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의 2021년 회고

Sang Hyeon Jeong·2021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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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는 Tistory로 했었는데 올해부터는 Velog로 이사왔어요!
개발자의 이야기보단 2021년을 돌아본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봐주세요
1년차 회고록
2년차 회고록

어쩌다 벌써 2021년이 지나가는데, 저에게는 최악이자 최고의 한해 였던 것 같습니다.
개발자로써 얻은 경험은 부족했던 한 해 였고, 사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험으로 따지면
정말 최고의 경험을 가질 수 있었던 한해 었던것 같아요.

내일 모레 3년차

너 이제 3년차야.. 정신차려..

2년차가 되면서, 기본적인 사회생활을 조금씩 배워가면서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다시 깨달아갔습니다. 개발실력은 둘째 치더라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부족은 점점 저에게 너무나도 큰 단점으로 다가왔고, 서로간의 오해가 발생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제 3자가 조율하는 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선배님들은 단점을 보완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저도 직접 경험해보면서 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지를 다시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술적으로 배우게 된것은 (사실 경험에 가깝지만) 약 400만건의 데이터들을
크롤링하게되는 일이 있었는데,분산처리하여, 효율적으로 크롤링을 진행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것같습니다.

어떻게 가장 빠르게 크롤링을 할 수 있을지, 분산처리를 할때, 동일 IP로 요청하면 안되기때문에,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크롤링해야하는데, 어떻게 모니터링을 해야할지들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약 3개월 정도 이 업무를 진행하면서 크롤링이
에러가 발생한경우는 알림을 주는 기능을 직접 개발했었는데,
잠도 못잘정도로 계속 에러가 났고, 매일 장비가 있는곳을 왔다 갔다 해야했었습니다.
그래도 여러가지를 고민해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던것같습니다.

크롤링 말고도 , 직접 공공 OpenAPI들을 개발하고, 여러 문서들을 만들었지만,
이건 좀.. 기억하기가 싫네요 :(

그렇게 여러 업무들을 했었던 와중에 저에게 사건 하나가 터집니다.

공중분해된 팀

우리 팀은 우리 회사랑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맞춰졌어. -퇴사하시며 부서장님이-

대표님은 저희 팀이 일을 안하는거 같다면서 매일 일일 보고를 쓰게 하셨고,
안그래도 파견을 다녀와서 힘들었는데, 휴가도 제대로 안주고 계속 업무가 들어오면서
서서히 팀 전체가 화가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사업수주까지 실패하면서
결국 부서장님이 퇴사하겠다는 선언까지하고 말았죠.
그 다음은 뭐.. 병특이 걸려있는 저를 제외하고, 전부 퇴사하기로 결정했고,
저는 1년만에 팀이 또 바뀌게 되었어요.
사실 예상도 했고, 팀 분위기가 험악했던건 사실이었으니까요.

1년동안 정말 미운정 고운정 전부 들었던 팀이었는데
막상 떠난다고 하니까 슬프고 씁쓸했어요. 그래도 아직도 연락하고 지낸답니다.

이동한 팀에서는 솔직히 다른건 없었어요.
다만, 나는 여기서 자리를 못잡았다. 라고 생각하게 될만큼 불안정한 상태라는건 자신이 제일 잘 알고있었죠.
업무는 달라지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만 바뀌었을 뿐 이었어요.
여전히 문서작업을 하고 있고, Python으로 크롤링을 하고 있고, 3년동안 크게 바뀌지가 않은 그런 상태로요.

허리디스크, 우울증

올해 얻은 고질병은 허리디스크입니다.
5월쯤에 여행을 계획했었습니다. 비행기표 부터 호텔까지 전부 예약했었는데,
여행 당일에 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못일어났습니다. 결국 입원해서 MRI까지 찍고 치료를 받아서 그나마 호전되긴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많이 아프지만 그때만큼 못일어날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1시간마다 일어나서 걷지 않으면 찌릿찌릿하고, 퇴근시간에 가까워지면 허리가 끝내주게 아파오더라구요..
뭐, 많이 걷고 운동하면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 하셨으니, 이제 운동해야죠..

하지만 올해 가장 힘든건 허리디스크가 아니였습니다.
올해 10월 쯤 부터 도저히 집중도 안되고 너무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서 결국 상담을 받았고, 우울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제가 항상 마음에 걸리는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니가 취준생 보다 나은게 뭐야?
일도, 말도 못하는데 왜 데리고 있어요?
너 2년차인데 겁나 부족한거야.. 너 사내평가 받으면 최악으로 나올껄..

