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2mini
를 굉장히 만족하며 잘 쓰고 있다.
하지만 2년 넘게 썼고, 이번 월말(2023년 2월 28일)부로 전체적인 애플 서비스 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배터리 교체를 위해 'Genius Bar'를 예약해 놓은 상태인데, 대뜸 방문 바로 전날인 오늘 오후에 '수요가 너무 많아 당일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연락이 왔다.
어쩌겠는가...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닐텐데.
그래서 서랍 속에 서브 폰으로 잠자고 있던 아이폰 SE(1세대)
를 꺼내들었다.
문득, '내가 썼던 아이폰들에 대한 정보가 분명 NAS 어딘가에 있을텐데..' 하며 뒤적거리다
그냥 이참에 포스팅으로 남겨놓고 추억용으로 기록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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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2월 18일 18시 쯤에 맡기고
2월 28일 15시 쯤 찾을 수 있었다.
대충 안내 받게 되는 순서를 보면 이렇다.
2월 22일 08시 센터 도착, 수리 시작 안내 문자
2월 24일 17시 수리 진행 안내 (트래킹용 페이지)
2월 25일 18시 수리 진행 안내 (또?) (트래킹용 페이지)
2월 27일 10시 수리 종료 임박 안내 문자
2월 28일 14시 매장 도착 안내 전화
다음 배터리 교체는 자가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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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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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간 | 2010JAN ~ 2010DEC (11 Months) |
특이사항 | - 16GB 화이트 모델 사용 - KT Mobile Futurist라는 프로그램에 참여 - 탈옥 (Jail Break) 해서 사용 (3.1.3버전) - 당시 SKT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우회하는 방법 찾아내서 USIM 기변으로 사용 |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지 모르겠으나, 당시 아이폰은 KT가 독점해서 국내에 유통했고,
그에 따라 다른 통신사 사람들은 아얘 사용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당시부터 변태적 기질이 남달랐던 나는, 어떻게든 SKT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보겠다고 별 짓을 다 했다. 3G 통신 요금제가 없었던 SKT였기에, 데이터 통신은 막아놓고 통화+문자(LMS 포함)와 와이파이만 된다면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내에서 생소했던 '탈옥' 방법과, 가능한지에 대해 말이 많았던 '정발 아이폰을 SKT에서 쓰는 법'을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해서 조회수가 "많이" 달달했다.)
당시를 회상해 본다면, Samsung 연아 햅틱
, LG 아이스크림폰
, Motorola Razr
에, 디카폰이니 뭐니 2G WCDMA 통신이 전부였던 시대였고, Wi-Fi도 보편적이지 않았던 것을 기억해보면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 던진 파장이 어땠을 지를 상상(또는 추억..)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당시에는 문자 메시지(SMS, MMS)가 주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고, 트위터도 신생이었고, 카카오톡도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 때 아이폰을 쓰면서 'KT Mobile Futurist'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인턴십이었고, 갓 대학교 2학년 올라가는 놈이 붙을 수 있는 그런게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MF 사람들이 자꾸 불러서 모임에 같이 참석하게 됐고, 당시 우리 과로 전과했던 07학번(나이는 06) 형이랑도 친하게 지냈었다.
(나중에 이 형은 벡스코에서 방송에 나오는 통역도 하고, 대단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계속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낼 걸 ㅋㅋㅋ..)
아무튼, 나의 첫 아이폰이자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던 아이폰을 시작으로, 중간중간 안드로이드 폰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렸던 Optimus One
과 Optimus Q
, Galaxy S3 LTE
를 제외하면 내가 아이폰만 쓰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준 의미있는 기기였다.
(2010년 12월에 정든 화이트 모델을 보내고, 저놈의 안드로이드 폰들을 3개월 정도 썼다.)
항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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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간 | 2011MAR ~ 2012DEC (21 Months) |
특이사항 | - 16GB 화이트 모델 사용 - 마지막 구형 충전기 모델 |
깻잎통 디자인이 처음 도입되어 당시 호불호가 많이 갈렸던 것 같다. 그래도 3월에 SKT에서도 정발 아이폰이 나오며 갈아타게 됐다.
