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6
일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몸이 피곤해질대로 피곤해졌다. 처음 항해99
에 지원할 당시만 해도 한국과의 시차 8시간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었다. 건강상으로 문제가 없고 99일 쯤은 껌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하루하루 몹시 피곤하다. 다만, 하고싶은 일을 하다가 보니 선택에 후회가 전혀 없고 하는 내내 즐겁다. 단지 영국시간으로 새벽 3, 4시
만 몰려오는 졸음에 어쩔바를 몰라 팔굽혀펴기와 런지로 몸을 괴롭혀봐도 여전히 잠을 이기기는 너무 힘들고 고되다.
오늘 크루원 한 분이 찾아와 개인적인 고민을 나누며 내가 여태가지 견뎌온 시차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되었는데 정말 쉽지않은 나날이었다. 내가 직접 몸으로 경험하면서 느낀 것을 생생하게 전달해드렸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아직 기술적으로 내가 뛰어나지 못하다 보니 남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내코가 석자라 남들을 위한 뭔가를 해보지 못해서 정말 아쉬운 마음이 많고 늘 도움만 받다보니 미안했는데 기술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남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언제나 아주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다.
오늘 우리팀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뛰어난 분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내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면 늘 배우고 싶고 존경스럽다.
지난 36일 동안 그저 강의를 보고 이해하고 외우려 노력하고 그것을 코드로 써내려갈 생각에 항상 매달려 왔었다. 근데 오늘 그 분의 가이드를 받아 한 줄 한 줄 생각을 하면서 코딩을 했더니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어떠한 특정 기능을 구현하는 코드를 구성하기에 앞서 어떤 입력값이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어떤 결과값을 받게 되는지, client와 server가 서로에게 어떻게 요구하고 응답하는지를 깊이 생각해보고 코딩을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는데 정말 충격적
이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애초에 개발자를 하겠다고 뛰어든 이 부트캠프에서 내가 정말 향상시키고 싶었던 능력을 생각해보면 결국 개발자처럼 스스로 생각할 줄 알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었다. 그것을 이루려면 오늘 배운 생각하는 방법 또는 공부하는 방법이 정말 딱 들어맞는 방법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매번 느끼지만 난 정말 인복이 많다. 항상 좋은 사람이 주위에 득실거린다. 결국 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 귀인들에게라도 미안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실패한 고통보다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을 깨닫는 것이 몇배 더 고통스럽다.
글솜씨를 갖춘 개발자라니, 이보다 멋질 수 있을까요! 저는 창길님의 성공적인 미래가 보이는 것만 같아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