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앞에서 한평생 살아가는 우리.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왜 ‘하드웨어를 이해하는 개발자’가 되기로 했는가.
지금, 그 이유를 말하고 싶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하드웨어란?
물음에서 출발한게 칩이다.
나는 육체와 정신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육체와 정신을 분리해 생각하려는 시도는
데카르트의 이원론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뇌과학과 신경과학의 발달으로 점점
정신은 육체, 특히 뇌의 물리적·화학적 구조와
활동에 기반한 현상이라는
일원론적 관점이 힘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그럴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대로 정반대의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는 막대기 두개를 이어주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이 있으면 막대기 두개는 사다리가 되어
인간이 더 높은 곳에 닿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사다리의 어느 한쪽 다리가
부실하다면 그 사다리를 믿고 올라갈수 있을까
처음 두세칸을 밟을 땐 떨어져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은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모든 소프트웨어개발자는
하드웨어를 잘 알고 있나?
그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높은 곳까지 닿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시 말하면 놓은 곳까지 모두가 닿고 싶어하지만
그 대가를 치를 사람은 별로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하드웨어를 잘 몰라도 잘만 살아가는 것 같아 보인다.
지금 할 것도 많은데 따로 시간 투자를 해서 배울 가치가 없어 보인다.
맞는 말이다.
컴퓨터를 조립할 줄 몰라도
CPU나 그래픽카드의 써멀그리스를 교체할 줄 몰라도
죽는 날까지 편하게 살다 갈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컴퓨터가 없으면 무엇이 남는가?
매일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고
작은 모니터를 통해 넓은 세상을 보지만
키보드의 작동 방식이나 화면 출력 과정에 관심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주변에 관심을 가지는 것
호기심을 실행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어쩌면 아주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우리는 한평생을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 위에서 살아갈 것이다.
컴퓨터가 느리면 짜증이 날 것이고
키보드가 고장나면 하루를 망칠 것이다.
다들 그냥 쓰고 지나가는 그 기계를,
한 번쯤 제대로 들여다보면 안 될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한것이
일이 커졌다.
물론 멤버는 몇 안되서
일은 작다고 할 수도 있다.
일의 중요성은 그 크기에서 오는 것이 아니기에
나에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일수도 있겠다.
어떤 것이 이미 작동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낡은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기술의 시간은
인간과는 다르게 흐른다.
대부분은 따라가지 못해 뒤쳐지며
소수는 따라가기 벅차하고
극소수는 앞장서 길을 연다.
우리는 첨단의 끝에서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신기술에 대한 조사도 할 것이다.
‘선각(先覺)’ 이라는 주간리포트를 통해 실체화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칩에선 하드웨어는 물론
컴퓨터,반도체,개발 업계의 동향또한 다룰 것이다.
이를 통해
기술적 방향성에 대한 감각을 기르고자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배우고 있는 기술이 어디에 쓰이는지"
"이 기술이 어느 회사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다뤄지는지"
이걸 이해하면 무엇을 더 깊이 파고들지 선택할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또한 기술 회의에서 말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많은 개발자들이 “왜 그 구조를 쓰는지”는 모르는데
하지만 산업 흐름과 하드웨어 트렌드를 알면
단순 구현자에서
‘설계에 참여하는 개발자’로 올라설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진로 확장과 포지셔닝을 하기 위함도 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임베디드, 드라이버, 인공지능 가속기 쪽으로 진출할 경우
산업 이해는 거의 필수 수준이고
스타트업 CTO나 테크 기획자 같은 길을 갈 때에도
이해 + 해석 + 전달 능력이 정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기술 수명의 변화를 읽고, 다음 커리어를 준비할 수 있다.
기술 면접, 세미나, 블로그에서
단순 기능 말고 산업 맥락까지 말할 수 있다면 신뢰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단순히 개발자가 아닌 아키텍트, CTO가 되고 싶은
자기 자신을 위해
아주 먼 미래를 위해
결과를 기대하지 않고 투자하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새는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고 한다.
그 어떤 바람에도 부서지지 않을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
정글에 세찬 바람이 불고 있다.
집을 지을 시간이다.
건물 짓고 완공비에 새기는 듯한 비장하고도 멋진 말씀입니다. 아 가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