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05 넥스터즈 첫 프로젝트를 마치며

조영도(Young-do Cho)·2023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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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간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다.

Ditto라는 이쁜 서비스명(고마워요 뉴진스)과 훌륭한 팀원 덕분에 멋진 디자인과 캐릭터를 가진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다. 아래 이미지에서 최종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 링크는 배포되어있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되어서,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다.

나의 감정

우선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니 드는 첫 번째 감정은 아쉬움이다. 순위권에 들지 못한 것은 아주아주 살짝 아쉽고, 그 외의 일들에 아쉬운 점들이 많지만 크게 두 가지만 적어보자 한다.

먼저 최종발표 때 너무 정직하게 발표했다. 우리가 공들인 시간을 생각하면 충분히 훌륭했는데, 완성도를 95%라고 말했다… 나는 사람들이 사용해보면서 버그를 경험한다면 그에 대한 보험을 들고 싶어서 추가했던 건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사람마다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예 완성이 안되어서 95%라고 말한거라 이해했을 것 같았다. 우리 팀의 노력을 폄하한 것 같아 굉장히 죄송했다. 차라리 시연을 했다면 그들에게 오해를 줄일 수 있는 시간이 될텐데 시연도 빼먹었다. 다음 발표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의 노력을 더욱 위대하게 보일 수 있도록 정직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두 번째로는 내가 너무 정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점이다. 그래서 우리 팀은 분위기가 프로젝트만 하고 존댓말로 서로를 부르는 등 정적이게 되어버렸다. 나는 회사에서 보던 PM의 모습을 따라할려고 노력했고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최종 발표가 끝나고 나니 달라졌다. 최종 발표가 끝나고 팀마다 모여서 편하게 거리감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니 아차하는 생각이, 뒷풀이 자리에서 보이는 모습을 구경하니 또 다시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당시에는 내가 재미없어서(아내 한정으론 재밌긴 한 것 같은데) 그랬던 거 아닐까 싶었다.

이런 아쉬움 때문에 ‘다음에는 PM을 하지 말아야 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아내와 대화를 나눴다. 아내는 이 문제의 원인을 알려줬다. 내가 PM이고 연장자였기 때문이라는 것이였다. 그리고 대외활동은 회사가 아니기에 회사처럼 행동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니 팀원들이 그 분위기를 맞춰준 것이라고. 팀원들은 회사를 또 다니는 느낌이었을텐데 따라와준건 정말 좋은 사람들을 팀원으로 두어서 그렇게 된거라 말해주었다. 이 말에 100%로 공감했다. 아내에게 해결책을 물었다. 프로젝트도 끝났으니 밥이라도 사면서 편한 자리를 가져보라 했다. 과연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도해보려 한다.

그 다음 드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고마움이다. 내가 첫 팀빌딩 시간을 거치고 나서 개인적인 회고를 했었는데, 그 글에 이런 비유가 남겨져있더라.

“동네 슈퍼가는데 페라리 끌고 가는 느낌”

그런데 페라리를 끌더라도 운전자가 중요한 걸 잊었다. 내가 초보운전이였다. 시속 300km를 낼 수 있는 차임에도 60km로 달렸던 것 아닐까. 그럼에도 끝까지 고장난 적 없이 달려준 팀원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TMI: 위의 사진은 실제로 내가 초보운전일 때 끌었던 차다)

앞으로 프로젝트 방향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지속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정식 기간은 끝이 났으니 명분은 없다. 참여는 오직 자율에 맡길 뿐이다. 생각한 안은 하나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개선하고 싶은 점들을 모아 같이 마무리 짓는 것. 나 역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다. 이런 부분을 대화 주제로 같이 이야기해보면 다른 분들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 내가 개선하고 싶은 점들
    • supabase
      • RLS 정책 디테일하게 변경하기
    • 모니터링
      • sentry를 통한 클라이언트 에러 수집
      • vercel 배포 완료 알림 받기
    • Next.js
      • 폴더 구조 좀 더 일관성있게 변경
      • 코드 리팩토링
      • PWA 기능 붙이기
    • 기획
      • 그룹 편집 기능(탈퇴, 삭제, 이름 변경 등)
      • 알림 기능
      • 모달 → 바텀시트로 변경
      • 사용성 개선하기

원래는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걸 원칙으로 했는데, 넥스터즈 활동 기간도 끝났고, 다들 개인적인 일정이 많아서 쉽지 않을 것 같다. 온라인 모임을 주로 하고 가끔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그러면 될려나 싶기도.

마무리

넥스터즈를 신청하면서 처음에 기대했던 점은 달성했다. 완성도 높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배포하기도 했고 (심지어 내가 기획한 아이디어로), 좋은 사람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중간에 어떤 갈등도 없이 잘 진행된 것 같다. 그럼에도 아쉽다. 더 잘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에 대한 아쉬움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후회에 사로잡히기 보단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에 집중해야 한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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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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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4일

이번에 23기 지원하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서비스 중 하나인 Ditto였는데, 지금도 고도화하신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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