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하고 쉬고 한 걸음 더 나아가기

nayeoniee·2022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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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부터 공부 잘하는 애들이 부러웠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칭찬하고, 또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가니까 부러운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놀 거 다 놀면서 공부도 잘하는 친구"가 신기했고 부러웠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세 종류의 “잘 놀지만 성적도 좋은 친구"를 만났다.

“잘 놀지만 성적도 좋은 친구"

case 1

첫 번째는 노는걸 진짜 좋아하지만 부모님이 무서워 시키는 공부를 해서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공부량이 많아져 이런 케이스는 대부분 중학교때 까지 봤던 것 같다.

case 2

두 번째는 노는걸 진짜 좋아하지만 머리가 좋은 친구들이다. 대학 동기 중에 이런 친구가 있었는데 (물론 요즘도 가끔 연락한다 ㅎㅎ) 약속도 많고, 알바도 하고, 연애도 하느라 피곤해 수업시간에 졸지만, 잊어버리지만 않는다면 과제도 금방금방 완료해서 제출하고 1주일 벼락치기로 항상 B+~A 이상의 학점을 받았다. (참고로 필자는 공대생이다....) 비결도 궁금하고 시험 1주일 전에서야 시험범위를 확인하는 친구가 답답해서, 한 번은 정말 진지하게 맨날 노는데 대체 언제 공부하는지 물어봤었다. 비결은 다년간 쌓아온 벼락치기 스킬과 명석함이었다.
그 당시에 시험공부를 같이 몇 번 했었는데, 일단 새로운 개념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응용력도 좋아 문제에 빨리 적용한다. 그리고 자의 반 타의 반이지만 일단 시작하면 일에 몰입한다. 일을 끝까지 미루고 시작해 촉박함이 집중력을 높히기도 하고, 일을 시작하면 주변에 온갖 방해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초반에는 이 친구의 공부 스킬이 좀 부러웠지만, 나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그냥 받아들였다.

case 3

마지막으로는 머리가 좋은건 아니지만 노는 것과 성적 무엇 하나 놓치기 싫어하는 욕심쟁이 친구들이다. 동기 중에 입학부터 졸업까지 항상 1-2위를 다투면서 시험 직전까지도 본인의 필기를 공유하고 질문에 답해주는 친구가 있었다. 그렇다고 공부만 하는건 아니었고 술자리도 즐기고 학생회장을 맡아서 항상 약속이 많은 친구였다. 대학생때 장학금 한 번 쯤은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같이 공부하면서 금세 가까워졌는데 내가 옆에서 느낀 비결은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게끔 스케쥴 짜기"이다. 시험과 같이 큰 이벤트가 끝나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했다. 사실 이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슷할 것 같은데, 그 친구는 보상의 사이클이 짧았다. 나는 마음의 여유가 부족해 시험이 끝나야 놀러가거나 약속을 잡는 반면, 그 친구는 스스로에게 보상을 자주 주었다. 넷플릭스 정주행하기, 베이킹하기 같은 소소한 보상부터 놀이공원 가기, 여행가기 등 큰 보상까지 일을 완성할 수 있는 원동력을 항상 만들었다.
이런 친구를 옆에서 보면서 나도 스스로 원동력을 만드려고 노력했다. 대학교 2-3학년 때는 edm음악에 빠져서 페스티벌에 많이 갔고, 타과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 다양한 사람들과 모임을 가졌다. 학교 공부에 나름 노하우도 생기고 엉덩이로 공부법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 틈틈이 놀면서도 매학기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다시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다...

학업과 휴식을 조합해 나름 탄력적으로(?) 지냈지만,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부터는 왠지 맘편히 쉬면 안된다는 생각에 학교에 나가지 않는 주말에도 약속을 많이 안 잡고 책상에 종종 앉아있었다. 여기서 문제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는 별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ㅋㅋㅋㅋㅋ 주말에도 출근하는 박사과정 선배를 보며 “내가 놀 시간이 어디있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박사과정을 마무리하는 선배와 이제 막 연구실 생활을 시작한 나를 비교하는건 비교 대상이 안 맞지만, 그 당시에는 얼른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에 조급했다.