팀장님과 사수님께 들었던 말이었는데, 이 말을 계속 마음에 담고 살았어요.
회사나 개발로 부족하거나, 실수할때 마다 저 한마디 한마디가 떠올라서 잠도 안오고, 미쳐갔습니다.
상담하면서 저 말이 들었던 경험을 말하니, 한마디한마디를 크게 받아들이는 저에게는 너무 크게 다가왔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저 말이 나오게 된 계기는 제가 너무나도 부족했기 때문인걸 알지만 부족하기 때문에 더더욱 크게 다가왔던것 같습니다.
제 실력은 형편없고, 어딜 가도 인정받지 못할것을 뻔히 알고있었으며, 저보다 열심히 하는사람들은 많지만
전 노력조차 하지않는 사람이라는걸 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어요.

이건 바로 낫는것도 아니고, 천천히 고쳐나가야할 숙제라고 봅니다.
당장 고쳐진다고 짠하고 낫는것도 아니니까요.

100M를 달렸을때 힘든사람도 있고, 안힘든 사람도 있지만, 내가 힘들면 힘든거야. -상담하며 선생님이-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지금은 잠깐 멈추는게 필요하다. 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쉴새없이 달려왔고, 지금도 너무 달리려고 하는걸 저 자신이 잘 알고있었어요.
앞으로 더 나아가려면 지금은 멈춰야한다는것 또한 동시에 알고있기에,
퇴사하고 쉬면서 숨을 고르려 했는데...

산업기능요원 소집해제, 대학 합격

"광운대학교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 -광운대학교-
"산업기능요원 복무만료를 축하드립니다." -병무청-


대학에 붙었습니다.

광운대학교 정보컨텐츠 학과에 합격하여, 내년부터는 대학생이 될예정입니다.
물론 야간대이긴 한데, 그래도 일단은 합격했으니까요..

원래는 인하대 , 숭실대, 한양대, 가천대(주간), 광운대를 넣었는데
인하대와 광운대를 합격하였고, 저는 광운대를 선택했습니다.

학교에서 홍보하던 선취업 후진학의 모범적인 예시가 되어 대학생으로 4년을 지낼 예정입니다,
그와 동시에, 2년 10개월동안 진행했던 산업기능요원이 소집해제되어, 이제 민간인... 이 아니라 예비군이 되었습니다.

병무청에서는 산업기능요원이 끝났다고 알려주지 않고, 이메일로 예비군이 됬다고만 전해주더라구요..
뭐 아무튼, 약 3년간의 기나긴 병역생활이 끝이 났습니다.

솔직히 100일 남았을 때 정말 믿기지 않았는데 전역당일에도 그렇게 큰 감흥이 오지않았습니다.
아. 끝났구나. 하고 새로운 걱정만 들게될 뿐이었어요.
그래도 병역을 잘 끝낸거에 참 잘되었다 생각하고있습니다.
저에게는 큰짐이 하나 덜어진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새롭게 생긴 취미

이제 좀 우울한 이야기들을 많이 했으니, 즐거운 이야기들을 해야겠죠.
올해는 정말 뜻깊은 경험들을 참 많이 했습니다.
작년에 여행에 대한 재미를 깨달았었는데, 올해는 그 재미가 더 커진것같아요.

맥주

맥주쪽으로 한번 일 해보세요! 진짜 잘하실것같은데! - 사장님이랑 같이 맥주마시면서 -
벌써 그 나이에 맥주맛을 깨달았다고? - 사장님이 제 나이를 듣고 -

2021년은 단언컨데, 저에게 있어서 맥주를 입덕하게 해준 최고의 연도였습니다.
6월에 한 맥주를 먹고 와! 이게 맥주라고? 라고 말하며 맥주에 입문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12월 28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거의 200개를 먹었습니다.

이렇게보니 진짜 많이먹긴했구나..

