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사관학교 정글 - 1기 후기

SW정글 1기 수료생인 나에게 3기 모집 문자가 날아왔다. 미뤄왔던 후기를 이제는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리즘 문제만 풀어본 비전공생이자 문과생인 나에게 '정글'은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해준, 개발자로 커리어로 시작할 수 있게해준 곳이다.
이 글이 정글에 지원할 지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정글

정글의 가장 큰 특징은 커리큘럼은 있지만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다는 점인 것 같다.

알고리즘 문제 풀이, B-tree 구현, Malloc lab, Proxy lab, PintOS 등 모든 커리큘럼은 CSAPP 및 알고리즘 서적을 보고 또는 구글링을 통해 각 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처음에는 이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분명 있었지만 '가능하니까 시켰겠지'라는 믿음으로 시작했고 점점 진행하면서 '이게 진짜 되네'라는 생각으로 5개월을 나아갈 수 있었다.

실무보다는 CS지식에 치중된 커리큘럼이었고 분명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비전공자들이 CS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정글의 커리큘럼은 협력사 CTO 분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것이라고 알고 있다.

가끔은 내가 이것들을 정말 이해하면서 나아가고 있는 건지, 내가 끌려가고 있는 건지 모를 때가 있었다. 특히 운영체제에 대한 과제를 수행하는 pintos를 진행할 때가 그랬다.

끌려가더라도 열심히 발버둥을 친다면 분명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며 얻은 것은 새로운 문제와 마주쳤을 때 내일의 나는 이 문제를 해결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부딪힐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 어떻게든 과제들을 해결해나간 성공경험이 개발자가 되어도 괜찮겠다는 확신을 주었다.

좋았던 점

정글에서 5개월 동안 가장 좋았던 점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과 열정적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강의실과 기숙사는 걸어서 5분 거리에 강의실은 24시간 개방되어있고 편의점이 조금 멀다는 점만 제외하면 근방 5분 거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었다.

정글에는 멋진 친구들이 많았다. 멋진 친구들 사이에서 끝없이 자극을 받을 수 있었기에 지치지 않고 5개월을 보낼 수 있었다. 멋진 친구들 중 몇명은 아직까지도 주기적으로 온라인 모임을 갖고 있다.

큰 칠판 앞에서 우르르 모여 B-Tree 삭제 로직을 고민했던 밤, pintos 주차에 열댓명이 같은 코드로 디버깅을 했던 날은 계속 기억이 날 것 같다.

취업

가장 중요한 취업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면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친구들이 현재 일을 하고 있다. 협력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많고 협력사 이외의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기본적으로 몇 군데의 협력사에 지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나 같은 경우에는 협력사에는 모두 불합격했지만 다행히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던 공채에 합격을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정글은 대부분의 스타트업에서 원하는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과정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이 과정을 충실히 수행했다면 빠른 러닝커브를 보여줄 수 있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개발자를 길러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한달의 기간에는 각 팀마다 자유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가 실무 관련해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프로젝트이다.
각 팀마다 협력사 멘토 분들이 한 명씩 붙는데 이 과정에서 멘토님과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나중에 면접에서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만든다면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나에게 정글은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네이버 개발자가 될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해준 곳이다. 당연히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할 수 밖에 없다!

앞서 말했듯이 정글에 간다면 환경은 완벽하다.
체력과 열정이 충분한 개발자를 꿈꾸시는 분들에게는 꼭 추천을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