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퇴사한 지 한 달 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여유를 갖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한 번 몰입해서 개발해보고 싶다”는 갈증도 있었다. 그래서 눈에 띈 게 바로 구름톤이었다.
해커톤이라는 형식 자체가 처음이었지만, 단기간에 집중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환경, 그리고 개발자로서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제주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딱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경험이라 생각하고 고민 없이 지원서를 썼다.
프론트엔드 개발자용 질문
1-1. 사용 가능한 프레임워크/라이브러리(React, Vue 등)를 나열하고, 그중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을 하나 골라 이유를 설명해주세요.(300자)
1-2. 상태 관리를 어떤 방식으로 해봤고, 왜 그 방식을 선택했는지 설명해주세요.(300자)
1-3. API 호출 및 데이터 바인딩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예시와 함께 설명해주세요. (300자)
1-4. 웹팩, 바벨 등의 빌드 도구에 대한 이해도와 사용 경험이 있나요? (300자)
구름톤 참여 동기를 작성해주세요. (300자)
구름톤을 통해 어떤 부분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지, 있다면 작성해주세요 (300자)
협업 시 지키는 본인만의 규칙이나 전략은 무엇인가요? 갈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해결 방법도 함께 알려주세요. (500자)
진행하신 프로젝트 중 하나를 선택하여 설명해 주시고, 그 경험으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결과를 작성해주세요. (500자)
항목이 생각보다 많아 당황했지만 1번 문항은 짧게 현 상태에 대해 작성하면 됐고, 나머지 항목들도 해커톤과 같이 짧은 기간에 몰입해서 완성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이때까지의 사례와 함께 작성했다.
다른 기수는 어떤 주제를 하고싶냐는 항목도 있었던 것 같지만 이번에는 체크박스로 여러 항목 중에 고르는 형식이었고 필자는교육과 의료 관련 항목을 선택했다.
처음 지원한 해커톤이었고, 경쟁률이 높다고 들어서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 합격하여 참가할 수 있었다!😄
14기 구름톤의 상세일정 이전 기수까지는 카카오도 함께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오직 구름에서만 주최를 해서 카카오 현직자 특강이 빠졌고 그덕에 비어파티 전에도 해커톤 작업을 할 시간이 더 주워졌었다.
구름스퀘어에 도착해서 구름스퀘어에 도착하여 위와 같은 키트를 받고, 미리 짜주신 조별로 앉아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가졌다. 아이스브레킹 조원들과 제공해준 도시락을 점심으로 먹고 오후에는 self PR시간을 가졌다. 떨려서 자기소개페이지의 것들을 그냥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가벼운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기술적으로나 기획자, 디자이너분들에게 어필될만한 이야기를 더 하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기획자 특강과 이어서 주제가 발표되었고, 이번 기수의 주제는 "스마트 관광을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 활성화"였다. 사실 나는 경쟁률이 높은데 내가 합격했던 이유가 선택했던 주제가 맞아서 그런가하며 교육이 주제일까 싶어 관련 아이디어를 생각하기도 했는데 나의 완전한 착각이었다.ㅎㅎ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FE개발자와 디자이너는 구름의 디자인시스템인 vapor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쥬디님과 FE 개발자인 노아님이 발표해주셨고 웹접근성 부분과 UX라이팅 가이드가 기억에 남는다.
필자도 전 직장에서 웹 접근성이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관심히 가서 질문했는데 구름에서 접근성을 고려하게 된 계기도 같은 프로젝트라서 내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UX라이팅은 따로 UXUI디자이너가 없었던 전 직장에서 같은 문제에 대해서 기획팀에 말씀드려 통일시키는 경험이 있었는데 디자이너가 주도적으로 만든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강 이후 단체사진을 찍고 저녁은 흑돼지와 이재모피자로 나눠져서 먹으러 갔는데, 부산사람으로서 흑돼지를 먹으러갔다. 20명이 넘는 인원이었지만 장소특성상 같은 테이블에 앉은 분들이랑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다른 테이블분들이랑 이야기를 하지못한게 살짝 아쉬웠다.
숙소로 돌아가서 주제에 대한 1page 아이데이션을 해서 제출하고 3,4시쯤 잠에 들었다.