졸업하고 1달 정도 쉬다가 부캠에 합류했고 초반에는 열정 가득한 캠퍼, 마스터분들과 함께해 설렜고 나와 비슷한 관심사와 실력을 가진 분들과 공부해 너~무 행복했다. 부캠 강의과 과제 진도는 평일에 다 따라갈 수 있었지만, 모르는 부분들을 더 찾아보고 다른 스터디를 소화하려면 주말에도 공부하는건 어떨 수 없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5개월 동안 빡 집중하자!! 마인드였는데 2달 정도 지나니까 굉장히 많이 지쳤다. 잠도 줄여가면서 책상에 앉아있기는 하지만 점점 집중이 안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 “탄력적으로 일하기”를 시도하는 중이다.

내가 시도한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 휴식하기 방법들을 작성해보았다.

1.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 온라인 강의라고 하루종일 집에 있지 말자. 한 공간에서 오랫동안 집중을 잘 못하는걸 알기에 집/도서관/카페나름 다양하게? (원래는 파스쿠찌만 갔는데 질려서 요즘은 스벅도 가끔 간다) 공부 공간에 변화를 주자.
  • 할 일이 많다고, 대회라고 하루 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있지 말자. 물론 발등에 불 떨어진 경우에는 그렇게 해야겠지만, 괜히 마음이 불편해서 책상에 앉아있지는 말자.
  • 모든 시간에 집중력을 높이려 애쓰지 말고, 집중이 잘되는 시간을 찾자. 나 같은 경우에는 오전에는 집중을 잘 하지만, 저녁 먹은 후에는 피곤해서 누워있다가 10-11시 밤부터는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집중한다.

2. 효율적으로 휴식하기 & 놀기

  •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 못한다면 영상통화를 애용하자!! 대학생활 5년동안 거의 매일 학교에 가고, 같이 수업을 듣고, 잘 안되면 옥상이나 카페가서 쉬면서 소소한 대화들을 나누었는데 요즘은 주로 집에서 카톡만해서 조금 외롭다고 느낄때도 있다. 얼마 전에 매번 카톡만 하던 중학교 친구랑 몇년만에 영상통화를 했는데, 생각보다 같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거창하지 않더라도 운동을 하자! 점점 체력도 안좋아지고 억지로라도 밖에 나가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 집근처 헬스장에 등록했다. 집중이 잘 안되는 저녁시간에 운동하러 가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두 번 갔는데 저번에 PT쌤이 운동 마치고 “느낌 좋죠?”라고 한 말이 신선했고 진짜 헬스인이라고 느꼈다. 에러 해결하느라 끙끙대고 논문을 읽는것과는 다르게 숨차지만 하나라도 더 하려고 정신줄을 놓치 않는게 다른 종류의 자극이라서 나름 재밌었다.
  • 아직 어떻게 쉬어야 잘 쉬는건지 나만의 방법을 찾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방법들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한강 잔디밭에 누워서 날씨 즐기기
    사람 많은 대형 서점 가기

내일까지만 내다본다면 지금 당장 앉아 코드를 한 줄 더 짜고 논문을 하나 더 읽는게 도움이 되겠지만, 쉬지 않고 쭉 달려간다면 지치는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을 하나 하면 적절한 보상을 주고, 다음 일로 넘어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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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할 수 있어!

1개의 댓글

나연님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주변에 꼭 잘 노는데 성적도 잘 나오고 성공도 하는 친구들 보면 아무래도 부럽기는 하죠,,ㅠㅠ,, 꼭 주변에 한 두명씩은 있는 공감가는 글감이었습니다! 저 역시 이전 피어세션 때 팀원들과 얘기했던 것이 슬슬 지쳐가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1기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이 다들 지쳐갈 때 쯤 똑같이 지쳐간다라고 말씀해주셨었네요ㅎㅎ 나연님을 보며 나연님만 지쳐서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똑같은 심정이니 서로 으쌰으쌰해서 다시금 처음처럼 힘차게 달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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