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경 속에 있는 듯한
6월의 어느 밤에
우리는 마지막 시간을 맞이했다.
세상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보려는 사람,
보여주면 보는 사람,
보여줘도 안 보는 사람.
이 중 칩스엔
보려는 사람뿐이라고
나는 믿는다.
바쁘디바쁜 정글에서
일주일에 세 시간씩을
당장 도움도 안 되는 내용을 들으며
처음 듣는 단어에 대한 보고서를 써 오는 것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이다.
시간 아까운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바보 같은 사람들이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참 소중한 사람들이다.
칩스 준비가 오래 걸린다고는 하지만
일곱 번의 만남 동안
나는 내가 열어 본 문들의 위치를
알려주었을 뿐이다.
그 문을 살짝 열어 보면
쏟아지는
새로움들, 낯섬들,
반짝임들, 어두움들,
설렘들, 망설임들은
각자가 온전히 감당해야 할 몫이다.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규격 외의 의미를 찾으며 보낸
지난 21시간이 어떠했는지
졸린 눈으로 움켜쥔 손엔 무엇이 남아 있는지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낯선 분야의 막연한 두려움을
예쁜 커튼으로 가려 놓지 않기 바란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 놓는
바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뻔한 결말 따위에는
흥미가 없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넓고 넓은 이 세상을
좁디좁은 세상 살듯이 살기 바란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동료들의 떠오름과 저묾의 순간에
함께하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자기 자신으로 살기 바란다.
이제 문이 열렸으니,
그 뒤의 세계는 온전히 당신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