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해외 블로그 플랫폼인 미디엄을 사용해왔습니다. 원래부터 옮기고 싶었지만 그동한 작성해온 글들을 옮기기도 귀찮고 미디엄 블로그에 꽤 익숙해졌는데(익숙해질 것 없는 간단한 사용법을 가지고 있지만), 다시 다른 블로그 플랫폼에 적응하고 싶지 않아서 옮기지 않고 있었습니다.
제가 미디엄 블로그를 처음으로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간단하다 는 이유 였습니다. 글만 쓸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었고 텍스트 에디터에 거창한 표현도 없기 때문에 미디엄 블로그로 억 대 수익을 올리는 블로거의 글이나 제 글이나 겉보기(?) 에는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글이 보이는 외관보다 온전히 글 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글을 잘썼다거나 잘쓴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미디엄 블로그에 글을 작성하면서 알게된 미디엄의 장점인데, 미디엄의 정확한 stats 기능이 블로그 글을 작성하는데 꽤 많은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글의 조회수, 댓글, 좋아요 기능의 정확하고 빠른 알림은 물론이고 글을 읽은 사람중 정독한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되는지, 어느 부분을 읽으며 highlighting
했는지도 알려줍니다. 조회수가 잘 나오거나(그래봤자 몇 천이긴 하지만) 좋아요를 눌러주면 즉각 유저 프로필에 알림을 주기 때문에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진짜 못 썼다고 생각하며 올리는데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미디엄 블로그에도 단점이 있었습니다. 가장 치명적인건 코드 하이라이팅이 안됩니다. 그냥 백틱 세개를 통해서 가능하긴 하지만
const velog = "hey medium";
Optional<String> medium = Optional.ofNullable("벨로그 어서오고");
이런식으로 색상이 하이라이팅 되지 않습니다. 위에 String
은 색상이 칠해졌는데, 왜 칠해졌는지 모르겠네요. 여튼 미디엄에서는 저것도 안됩니다. 그냥 검정색 글과 연한 회색 바탕만 생깁니다. gist를 통해 깃허브에 올린 코드를 삽입할 수 있지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백틱 세개 쓰고 코드 때려박고 중요한 부분에만 ctrl + b
를 통해 강조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글자의 폰트 크기나 스타일을 변경하는게 꽤 적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크게 상관 없긴 했습니다.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좋았는데 미디엄은 약간 선을 넘을랑 말랑 했었습니다. 글자의 크기는 세 가지
1. 대문짝만하게
2. 소문짝만하게
- 일반 글씨
이렇게 세 가지의 글자 크기를 줄 수 있었는데 글자 크기를 주려면 글자를 쓰고 드래그 해서 팝업창이 나오면 클릭해 주어야 했습니다. 조금 귀찮았고 많은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단순한 방법으로 조금만 더 다양한 작업이 가능했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카테고리 또는 카테고리 역할을 하는 장치가 없었습니다. 사실 있는데 못찾은거같기도 합니다. 여튼 제가 예전에 쓴 글을 다시 보려고하면 홈에 들어가서 스크롤 내리면서 레이지 로딩되는 컨텐츠들을 전부 훑으며 지나가야 합니다. 제가 원하는 주제의 글만 정해놓고 볼 수도 없었습니다. 미디엄 블로그의 세팅에 들어가서 디자인도 이것저것 만져보고 publication 기능도 건드려 봤는데 이걸 전부 이용하려면 최소한의 미디엄 블로그 사용법 학습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publication 기능은 블로그를 커스텀하는 기능을 조금 제공했었는데(원래 목적은 다양한 작가들이 하나의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테스트로 글을 올려보니 자꾸 오늘 글 작성할 리미트를 초과했다면서 글을 못쓰게 했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는 걸 떠나서 얘가 왜 이러는지 알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옮겼습니다. 처음엔 티스토리로 가려다가 티스토리는 너무 건드릴게 많아보였고 약간의 힙스터 기질과 React를 공부했던 사람들은 모를수가 없는 벨로퍼트님이 만들었다는 이유로 벨로그로 옮겨봤습니다.
