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웹 개발자의 이력서 작성기

o_kreator·2020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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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굉장히 막막했다. 💦

블로그를 만든 지 채 십 분도 되지 않아 첫 포스팅을 할 생각을 하니 머리 속이 새하얗다. 어떤 흐름으로 작성해야 좋을까, 어떻게 글을 써내려가야 이상하지 않을까? 백지에서 새로운 것을 쌓아나간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 첫 이력서를 쓸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난 이 나이가 되도록 이력서가 없었다. 웹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국비 교육을 받고 급하게 써내려간 것이 있긴 했지만 오 년이 넘은 것이라 의미가 없었다.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가려면 내용을 갈아 엎을 필요가 있었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상황을 42 SEOUL의 멘토님이 아시더니 멘토링을 마칠 때 과제를 떡하니 내주셨다. 바로 이력서 작성!

언제나 준비된 인재가 되어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까지 말씀해주시는 것을 듣고는 반성했다. 나는 준비된 인재인가? 행운 같은 순간도 물처럼 떠내려 보낼 수 밖에 없는 게으른 인생이 아니었나?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난 신입이니까 이제부터 준비하면 되겠지.

본 포스팅은 좌충우돌 이력서 작성기를 자랑하는 것과 더불어, 멘토님께서 말씀하신 신입 개발자 이력서를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공유하고 싶어서 작성했다. 물론, 독자 여러분들께서 이견이 있다면 덧글로 친절히 짚어주시면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격적으로 이력서를 작성해보자. 🧾

처음에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멘토님께서 주신 이력서 양식은 정말 기본을 튼튼하게 갖춘 것이었다. 전형적인 것이지만 튀지 않아서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양식을 바꾸지 않은 채로 항목 별로 무엇을 적을 수 있을 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의 나는 자신감이 바닥이었던 터라, 정말 확실한 것만 콕 짚어서 적으려고 노력했다. 더불어 난 디자인과 개발을 동시에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핵심 역량에 디자이너 등 타 부서와의 소통이 원활하다는 것도 적었다. 정장을 차려 입은 차렷 자세의 증명 사진도 첨부했다. 그렇게 하루만에 완성된 이력서는 내게는 보기엔 휑하다는 것을 빼면 좋아보였다. 휑해보였던 것은 한 줄 씩 간략하게 적은 프로젝트들이 겨우 세 개에 불과했기 때문일 것이니 앞으로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며 멘토님께 첨삭을 부탁드렸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내가 얼마나 잘못 알고 있었나 싶다.

신입 개발자로서 중요한 것을 잊지 말자.

멘토님께서는 제출된 이력서를 보시더니 꼼꼼하게 많은 양의 첨삭을 해주셨다. 개선할 점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인데, 이들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았다. 어디까지나 멘토님의 의견이니 이견이 있다면 덧글로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

사진은 경직되지 않은 것이 좋다.

  • 대기업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면 (지금의 나는 대기업에 들어갈 실력은 아니니) 너무 경직된 사진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 아무래도 핵심은 '경직된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겠지.

정성적인 것보다는 정량할 수 있는 것을.

  • 쉽게 이야기하자면 '소통 능력 원활' 같은 추상적인 것은 증명하기 어려우니 적지 말라는 것이다. 면접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불리해지기 마련이다.
  • 차라리 특정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관련 프로젝트와 함께 적는 것이 더 확실하다는 말씀이셨다.

진행한 프로젝트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 진행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떻게 활용해서 어떤 것을 만들었는 지를 구체적으로 적으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어차피 신입에게 중요한 건 배운 경험일테니.
  • 기존에 멘토님께서 주신 이력서는 경력자 위주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 생각된다.

적당한 MSG는 나쁘지 않다.

  • 이력서를 작성하기 전 내 이전 경험들에 대해 여쭈신 상태에서 하신 말씀이다. 한게 많은데 그에 비해서 이력서는 반도 작성이 안 됐다는 것이었다.
  • 말씀을 듣고 이력서에는 자신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경험한 것이면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적는 것이 나를 나타내는 데에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물론, 면접에서 제대로 답변은 할 수 있어야겠지. 하지만 신입이 모든 것에 대답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는 것도 첨언해주셨다. 중요한 건 어디까지나 태도.

이력서에 첨부된 자기소개서는 간결하게.

  • 자기소개서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빼는 게 좋다고도 말씀해주셨다. 핵심만 간결하게.
  • 세세한 이야기는 면접에서 자연스럽게 푸는 것이 좋다는 의미셨으리라 생각된다.

이력서 작성, 정말로 오래 걸리더라. ✍

위와 같은 피드백들을 듣고 수정만 여러 번을 거쳤다. 전술했듯 백지에서 쌓아올리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 만큼 시간도 오래 걸렸다.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의 'PDF로 저장하기' 버튼을 얼마나 눌렀는 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계획표에 하루만에 끝내기로 했던 이력서 작성 일정은 이틀, 사흘, 나흘로 계속 늘어나기만 했다.

이때서야 내 게으름과 오만함을 깨달았다. 내 자신을 포장하고 가꾼 상태로 보여주는 일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구나. 멘토님께서는 자신의 이력서를 작성하는 데에 세 달이 걸렸다고 하셨다. 내가 여타 다른 일을 할 동안 누군가는 자신의 커리어를 정리하는 데에 시간을 투자했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그리고 마침내, 이력서 완성! 🎉

멘토님께 많이 좋아졌다는 말씀을 들은 것은, 정말 있는 경험 없는 경험부터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적었을 때였다. 면접에서 모두 답변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모두 팩트에 근거한 것들만 적긴 했어도) 자신 있게 답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제 서류 자체는 통과인 셈이다! 물론, 멘토님께서는 반 정도 밖에 못 쓴 것이라고 해주셨지만. 악! 😭

이후에도 변경점은 조금 있었다. 항목들의 순서를 살짝 바꾸거나, 디자인을 조금 바꾸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이력서는 나를 나타내고 꾸며주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이력서는 아래와 같다.

앞의 두 페이지만 발췌했고, 모두 모자이크로 검열되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깔끔하다는 건 느껴질 것이라 생각한다. 디지털로 볼 경우 링크된 텍스트로 포트폴리오나 연락처에 바로 연결되도록 해두었다.

이제, 그 다음은? 🤔

현재 이력서를 구직 사이트에 공개로 업로드한 상태고, 글을 쓰는 도중에도 두 곳에서 연락이 왔다. 자신감이 생기는 경험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르게 이끌어주신 멘토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잘 해내느냐 마느냐는 오로지 내 노력에 달린 셈이다. 특히나 자신 없어 했던 기술 면접을 준비하며, 개인 혹은 팀 프로젝트들로 이력서에 추가할 것들을 실천해나가는 것은 내 몫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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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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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30일

글을 보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