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작은 성취를 쌓는 법

sooki_m·2025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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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새해가 밝았습니다. 🥳🎉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크나큰 행복☘️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새해를 맞이해 회사 동료들과 블로그 쓰기 모임을 하기로 했고 매달 한 편씩 발간(!)하기로 했기에 어떤 주제로 글을 쓸까 고민을 하다가 작은 성취를 자주 쌓는 게 얼마나 삶에 큰 활력과 에너지를 가져다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라이밍 🧗

올해가 아직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번 달에만 벌써 클라이밍을 세 번 다녀왔다. 작년에는 몇 달에 한 번 정도만 갔고 그러다보니 별로 실력이 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는데 올해 초에 갔을 때 낮은 수준의 노랑 레벨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었고, 그 다음에 갔을 때는 오버행의 노랑 레벨 문제를 제외한 모든 노랑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었고, 어제 일자로 초록 레벨 클라이머가 되었다. (더클 강남 첫 등판!)

옆에서 많이 코치해주고 같이 응원해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더 재밌게, 그리고 더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거 같다. 작년만 하더라도 모두가 서로 하는 걸 쳐다보고 “나이스~!”를 외치는 그 분위기에 전혀 적응을 할 수가 없었는데 어느샌가 나 역시 모르는 분의 문제 풀이를 보며 나이스를 외치는 걸 보면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맞다.

작년에 AOA 설현이 <나혼자산다> 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클라이밍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방영된 적이 있는데 그 때 작은 성공을 자주하게 되면 스스로 자신감과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의 말을 했던 게 기억난다. (*정확한 워딩은 생각이 안난다.)

그 때는 단순히 “아 그래서 우리 회사 분들이 클라이밍에 美쳐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그 말이 나에게 적용되고 있다. 한 단계 한 단계씩 성장하는 나를 볼 때마다 정체되어 있지 않고 어딘가로 잘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개발 공부도 틈틈이 하고 있지만 눈에 딱 드러나는 결과나 성과가 없기 때문에 더 확실한 보상과 도파민을 얻고 싶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몸을 부지런히 쓰고 다음날 근육의 뻐근함을 느낄 때면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느낌을 여실히 받을 수 있다. 몸을 바쁘게 쓰면 쏟아지는 잠을 참을 수 없고 밤에 잠도 아주 잘 자게 된다. (단, 너무 피곤하기 때문에 미라클 모닝을 못하게 된다.)

사실 클라이밍도 너무 재밌지만, 작년 건강검진 결과 목디스크 초기 단계 정도의 충격적인 검사결과를 받아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필라테스나 요가를 한 번 배워볼까 한다. (주둥아리 필라테스 멈춰! ✋⛔️) 컴퓨터 앞에서 종일 씨름하는 사무직들은 자세 교정이 필수인 것 같다.

독서 📖 (feat. 이북리더기 구입)

작년에도 많은 독서를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독서를 많이 하진 못한 것 같다.
종이책이 은근 무거워서 여러 권 빌려도 생각보다 가지고 다니면서 책을 읽게 되지 않았다. 집에서는 읽어야지 해도 자연스럽게 유튜브의 노예로 ‘벌거벗은 세계사‘나 ‘역사를 보다‘ 와 같은 채널을 틀어놓고 자장가 삼아 잠을 자버리기 때문에 쉽지가 않았다.
(이 정도면 그냥 안 읽겠다는 거 아님? 집 나간 양심 찾아줄 사람? ✋)

아이패드로 종종 이북을 읽기 때문에 yes24에서 한 권씩 사서 읽곤 하는데 사실 대중교통에서 아이패드로 책을 읽는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면 아이패드는 들고 읽기에는 꽤 무겁기 때문이다!

하여튼 이런 저런 핑계로 책을 더디게 읽던 와중에 이북리더기를 선물 받게 되어서 너무나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고 있다. yes24 eBook app과 밀리의 서재를 다운 받아 열심히 세팅하고 책을 다운로드 받아 두었다.

대중교통 타면서 직접 들고 읽어봤는데 진짜 리딩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핸드폰으로 읽으면 항상 글이 제대로 눈에 안 들어와서 난독증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곤 했는데 이북리더기로 읽으니 글씨도 눈에 잘 들어오고 너무 가벼워서 집중이 잘 된다. 다음 달까지 1-2권은 너끈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진짜로 읽었는지는 다음달에 인증하도록 하겠다.)