이 때 삼성에서는 Omnia
(전설의 그 옴니아 맞다)의 실패를 딛고 Omnia2
(...)와 첫 Galaxy
시리즈를 내놓던 시점이고, 해당 폰들은 모두 배터리 탈착식이었다.
사람들은 '배터리 교체도 안 돼서 충전기 매번 들고 다녀야 하는 아이폰 왜 씀?'이라는 풍조가 강했고, 아이폰이 '예쁘다', '느낌있다'는 이미지여서 '실용성 보다는 감성'처럼 받아들여졌는데, 그 때문인지 이 때부터 아이폰을 쓰면 앱등이
라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항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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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간 | 2012DEC ~ 2015MAR (27 Months) |
특이사항 | - 16GB 화이트 모델 사용 - 스티브 잡스의 유작 |
나의 군 생활을 함께 보낸, 그리고 전작보다 더 위아래로 길어져서 심미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훨씬 뛰어났고 사용하기 편했던 모델이다.
(처음 16:9 스케일 봤을 때 진짜 찌릿했다.)
이 때 잡스가 3.5인치를 끝까지 고수하다가 4인치로 한 발 양보했다는 풍문을 듣긴 했는데, 어쨌든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크기였다. 정복이나 근무복을 입을 때 주머니에 넣어도 크게 불편함이 없었고, (지금은 좀 바꿔줬으면 좋겠지만) 혁명이라고 일컬어도 가히 부족함이 없었던 Lightning Port
가 이 때 도입됐다.
솔직히 아이폰3Gs
때에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아이폰4
때에는 불 꺼진 방 안에서 충전기 단자 맞추려다 잠이 깨서 짜증났던 기억이 정말 많다. 하지만 라이트닝단자
는 앞뒤 구분 없이 끼우기만 하면 된다는 극한의 편리함을 가져다 줬었다.
스티브 잡스의 유작이라 끝까지 갖고 있으려고 셀프 배터리 교체까지 했다가, 현역으로 계속 근무하기로 했던 동기한테 10만원 주고 팔아버렸다.
(이후 이 동기는 며칠 뒤, 실수로 연평도 앞바다에 이 폰을 수장 시켜버렸다.)
항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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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간 | 2015MAR ~ 2017JAN (22 Months) |
특이사항 | - 64GB 골드 모델 사용 - 좋은 기억이 단 하나도 없음 |
역대 아이폰 중에서 제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녀석이고, 솔직히 얘 썼던 것도 까먹고 있다가 이 포스팅 쓴다고 자료 찾다가 발견했다.
전역하고 번호 바꾸면서 개통했는데, 처음 구입하고 한 달 쯤 지났을 때 변기에 빠트려서 고장났다. 울며 겨자먹기로 거의 새 거 사는 것과 비슷한 금액을 주고 리퍼를 받았는데, 보험처리를 못받아서 쌩돈을 날렸다.
그리고 그 유명한 벤드 게이트(Bend-gate
)를 9월에 겪게 된다.
이미 졸업한 양반이 학과 개총엔 뭐 좋다고 따라 갔었는지, 선배들이랑 2차 3차 달리다가 필름이 끊겼고, 다음 날 눈을 떠보니 나갈 때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숙취에 찌들어 청바지 뒷주머니에 넣어 놨던 폰을 꺼내서 연락을 돌리는 데, 그립감이 뭔가 이상했다. 어디서 그렇게 됐는 지 모르겠는데, 곡률이 거의 요즘 나오는 커브드 모니터랑 비슷했던 걸 보면 택시를 타면서 깔고 앉은 모양이었다.
이미 한 번 리퍼도 받았는데, 또 돈 들어갈 생각에 어질어질 하다보니 그냥 적당히 펴서(?!) 썼고, 중고나라에 팔기도 애매해서 중고 핸드폰 매입하시는 분한테 20만원에 정리해버렸다.
