜 만드는지 알아야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야 사용자 관점에서 기능을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 하는대
위의 해커톤 처럼 아예 바닥부터 생각하는건 좀 고민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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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5일

'코딩만 하는 개발자'라는 표현이 정말 와닿았어요. 저도 많이 잊고 살았던 느낌이 있습니다.
기술 스택이나 구현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처럼 개발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는 더욱 그런 것 같고요.
AI가 How는 잘 도와주지만, 결국 왜 이걸 만들어야 하는지는 사람이 찾아내는 거니까요.
해커톤에서 예상과 다른 경험을 하면서 오히려 더 본질적인 것들을 고민하게 되신 것 같은데, 이런 성찰이야말로 정말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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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5일

연차가 쌓일수록 다들 원하는건, 코딩 실력이 아니더라구요, 만드는건 당연히 만드는것이고 운영을 어떻게 하였는가를 많이 여쭤보는거 같습니다.
개발을 하다보면 당연히 서게 될 기로에 서있으시다고 생각되며, 앞으로의 나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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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6일

저도 AI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금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서 공감이되네요.
이제는 코딩만 하는 개발은 AI가 더 잘하지만
아직 개발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고 이해하는 건 저희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싶은가? 에 대한 것도 매우 중요한 물음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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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8일

주체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는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인 것 같아요! 작성해주신 것처럼 AI를 사용하는 요즘 시대에는 AI에게 대체되는 것보다 AI를 활용하여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개발자에게 대체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공감되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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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30일

어릴때 학교에서 진로가 뭔지 왜 되고 싶은지 물어봤을땐 귀찮기만 했었는데, 크고 나니까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ㅎㅎ

저도 "더 나은 개발자가 되어야지", "어떻게 하면 개발을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이전에 왜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이 우선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려운 질문이지만 꼭 생각해봐야하는 질문인것 같아요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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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31일

기술 스택보다 사용자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개발자라는 본질적인 목표에 감명받았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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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31일

서비스를 충분히 개선하고,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게 좋은 개발자라고 생각해요 ㅎㅎㅎ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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