종이로 책 안 읽어도 괜찮은 사람들에게 정말 정말 추천한다. 👍

등산 🏞️

1월 어느 일요일에 나는 회사 사람들과 청계산을 올랐다. (부장님이 직원들 다 대동해서 자체 워크숍을 한 게 아니다. 우리 회사는 부장이 없다.)

3월에 한라산 등반 계획이 있는 친한 동료들이 한라산을 가기 전에 연습 겸 청계산을 간다고 했다. 같이 가자고 하길래 흔쾌히 간다고 했다. 소중한 주말에 왜 산에 가겠다고 한 건지 나도 나를 잘 모르겠지만, 뭔가 재밌을 것 같았다. (헬스 좀 했다고 내 자신의 체력에 대한 알량한 자신감이 생긴 걸지도?)

구 학익동 엄홍길, 현 만수동 물개로 활동하고 계신 아버지의 푸시와 리드로 원치 않는 등산을 어릴 때 여러 번 따라다닌 뒤로 나는 산이 싫었다. (삼성산, 설악산 등에 따라다닌 기억이 난다.)

7살 때부터 시니컬하기 그지없던 초딩의 입장에서 산이란 보는 건 좋지만 도대체 왜 올라가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그런 존재였다.
(그 옛날 땅따먹기 하던 선조들의 정복 DNA를 못 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춘기가 되고 드디어 부모님의 리드에 발맞추지 않고 자체적으로 주말을 즐길 수 있는 나이인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는 절대 산을 따라가지 않았고 그 이후로 수학여행이 아닌 자발적으로 등산을 한 게 도대체 몇 년 만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한 10년 만인 것 같다.)

청계산을 올라가는 길은 시작부터 더웠다. 그리고 빨랐다.
남자 2명과 여자 1명 (나보다 무려 4살이나 어리고 운동도 많이 하며, 체지방도 내 절반밖에 없는 그런 날쌘 여성) 그리고 얄팍한 체력의 소유자는 이미 시작 페이스부터 너무나 달랐다. 나는 시작부터 죽을 것 같았고 연신 쉬었다 가자를 외치며 울며 올랐고 울면서 내려왔다.

내려갈 때는 쉬울 줄 알았는데 너~무 미끄러웠다. 돌과 나무 계단 사이 사이에 낀 눈과 얼음으로 인해 여러 번 넘어지고야 말았다. 아마 나보다 4살이나 젋고 날쌘 그 여성이 없었다면, 그 여성의 따수운 장갑과 튼튼한 트레일화가 없었다면 아마 나는 아마 이렇게 카페에 앉아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

그래도 막상 정상에 도착하니 기분이 좋았다. 상쾌하고 젖었던 온 몸이 마르면서 정신까지 새로이 각성 되는 것 같았다. 기분 좋게 펼쳐진 도심과 반대편 산등성이를 보면서 기념사진까지 야무지게 찍고 내려왔다.

내려와서는 추운 몸을 녹이며 닭한마리와 두부김치, 파전을 맛있게 먹고 집에 돌아가 전기 장판에 몸을 지지며 푹 잤다. 내가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자주 쉬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쳤을까봐 좀 걱정이긴 했는데 내가 죽을 거 같은데 뭐 어떻게 하겠는가? 🤷‍♀️ (뻔뻔킹)

2월에는 용문산에 함께 가기로 했고, 나는 바로 살로몬 트레일화를 샀다. 운동화가 2개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좋은 운동화(?) 하나 쯤은 있어도 된다고 합리화하며 기분 좋게 질렀다. (디자인도 너무 맘에 들고 가볍고 딱이다!)


이렇게 내 새해 1월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머리와 몸을 쓰면서 일상을 더 채워나가려고 한다.
여전히 틈틈이 개발 문서 필기나 짧은 일기를 쓰면서 글을 쓰는 감각도 느끼고 있다.

놀기만 했냐고 물어보시면, 그건 아닌데 알차게 잘 논 건 맞는 것 같다.

이 외에도 더 재밌는 작당모의를 한 게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이번 달은 이 정도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미래 고민 걱정 땡겨서 안 하고 건강하고 무탈하게만 잘 살았으면 좋겠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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