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체들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게 정의되었을 때, 훌륭한 객체지향의 세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책임은 설계의 품질을 좌우합니다. 객체에게 주어진 적절한 책임은 스스로의 의지와 판단으로 각자의 책임을 수행하는 자율적은 객체를 낳습니다. 이러한 자율적인 책임들이 모여, 유연한 협력이 생성됩니다.
객체가 자율적이기 위해서는, 객체에게 할당되는 책임이 자율적이어야 합니다. 객체의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지만, 해야할 일은 명확히 지시하는 책임을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너무 추상적인 책임이 협력의 의도를 명확히 표현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좋은 책임이 아닙니다.
자율적인 책임은 객체가 '어떻게(how)'가 아닌 '무엇(what)'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어떻게 책임을 수행할지는 객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객체가 자신의 책임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은 외부에서 전달되는 요청, 즉 메시지 뿐입니다.
메시지는 메시지 이름과 인자 두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메시지 전송은 수신자와 메시지의 조합입니다. 따라서, 메시지는 다음과 같이 전송됩니다.
receiver.message_name(argument)
객체가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의 모양이 객체가 수행할 책임의 모양을 결정합니다. 또한, 객체가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은 외부와 분리되어 객체의 사적인 영역에 속하게 됩니다.
객체가 메시지를 처리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을 메서드라고 합니다.
송신자가 메시지를 전송하면, 메시지를 수시한 객체가 실행 시간에 메서드를 자율적으로 선택합니다. 이는 실행 코드를 컴파일 시간에 결정하는 절차적인 언어와 다른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입니다.
다형성은 서로 다른 유형의 객체가 동일한 메시지를 서로 다른 메서드로 처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르킵니다. 이는 객체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자율적인 객체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서로 다른 객체들이 다형성을 만족시키는 것은, 객체들이 동일한 책임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메시지 송신자의 관점에서, 모두 자신의 요청을 수행할 책임을 지니는 다형적인 수신자들을 구별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는 송신자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타입의 객체와 협력할 수 있게 합니다. 즉, 다형성은 객체들 사이의 대체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대체 가능성은 설계를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하게 만듭니다. 송신자가 수신자의 종류를 알 필요가 없기에, 다형성은 수신자의 종류를 캡슐화 합니다. 즉, 수신자의 객체 타입에 대한 결합도를 메시지에 대한 결합도로 낮춥니다. 따라서 같은 메시지를 수행할 수 있는 어떤 객체와도 협력할 수 있는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송신자가 수신자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을 아는 것은 설계 품질에 큰 영향을 줍니다.
첫째, 협력이 유연해집니다. 수신자를 다른 객체로 대체하더라도 송신자에 대한 파급효과는 없기 때문에 유연하게 협력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둘째,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유형의 객체가 같은 책임을 수행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협력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셋째,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객체들이 수신자가 될 수 있기에, 다양한 송신자-수신자 관계에서 협력에서 재사용될 수 있습니다.
유연하고 확장 가능하고 재사용성이 높은 협력이 다형성의 축복처럼 느껴지지만, 모든 것은 메시지가 송신자와 수신자의 결합도를 낮추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설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훌륭한 메시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객체지향의 기본 개념은 연쇄적으로 메시지를 송수신하는 자율적인 객체들 사이의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객체지향 어플리케이션을 클래스의 집합으로 생각합니다. 클래스가 중요한 추상화 도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클래스가 아닌 객체들이 주고받는 메시지입니다. 클래스를 중심에 두고 한 설계는 유연하지 못하고 확장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메시지가 아닌 데이터를 중심으로 객체를 설계하는 방식은 객체 내부 구조를 객체 정의의 일부로 만들기 때문에 객체의 자율성을 저해합니다. 데이터에 대한 결정을 뒤로 미루기 위해서는, 독립된 객체의 상태와 행위가 아닌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제공해야 하는 메시지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훌륭한 설계는 개별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가가 아닌 이를 중심으로 객체들 사이의 협력 관계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객체가 메시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가 객체를 선택하게 해야합니다.
책임-주도 설계의 기본 개념은 객체들 사이의 메시지를 기반으로 적절한 역할, 책임, 협력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시스템이 수행할 책임을 위한 협력 관계를 시작하는 객체는 책임을 할당받습니다. 객체는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메시지를 결정하고, 메시지를 수신하기에 적합한 객체를 선택합니다. 이 객체는 또다시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적절한 메시지를 결정하고, 이 과정이 시스템의 책임이 달성될 때 까지 반복됩니다.
책임-주도 설계의 핵심은 What/Who 사이클:어떤 행위가 필요한지를 먼저 결정한 후 행위를 수행할 객체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협력에 필요한 메시지를 먼저 결정한 후, 메시지를 수신하기에 적합한 객체가 결정됩니다. 그리고 수신된 메시지가 객체의 책임을 결정합니다.
메시지를 먼저 결정하는 방식은 객체가 외부에 제공하는 인터페이스가 독특한 스타일을 따르게 하는데, 이 스타일을 Tell, Dont' Ask(묻지 말고 시켜라) 스타일 또는 데메테르 법칙이라고 합니다. 이는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이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또한, 이 스타일은 메시지가 '어떻게'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요청하도록 합니다. 이는 객체 인터페이스의 크기를 급격히 감소시키고, 외부에서 해당 객체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 감소됨을 의미합니다.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른 객체와 상호작용합니다. 인터페이스만 안다면 객체의 내부 작동 방식은 몰라도 객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객체 내부 구조나 작동 방식이 변경되거나 다른 객체로 대체되더라도 인터페이스만 유지된다면 인터페이스 사용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객체가 다른 객체와 상호작용하는 유일한 방법은 메시지 전송이므로, 객체 인터페이스는 메시지의 목록으로 구성됩니다.
인터페이스는 외부에서 접근 가능한 공용 인터페이스와 내부에서만 접근할 수 있는 사적인 인터페이스로 구분됩니다. 모든 인터페이스는 메시지 전송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으며, 자기 자신과의 상호작용도 예외는 아닙니다.
객체지향적인 사고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 세 가지 원칙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원칙인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separation of interface and implementation) 원칙은 매우 중요합니다. 객체 설계의 핵심은 객체 외부에 노출되는 인터페이스와 객체 내부에 숨겨지는 구현(상태와 메소드)를 명확히 분리해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 원칙이 중요한 이유는, 소프트웨어는 항상 변경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객체를 수정했을 때 어떤 객체가 영향을 받는지 판단하는 것은 몹시 어렵습니다. 객체의 모든 것이 외부에 공개되어 있다면, 작은 수정이 일어났을 때조차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입니다. 따라서, 변경에 대한 안전 지대와 위험 지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객체의 상태와 메서드 구현은 객체 내부에 속합니다. 객체의 상태와 메서드 구현을 변경하더라도, 객체 외부에 영향이 가서는 안됩니다.
일반적으로 인터페이스와 구현의 분리 원칙을 수행하기 위한 객체 설계 방법이 캡슐화입니다. 캡슐화는 두 가지 관점에서 사용됩니다.
상태와 행위의 캡슐화
사적인 비밀의 캡슐화
책임의 자율성이 협력의 품질을 결정합니다.
자율적인 책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