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7.12 업데이트) 급하게 이직 준비를 하게 되어 이번 기회에는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최근 클래스 101으로부터 강의 제안 메일을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클래스101의 크리에이터 콘텐츠팀 OO 매니저입니다."
예상치 못한 메일에 깜짝 놀랐죠. 저는 아직 강의를 해 본 경험도 없고 개발 관련 컨텐츠로 유명하지도 않으니까요.
순간 가슴이 뛰었습니다. '내가 적었던 포스팅들이 인정받은 건가?' 하는 설렘과 함께요.
메일에서 제안한 5가지 강의 주제를 보는 순간 설렘은 순식간에 의구심으로 바뀌었습니다.

클래스 101에서 제안한 강의 주제들이 제 최근 블로그 포스팅들과 똑같았습니다.
에이다 러브레이스, 무료 호스팅 플랫폼, 앵귤러 문서 번역, 금융권 보안 메일 분석, 토이 프로젝트 후기까지...
순서마저 동일하게 각 포스팅을 요약한 내용이었습니다.
혹시 사칭이나 AI를 이용한 스팸성 대량 발송 메일인가?
첫 번째 의문이 들었습니다. 제 블로그 포스팅을 그대로 강의로 만들었을 때 과연 가치 있는 콘텐츠가 될까?
솔직히 말하면 제 포스팅들은 유료 강의로 제작하기엔 적절하지 않습니다. 각 포스팅의 주제들이 하나의 코스로 묶이기엔 너무 산발적이고, 제 흥미 위주로 쓴 내용들이라 직접적인 스킬업 효과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만 이런 메일을 받았나 궁금해진 저는 곧바로 인터넷에 강의 제안과 후기를 찾아보았습니다.
검색 결과 저와 비슷한 의구심을 갖는 커뮤니티 글들이 최근에 여러 개 올라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클래스101에서 갑자기 강의 제안 메일이 왔는데 이상하지 않나요?" 같은 글들이었죠.
또한 한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 주변에도 강의 제안을 받은 사람이 많다고 알려주더군요. 개발자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사람들도 비슷한 메일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아마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 중에도 클래스101의 강의 제안을 받은 분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보니 마케팅을 위해 강의 수를 늘리기 위해 아무에게나 제안을 보내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클래스101의 최근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개별 강의를 구매하는 방식이 주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구독 모델과 개별 구매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정산에 관한 다른 크리에이터들의 후기를 찾아보았습니다.
크리에이터가 직접 제작했을 때 기본적으로 크리에이터 60% vs 플랫폼 40% 비율로 정산된다고 합니다. 또, 정산 전 금액은 전체 수강시간 중 크리에이터의 클래스를 수강한 총 시간으로 계산된다고 하네요.
따라서 이미 유명한 클래스라면 구독 수익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저처럼 유명하지 않은 클래스라면 구독 수익이 크게 날 수 없을 겁니다.
또한 강의가 많아지더라도 구독 유저의 구독료를 모든 강의가 나눠 가지기에 플랫폼 입장에서는 큰 리스크 없이 강의 수를 늘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지만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개별 강의의 가치가 희석되는 구조더라구요. 내 강의가 "와 이 강의 하나만으로도 구독료가 아깝지 않아!"가 되기보다는 "어차피 구독했으니까 한 번 들어볼까?"하는 수많은 강의 중 하나가 되는 거죠.
실제 경험담을 찾아보니 첫 달에 5천원 정도만 받은 경우도 있더라구요. 강의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수익을 위해서라면 절대 하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마음속으로 이미 거절을 결정했습니다. 제 컨텐츠와 전문성을 인정받았나 했던 처음의 설렘이 무색해졌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산책을 하며 이 일을 다시 생각해보니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수익성만 보면 분명 비효율적이지만 저에게는 다른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대학에서 영미학과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이 두 학문은 교육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실제로 교육학 강의도 몇 개 수강했고 교육 방법론에 대해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엘리스 부트캠프를 통해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했기에 코딩 교육에 관해 항상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에듀테크에 기업에 지원해보기도 했고 이따금 후배 개발자들을 멘토링해주기도 했지요.
제겐 좋은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항상 있었어요. 문득 '수익은 포기하더라도 진짜 도움이 되는 강의를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 벨로그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한 플랫폼에서는 도달할 수 있는 독자층이 제한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년차 개발자로서 개인 브랜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어요. 단순히 기술적 역량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고 '이 사람은 어떤 개발자인가?'를 보여줄 수 있는 고유한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텍스트 위주의 블로그는 분명 깊이 있는 내용이나 정 반대로 가벼운 내용을 얉게 다루기엔 좋지만 접근성과 파급력 면에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특히 개발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나 비개발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을 수도 있겠네요.
유튜브나 스레드 등 다른 플랫폼 병행을 고민하던 중에 온 제안이었기에, 새로운 매체에 도전해볼 기회로 생각했습니다. 영상 콘텐츠 제작 경험을 쌓는 건 덤이구요.
특히 교육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단순히 '개발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에게 개발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개발자들이 "설명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하지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결과물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온라인 강의는 그런 역량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또 커리어적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년차 개발자 중에서 유료 강의 플랫폼과 계약을 맺고 강의를 올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클래스101의 이미지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인지도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플랫폼과의 협업 경험 자체가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일로 제안한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면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제가 주도적으로 강의 내용을 역제안하기로 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커리큘럼을 역제안하고 스스로 강의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요. 교육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마케팅까지의 전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결국 저는 수익 기대는 완전히 접고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대신 하나의 조건을 제안하려고 합니다.