사용해보니 꽤 좋습니다. 개발자를 위해 만든 블로그 플랫폼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개발자 친화적이고 감각이 있다면 글 작성도 블로그 작성자마다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었고 이 모든게 마크다운으로 가능했습니다. 벨로그는 딱 필요한 정도로만 직관적이고 간단한 사용방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주석 처럼 줄 수 있는 이 부분이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 긴 글이 지루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쉼표를 UI적으로 그리고 UX 적으로도 아주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티스토리는 블로그 개설은 해봤지만 글 작성을 눌렀더니 약간 올드하고 건드릴 것이 많아보이는 에디터에 바로 도망갔습니다. 물론 티스토리도 마크다운 지원하고 다 좋은데, 그냥 글 쓰기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코드 작성도 따로 팝업을 띄워서 추가하는데 저는 미디엄이 가독성은 안좋지만 백틱 세개로 간단하게 코드 작성이 되었던 부분이 꽤 맘에 들었던 터라 그랬습니다.(티스토리 마크다운 통해서 백틱 세개 하면 똑같이 됩니다.)
여튼 이런 저런 이유로 미디엄에서 벨로그로 옮겼습니다. 티스토리가 더 좋다, 벨로그가 더좋다 이런 개념이 아니고 그냥 저는 벨로그로 옮겼습니다.
제가 작성하는 블로그 글들은 당연히 프로그래밍, 코딩, 테크, 개발 관련 글이 됩니다. 제가 공부한 내용들을 잊고 싶지 않아서 또는 적어 놓고 잊어버리자 라는 취지로 작성을 시작했고 여전히 그러합니다. 단 제가 블로그 글 작성에 있어서 개인적인 신념? 비슷한게 있는데, 바로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이 읽을만한 글을 적자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지만 비전공자로서 운영체제, 네트워크, 자료구조에 대해 혼자서 공부한 내용을 블로그에 적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Java 공부를 하며 JVM이나 JVM의 GC가 어떻게 동작하는지도 적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글은 적지 않습니다. 일단 첫 번째로 너무 튜토리얼 형식이면 글을 적고 싶지 않았습니다. 벨로그 어디선가 튜토리얼 형식으로 글을 적은게 후회된다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그 의견에 백 번 동의합니다. 물론 좋은 경험이 되고 피가 되고 살이 되지만 효율이 조금 떨어질 수 있습니다.(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리고 JVM이나 GC의 동작이나 CS Fundamental과 같은 글은 저보다 훨씬 지식이 많고, 개발도 잘하고, 심지어 글도 잘쓰는 블로거들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글들이 심지어 한글로까지 작성이 되어있습니다. 제가 굳이 작성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지식을 얻고 싶은 사람들은 그 글을 보면 될 것이고, 제가 공부하더라도 제가 쓴 글보다 나중에 그냥 다른 블로거들이 쓴 글을 보는게 더 좋을거 같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가능하면 한국어로 된 글이 없거나 적은 글들을 쓰려고 했습니다. 운 좋게 어렸을 때 영어 조기교육을 받아서 영어로 말하고 듣고 읽는데 큰 무리가 없는 저는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React 관련 아티클, 강의 영상을 영어로 배우고 괜찮다 싶으면 한글로 블로그 글을 작성했습니다. react와 express 서버의 실행 환경을 하나의 터미널로 관리해주는 concurrently나 리액트 폼 라이브러리의 종류인 formik 등 이런 라이브러리의 사용법들은 한국어로 된 글이 거의 없어서 작성하곤 했고 이런 글들이 대개 조회수가 잘 나왔습니다.
이 신념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습니다.
블로그 이전하면서 든 이런저런 생각을 작성해봤습니다. 저는 저만의 신념에 한 술 더 떠서 블로그에 제 개인적인 생각은 적고 싶지 않았는데 벨로그 훑어보니 뭐 이것도 하나의 트렌드인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그리고 미디엄 블로그에서 조회수, 좋아요가 괜찮게 나온 글들은 벨로그에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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