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만들기

Pak Yeongjo·2022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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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발자에게 취미가 필요한 이유

생각해보면 많은 면접에서 취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받은 기억이 있다.
떠올려보면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인 적이 없다. 처음엔 아이스 브레이킹을 위한 질문이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하긴 기술 면접 준비하기도 바쁜데 언제 취미까지 생각하고 있을까?

하지만 질문이 나오는 맥락을 떠올려보면 그런 의미는 아니었던 것 같다. 개발자에게 취미라는 항목이 내 생각보다 더 의미있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고 이 부분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본다.

2. 취미가 뭐에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꽤 많은 상황에서 없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내가 진짜 취미가 없을까?

내 기준에서 취미를 정의해보자면 1) 할 일이 없을 때 2)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것이 취미라고 생각해본다. 내가 그런게 뭐가 있을까?

두 가지가 생각나는데 첫 번째는 게임이고 두 번째는 강아지 산책이다. 두 가지의 공통점은 완전한 off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게임을 하면서 산책을 생각할 수 없고 산책을 하면서 이력서를 생각하지는 않는다.

3. 다른 개발자들의 취미는 뭐가 있을까?

요즘은 부쩍 운동을 하는 개발자가 많아진 느낌이다. 클라이밍, 테니스, 등산, 골프, 헬스 등 항목도 다양해진듯 하다.

또 코딩을 취미로 뽑는 사람들도 많아보인다. 개인적으로 학습/업무와 취미는 구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진심으로 코딩 자체를 즐기는 분들도 많은듯 하다.

4. 그럼 어떤 취미가 좋을까?

바람직한 취미를 위한 조건을 정리해보자.

일과 삶의 on/off를 가능하게 한다

과도한 집착은 필요한 순간의 몰입을 망친다. 업무와 퍼포먼스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슬랙 알림을 꺼놓을 수는 없으니 off-time을 취미 생활로 확보해서 번아웃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취미의 결과물을 고민한다

낮잠을 취미라고 치면 이 활동의 결과물은 체력 회복이 될 것이다. 대신 두통과 현자타임이 동반될 수 있다.
게임이 취미라고 치면 이 활동의 결과물은 재미와 스트레스 해소가 될 것이다. 대신 현자타임과 거북목이 동반될 수 있다.
웨이트가 취미라면 스트레스 해소와 빵빵한 근육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여기서도 잃는 것은 생기겠지.

어떠한 형태의 취미 생활이든 얻는 것과 잃는게 생긴다. 되게 별거 아닌 것을 얻어갈 수도 있고 심각한 반작용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취미 생활은 저녁이 있는 삶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 기왕 하는거 리스키한 취미보다는 보람있는 결실을 얻을 수 있는걸 선택하는게 좋지 않을까?

5. 그래서 진짜 내 취미는 뭘까?

마침 이 글을 작성하기 전 바이버그 최신화에서 개발자의 취미에 대해 얘기했다. 생각해보면 난 아는 척 하는 것도 좋아하고 아는 척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도 좋아한다.

이런 동기에서 시작된게 byebug - 우리들의 개발 이야기였다. 지난 2년간 휴식기가 있었지만 분명히 내 취미 생활이었다. 이만큼 리턴이 확실한 취미도 또 없을 것 같다. 자발적으로, 열성적으로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이라니!

앞으로 취미를 물어보면 팟캐스트 녹화라고 대답해야겠다. 그리고 하나만 있으면 심심하니까 기깔나는걸 하나 더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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