기존 블로그 포스팅을 우려먹는 수준이 아닌,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으로 완전히 새로운 커리큘럼으로 강의를 제작한다는 것이죠.
지난 목요일에는 클래스101에서 주최하는 1:N 웨비나에 참석했어요. 그때까지도 혹시 스팸이나 사칭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고 참석했지만 웨비나를 통해 어느 정도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수익성과 대량 발송에 대한 의문들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6월 20일에 개별 강의 제작 미팅을 예약했습니다.
이제 정말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볼 시간이네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커리큘럼 아이디어들과 클래스101 측의 요구사항을 어떻게 조율할지... 사실 좀 떨리기도 해요.
미팅에서 논의할 주요 포인트들:
처음 메일을 받았을 때의 의심 반 설렘 반이었던 마음에서, 이제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단계까지 왔어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금 제안을 받고 고민중일 수 있겠네요.
승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제게 중요한 건 “이 기회를 나에게 유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반대로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해볼 만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실제로 강의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블로그나 SNS에 기록해볼 생각입니다. 클래스101의 강의 제안을 받아 고민 중인 분이 있다면 이 글이 작은 참고가 되었길 바랍니다.
6월 20일 미팅 후에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정말 기대되면서도 긴장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P.S. 강의 제작 과정도 블로그에 연재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얼마나 시간이 들고, 정산은 어떻게 되는지 실전 경험을 공유해드릴게요.
저는 거절했습니다.
메리트가 없는 것 같아요. 메일 내용에서도 전문가라고 호칭해주지만, 정작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강의는 인기가 없을 것 같거든요.
오랫동안 강의(대학 및 패스트캠퍼스 등)해왔고, 동일한 AI로 작성된 이메일도 받아봤고, 미팅도 해봤습니다. 저는 클래스101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또한 다른 프로그래밍 강의 플랫폼과 비교해도 아주 형편없는 제안입니다. 강의 제작 후에 얼마나 많은 홍보를 해줄지 의문이지만(미팅 때 질문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강의력이 보장되지 않은 인물들에게 무차별 연락 뿐만 아니라 기존 강사들도 사회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들이 태반이죠. 한국 교육 플랫폼 중 단연 최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동일한 강의를 준비한다면 또는 강사로 일해보고자 한다면 부트캠프 강사를 해보거나 검증된 교육 플랫폼에 직접 편집해 올리는게 낫습니다.
참고로 저는 미팅 5분도 안되서 끝냈습니다. 메가스터디, 패스트캠퍼스, 기타 교육 플랫폼과 부트캠프 다 미팅을 해봤지만 가장 낮은 수준의 제안이었고 경쟁 플랫폼들을 경험해본 분들이라면 택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습니다.
저도 최근에 메일이 오더라구요
제 블로그 내용 그대로 적은 점을 보고 읽으셧나? 라고 생각이 들자마자 보인건 제가 언급안한 AI와 관련된 내용..ㅎ 대량발송이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그외의 이유로 거절했지만서요..
언젠가 좀 더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추면 강의라는 분야 또한 도전해볼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던 메일이었습니다
다들 많이 받으셨나 보군요. 저도 취준생인데 깜짝 놀랐습니다. 혼자 프로젝트를 하는 것 과 누군가에게 설명하면서 강의로 만들어 낸다는것이 너무나 다른데.. 저도 고민중입니다 ㅠㅠ
저도 제안 이메일이 와서 일단 1대1미팅 잡아놨다가, 개인 일정 때문에 미팅 일정을 변경할 것 같네요.
제가 네임드 개발자도 아니고 컨텐츠가 엄청 깊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왜 왔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클래스101 사업 방향성 변경에도 이유가 있었네요.
근데 이 글과 댓글을 보니 확실히 수익성은 떨어지는 모양입니다ㅜ
저도 수익성을 바라보고 미팅 일정을 잡은 건 아니고 작성자님처럼 개인 브랜딩 측면에서 좋다고 판단해서 일단 미팅 일정을 잡아본 거였어요.
하지만 역시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네요ㅎㅎ
1대1 미팅 후기 꼭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후기 보고 참고하고 싶네요!ㅎㅎ
저도 어제 제안메일을 받았는데 메일 본문이나 커리큘럼도 AI로 구성한 것 같더라구요 이미 강의 경력이 많고 강사로 커리어를 밟으신 분들에게 매력적이지 않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브랜딩 측면에서는 장점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더군다나 취준생인 사람에게도 메일이 오다보니 스스로의 전문성에 매우 의구심이 들지만 각자 목적만 분명하다면 진행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저도 제안받고 웨비나까지 참여했습니다. 심지어 저는 비전공자에 아직 취준생인데도요.. 아무래도 클래스101이 급하긴 했나봅니다.
브랜딩에대한 하나의 방안으로써 클래스 101은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거같아요.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영상편집도, 강의 기획과 진행도 전부 직접 해야하는 고 리스크에 반해 돌아오는 리턴은 너무도 불확실한, 강사에게 모든 리스크를 떠넘기는 구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또한 교육 영상을 보는 사용자층은 대부분 실무자보다는 초보자일거라, 다수를 타겟한 영상(한마디로 쉬운) 주제가 더 잘먹힐 것 같았고, 그렇다면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 비해 MAU에서 이점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게다가 그마저 하향세니까 이렇게 다급해졌겠죠)
그래도 만든 교육 영상은 다른곳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니까, 다른 플랫폼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좀 더 범용적으로 기획하시면 원하시는 바에 더 빠르게 도달할 것 같네요. 새로운 도전 멋지십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