그러다보니 사장님들과도 안면이 트였고, 한번 다른지역도 다녀와보는게 어떻겠냐는 말을 하셔서
그 즉시 맥주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맥주 여행

아니 여기는 작은 펍인데 왜 서울에서 내려오세요.. -이렇게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말씀하셨지만, 맥주에 진심이셨다-

11월에 대구와 부산을 맥주여행으로 주제를 잡고 3박 4일로 여행을 했습니다.
들렀던 펍 / 브루어리만 10곳이었고, 마셨던 맥주들은 30잔이 넘었었어요.

마침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타이밍이라 새벽 2시까지 사장님과 맥주를 마시며 했던 이야기들은 잊지 못할 기억들이 될거같아요.
여러 양조장과 펍을 다니며 맥주를 먹었고, 동시에 재미있는 관광지도 다녀보았어요.

부산의 흰여울 문화마을 부터,


기억에 남는 부산의 벤스하버까지.
이번 여행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것같아요.

맥주 오픈소스

우연히 OpenBreweryDB 라는 프로젝트를 찾게되었는데요,
이 프로젝트는 전세계의 브루어리들을 API로 공개하고,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인데,
한국 데이터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한국 데이터를 추가하겠다고 마음 먹고 데이터를 쌓았고,
현재 서울의 브루어리 데이터들을 올렸고, Merge 되어 현재 한국의 브루어리가 등록되어있습니다.

취미가 어느순간 이렇게 개발로 이어진다는것도 좋았지만,
영어로 된 프로젝트인데 메인테이너 님께서 한국어를 붙여달라고 요청해주셔서 한국어가 추가된다는거가 너무 기뻤습니다.

대전 여행

대전 보단... 세종이 더 노잼인거 같은데.. -대전 여행 많이한 저의 의견 -

굳이 맥주 여행이 아니더라도 제가 이번에 가장 많이 갔던 곳은
대전이였어요. 친구가 대전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다 보니 많이 왔다 갔다 했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대전을 많이가게 되었어요.
친구와 있으면서 대전은 노잼도시지 ㅋㅋㅋ 라고 했는데..

성심당은 너무 좋았어요. 왜 대전은 빵의 도시인가 라는 걸 각인시켜주었죠.
그리고 엑스포공원, 국립중앙과학관 등의 여러 재미있는곳도 많아서 꽤 많이갔던것같아요.

내년의 목표

벌써 2022년이고, 이미 올해 목표로 했던 큰 목표들은 이뤘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 입시라던지...
이제 내년을 준비해야하는데, 올해의 목표들은 다음으로 잡았어요.

대학 생활


이제 대학생으로 준비를 해야겠죠.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는것이 내년의 목표입니다.
구체적은 목표는 아직 없는데, 동아리나 여러 대학의 활동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부러웠던건 대학생으로써 할 수 있는 활동들이었어요.
대학의 시설들을 사용하는 것 부터, 대학생으로써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행사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내년에는 이런 활동들을 해보는게 목표입니다!

이직 준비

산업기능요원이라는 조건이 사라짐에 따라, 전 자유롭게 이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단은 이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이직준비를 천천히 해보려고해요.
이력서부터 시작해서, 몇 번 면접도 볼 계획이에요.
하지만 그전부터, 제가 어떤 개발자가 되고싶은지에 대해서 확립할 필요가 있어보여요.

SW마에스트로 준비

주변 사람들이 SW 마에스트로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내년에는 꼭 SW 마에스트로를 한번 도전 해보려고해요.

홈브루잉 / 맥주여행

내년에는 홈브루잉을 시도해보고싶어요.
양조사님에게 맥주 양조사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라고 여쭈어봤는데
홈브루잉을 시도해보면 이게 제 적성에 맞는지 안맞는지를 알 수 있다 라고 하셨어요.
내년에는 홈브루잉을 해보고 이 맥주들을 친한 사람들에게 주고싶어요.
그리고 맥주여행도 계획중인데, 다음지역은 제주 / 강원 / 충청도 지역으로 잡고있어요!

결론

저에게 가장 힘든 달이었던건 부정할 수 없지만,
반대로 개발 외적으로 보면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들을 많이했습니다.
예전엔 소심한 성격때문에 못했던게 있었다면, 요즘은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것같아요.

다만, 개발쪽으로는 큰 성장을 못했다는 점이 올해는 제일 아쉬웠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회사일을 어떻게해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고,
많이 배울 수 있던 한해 였던것 같아요.

무엇보다 여러 사람들과 만나서 참 좋앗던 한해였던것 같습니다.
2021년도 이렇게 끝났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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