항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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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간 | 2016APR ~ Present |
특이사항 | - 64GB 골드 모델 사용 - 아직까지 잘 쓰는 중 (노인학대) |
아니, 아이폰 6
로 그렇게 고통 받았는데, 아이폰 5
폼팩터에 지문인식까지 달린 모델이 나왔다? 안 살 수가 없다. 긴 말이 필요없는 역대 아이폰 최고의 명기(名器)이자, 작은 아이폰에 대한 내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모델이다.
2018년 5월(대략 2년 조금 넘게 사용한 시점)에 공인 서비스 센터에서 배터리 교체를 받았고,
2020년 5월에 배터리를 자가 교체하여 주력 서브폰(서브인데 주력이라고?)으로 잘 쓰고 있다.
(자가 교체하다가 접착 테이프가 끊겨서 배터리를 살짝 휘어 테이프가 끊긴 지점을 찾아야 했는데, 이 때 스파크가 튀어서 요단강 건너는 줄 알았다. 다행히 스파크만 튀고 말았다.)
12mini
배터리 교체에 소요되는 기간 때 이렇게 쓰게될 줄은 몰랐지만, 다시 보니 기분이 너무 좋다. 다른 폰을 중고로 구해서 썼어야만 했다면 정말 불쾌했을 상황이지만, 이 폰 덕분에 그냥 '그럴 수 있지'하며 넘어가게 된다.
항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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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간 | 2019JUN ~ 2020MAY (11 Months) |
특이사항 | - 64GB 스페이스그레이 모델 사용 |
구입 시기가 조금 특이할 것이다.
2019년은 아이폰 11
이 나온 시점으로, 아이폰 X
가 나온 지는 대략 2년 조금 안 된 시기이다.
해운회사(선박대리점) 다니던 시절에 슬슬 아이폰 SE
의 성능이 달리기 시작했던 것도 있고, 주변에서 하도 '그 ㅈ만한 폰 언제까지 들고 다닐래' 라는 핀잔을 해대서 '너무 오래되지도 않고, 브랜뉴 플래그쉽까지는 아닌' 모델을 찾다보니 이 녀석으로 바꾸게 됐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5.8인치의 별로 크지도 않은 놈이 무려 174g(...)이라는 점과 상단 시야를 가리는 노치였는데, 이 것들을 제외하면 크게 장점이나 단점이 없는 평범한 모델이었다.
아이폰 12
시리즈 중에 mini
가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내가 이 폰을 더 들고 다닐 이유가 없다'라는 확신이 들어서 빠르게 중고로 팔아버리고 다시 아이폰 SE
를 쓰기 시작했다.
항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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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간 | 2020DEC ~ Present |
특이사항 | - 64GB 블랙 모델 사용 |
3년 째 현용하는 모델로, 그냥 계속 쓰고 싶다.
맥세이프(MagSafe)
가 처음 도입된 아이폰 시리즈로, 이건 정말 편하다. 주변 지인 중에는 우리 집에 와보고 나서야 자기 폰이 충전기에 '착' 달라붙어서 충전되는 기종이라는 걸 알게되어 신기해 했던 사람도 있다.
단점이라면 카메라 성능인데, Galaxy
시리즈의 약진을 보면 속이 좀 쓰리긴 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다른 기기들은 나한테는 너무 크다는 느낌을 줘서 그냥 저냥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배터리 교체하면 적어도 2년은 무탈히 넘어갈텐데, 그 이후가 걱정이 된다.
일단은 존버 가즈아!
이렇게 적고 보니 너무 아이폰만 아끼는 것 같은 데, 엄밀히 말하면 '안드로이드 폰에서 좋은 경험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 와중에 애플 제품들을 쓰면서 생태계의 편리함과 그 관성으로 계속 가고 있는 것일 뿐...)
애플이 더 이상은 mini
사이즈로 출시할 가능성이 없어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폰 12mini
도 대충 5년 정도 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제발...
mini
시리즈 또 내주세요... 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