둘째날의 첫 일정은 원페이지 프레젠테이션! 다들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비슷할 것 같아, 근래 이슈가 된 산불과 반려견순찰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발표했다. 발표 이후 팀 빌딩 시간을 가졌고, 생각보다 팀빌딩 전에 정해진 팀이 많아보였고, 어쩌다 팀을 꾸리게 되었다. 내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지신 디자이너 한 분이 같이 하고싶다고 말씀해주셨는데 함께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다른 해커톤이나 사이드프젝에서 만나게 된다면 꼬옥 함께하고 싶어요😭😭)
프로젝트 팀원들과 제공해준 도시락 점심을 먹고 플레이스 캠프로 이동했다. 1인 1숙소를 배정받고 들어갔는데, 화장실이 통유리에 신발을 따로 벗는 곳이 없어 살짝 당황했지만, 어짜피 해커톤하느라 잠깐 씻고 눈붙이러 오는 수준이라고 들어서 괜찮았다. 이틀동안 잠깐 눈붙일 때마다 침대와 침구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참가자분이 시몬스 침대라고 말씀해주셔서 아 그래서 잘잤구나 생각했다.
비어파티는 처음에는 랜덤으로 짜진 조로 이야기 나누고, 이후에는 직군별로 나눠 이야기했다. 다른 FE개발자분들과 서로 회사의 이야기나 프로젝트, 테스트코드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이야기 나누며 이전에 멀티레포에서 모노레포로 변환하려다가 너무 무거워서 다시 멀티로 돌아왔던 경험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레거시가 꽤 많은 무거운 프로젝트라서 그랬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느정도 이야기를 나누다가 돌아가서 vapor 및 기본적인 프로젝트 셋팅을 진행했고 새벽 4시 정도에 자러들어갔다.
셋째날 아침이 밝았고 전날 디자이너분이 작업해주신 것을 바탕으로 프론트 작업에 들어갔다. 점심은 플레이스캠프 인근의 식당에서 고등어구이와 제육볶음을 먹었다. 어쩌다보니 다른 팀원분들과 한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전날 랜덤조에서 함께한 분도 있고 처음 이야기하는 분도 있어서 다양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고, 또 고등어가 맛있었다!!ㅋㅋ
열심히 작업하다가 숙소가 성산일출봉 앞인데 한번도 못보고가면 아쉬울 것 같아 팀원들과 함께 산책도 하고 성산일출봉도 보고왔다! 날이 좋진 않아 사진은 잘 안나왔지만, 제주도 여름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다보니 아쉽진 않았다! 시원하게 잘걷다가 돌아와서 작업을 이어갔다.
보통 구름에서 저녁으로 치킨을 제공해주신다고 후기들에서 봤는데 이번에는 살짝 변주를 줘서 피자로 시켜주신 것 같다. 감사합니다 🤍
완성은 꼭 해야한다는 생각과 우리팀 디자이너분이 챙겨주신 글루콤 덕분에 1시간만 자고도 개발할 수 있었다. 오전 11시 제출 마감이었는데 와이파이가 좋지 않아 업로드하는데 너무 오래걸려 결국 감점 1점을 받아서 아쉬웠다. 제출 이후 잠시 팀원들과 옆 카페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발표 흐름을 짰고, 최종 발표시간이 되었다.
아쉬운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후회는 없다.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아이디어의 방향성과 문제 정의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또한 짧은 시간 안에 기획, 디자인, 개발, 발표까지 진행하면서 각 직무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역할 하나라도 빠지면 프로젝트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기에, 모든 팀원이 협력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근래 이렇게 몰입해본 적이 없었고 이렇게 밤을 새본 적도 없었다. 구름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단기간에 mvp라도 프로젝트 하나를 완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함께 했던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갈 수 있어 좋다.
구름톤에서 만난 사람들은 정말 다들 열정이 넘쳤고, 그 분위기에 나도 자연스럽게 푹 빠질 수 있었다.
특히 나는 제주도에 온 김에 하루 더 머무르기로 했는데, 돌아가는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한솔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다음 날 만나 밥도 먹고 카페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고, 덕분에 해커톤 이후의 하루까지도 따뜻하고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앞으로는 사이드 프로젝트도 더 적극적으로 작업하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해커톤이나 연합 동아리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개발 외에도 정말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몰입의 즐거움, 협업의 에너지,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까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언젠가 또 해커톤에 참여하게 된다면, 이번보다 더 잘할 수 있겠지.
그리고 그때도 다시 좋은 사람들과, 재미있고 진지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길.
번외로 다음 기수분들께 꿀팁을 드리자면
- 밤샘 작업에 글루콤(비타민)은 큰 도움이 됩니다.
- 숙소 체크아웃 시간과 제출마감 시간이 같으니 미리 체크아웃을 하고 제출 작업에 들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업하다 짐을 싸러가면 정신이 없어요😱)
- 제출마감 20분 전에는 업로드 시작하기. (pdf와 영상파일을 올리기에 와이파이가 좋지 못해요🥹)
글루콤 꼭 챙겨갈게요 ! 꿀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