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랬동안 써봤던 캔스톤 R224 스피커. 대략 8년 정도 써온 것 같다.
굉장히 싸게 구매를 했던 것 같고, 가격 대비 들어줄 만한 소리가 나왔는데, 책상 위에 가깝게 놓고 쓰기에는 화이트노이즈가 엄청나게 심해서 어느 순간 창고로 퇴출당한 친구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내장 앰프만 바이패스해버리면 그냥저냥 쓸만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꺼내 개조해보기로 했다.
대략 스피커의 앞 모양새는 이러하다. 전면 볼륨을 20% 이상 올리면 엄청난 화이트노이즈가 발생하기 때문에 참 곤란했었다. treble 과 base 설정 노브도 있는데, 사실 조금만 조절해도 밸런스가 엉망이 되기 때문에 계륵같은 존재이긴 했다. 그래도 나름 음악 따라 MSG 넣듯 마구마구 돌리는 재미가 있긴 했다.
후면은 이렇게 생겼는데, 별다른 것 없이 평범하다. 액티브 스피커이기 때문에 우측 스피커에 앰프가 달려있고, 여기에 좌측 스피커로 출력을 내보내는 단자가 있다. 패시브로 개조하기 위해 저 L SPEAKER 출력 단자를 우측 스피커의 입력 단자로 사용할 예정이다.
앞 커버를 벗기고 우퍼를 때어내면 스피커 내부를 볼 수 있다. 이런 스피커들은 보통 하우징이 본드로 마감되어있기 때문에 내부를 건들려면 내시경 하듯 스피커 유닛 구멍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예상했던 대로 우퍼와 트위치가 별도의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기판 없이 병렬 연결되어있다. 앰프단에서 출력이 나뉘는 형태면 해당 부분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이 되었을텐데 다행이다. 전면에 trebel / base 조절하는 노브가 있길래 앰프에서 크로스오버를 조절하나 싶었는데, 그런 방식은 아니고 그냥 입력 신호만 주물럭거리는 형태였나 보다.
트위치로 연결되는 부분에는 작은 캐패시터가 하나 달려있다. 고음 주파수 대역만 통과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10년 전 배웠던 RLC 회로의 기억이 윽...
전원부는 요렇게 생겼다. PXB-30C 라는 트랜스포머가 쓰이고 있다.
앰프 기판은 이렇게 생겼다. 딱히 특별해 보이는 부분은 없고, 8년 정도 되었는데 캐패시터가 터지거나 한 건 없었다.
RCA 입력과 L SPEAKER 출력을 하나의 커넥터로 묶어놓았는데, 이렇게 해놔도 되는건가 잘 모르겠다. 보통은 간섭을 줄이기 위해 입력 신호와 출력 신호단을 분리하지 않나?
L SPEAKER 출력단을 유닛에 직결했다. 정석대로 한다면, 납 먹여서 연결하고 수축 튜브로 처리하는게 맞겠으나 대충 잘 꼬아서 연결해버렸다.
혹시나 합선될 수도 있을까봐 절연테이프라도 감아줄까 싶었는데, 찾아봐도 없길래 굴러다니는 덕테이프로 감아줬다. 덕테이프는 절연용으로 쓰면 안 된다고 하지만, 몇W 짜리 절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작업이 끝났으니 내부 선은 대충 정리해주고, 우퍼유닛을 다시 장착해줬다.
그리고 내장 앰프야 다시는 만나지 말자! 라는 의미에서 전원 코드를 잘라버렸다.
인티앰프 연결 후 테스트. 잘 작동한다. 개조를 결심하게 된 화이트노이즈는 거의 완벽하게 제거되었다. 다만, 앰프를 물리고 나니 소리가 영 벙벙하고 깔끔하지 못한게 스피커 자체 성능의 한계가 더 절절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