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의 끝은 어디일까?

이관형·2022년 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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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가능해?

나는 수도권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막무가내로 상경을 한 사람중 한 명이다.
하늘을 뚫어버릴 기세의 빌딩, 사람의 시선이 닿지않는 곳이 있을까 의심이 들 정도의 인구밀도, 지방에서는 볼 수 없던 프랜차이즈들의 행렬까지. 수도권으로 상경을 한 이후로 하루하루가 놀라움의 나날이였다.

자취를 시작한지 2년이 지난 지금, 지하철을 타러갈때 방향을 몰라 핸드폰을 꺼내지는 않을정도이니 어느정도는 수도권 생활에 익숙해졌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이런 나에게도 적응되지않는 수도권의 모습이 있었으니 바로 '배송' 이었다. '이게 가능해?'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배송은 빠르고 정확하다. 오전 내로 결제하면 당일 배송이 시작되는 당일 출고, 당일 주문하고 배송받는 당일 배송, 정시 전에 주문을하면 새벽에 배송완료가되는 새벽배송까지. 개인적으로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배송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끝이 아니라고?

며칠 전 내일 당장 필요한 물건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나서 30분 내로 배달 된 저녁을 먹으면서 유튜브에서 저녁식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영상을 찾기위해 이곳저곳을 탐험하고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셜록현준 채널의 택배 물류, 드론으로는 안됩니다. 유현준의 인간을 위한 도시 인프라 제안! 영상을 시청하게되었다.
영상은 우리나라에 공원을 만들기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고민을 시작으로 새로운 물류 인프라의 구축제안까지 자연스럽고 흥미있게 이어졌다. 15분의 영상을 보고나서 내 머릿속에 남은 문장은 '땅 속으로 물류를 배송한다' 였다. 해당 문장은 나에게 잠들기전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땅 속으로 물류를 배송한다고?

스스로 '세계 최대의 온라인 식료품 소매업체'라고 소개하는 영국의 오카도(Orcado)는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매장없이 창고에서 모든 물품을 배송하기로 유명하다. 이러한 오카도가 2018년도에 땅 속으로 물류를 배송하는 환경을 3년내로 완성시킬것이다 라고 발표한적이있다. 2022년이 된 지금 완공되었다는 기사가 없는 것으로 보아 미뤄지고있는거같긴하지만 나는 땅 속으로 물류를 배송시킨다는 그 생각이 너무 멋지고 대단했다.
땅 속으로 물류를 배송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주문이 들어오면 물품은 사진처럼 땅 속 레일이 달린 트레일러위에 실려 목적지 주변 배달거점까지 이동하게된다. 배달거점은 쉽게말해 배달할 물품이 집합하는 공간이다. 배달 거점에 모인 물품들은 기사님들에의해 목적지에 안전하게 배달이 될 것이다.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멋지다라는 생각은 자연스레 '장단점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장점

  • 단축되는 배송시간
    오카도(Orcado) 발표에 따르면 물품이 실린 트레일러는 레일 위를 약 60km/h의 속도로 갈 수 있을거라고한다. 이는 얼마나 배송시간을 단축시킬지 생각해봤다. 내가 주로 주문하는 쿠팡이 주로 출발하는 물류센터와 우리집까지의 거리는 네이버지도기준 약 50km가 측정이된다. 앞서 설명한 속도로 배송이된다면 피킹, 배달 거점에서의 배달까지 다 포함을 해도 2시간을 넘기지는 않을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가장빠른 새벽배송(약 7시간 이내)의 소요시간을 1/3로 줄인셈이다.
    또한 날씨의 영향을 받지않아 다소 정확한 시간계산을 할 수 있을것이다.

  • 폭 넓은 배송 범위
    앞서 말한 배송시간의 단축이 만들어낸 장점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엄마가 만들어준 김치찌개가 먹고싶다'라고 생각을하면 지금은 '다음에 집에 내려가면 먹고와야지'라는 생각에서 끝나게된다. 그러나 만약 땅 속 물류배송을 이용하게된다면? 글 쓰는 지금 다시 생각해도 기분좋은 상황이 벌어질것이다 :)

단점

  • 비용
    앞서 장점에서 말한 행복한 상상은 땅 속의 물류 배송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되고 난 후의 모습이다. 1968년 한국 첫 고속도로가 완공되고 5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속도로가 늘어나고, 아직도 지하철호선과 역이 늘어나는것처럼 땅 속 물류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과 설치 및 유지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유튜브 영상 속 유현준 건축가님이 '지하철 레일을 이용하면 될 것이다'라고 말씀을 하셨지만 나는 그 의견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지하철 간격이 3~5분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물류배송 트레일러를 배치하는 방법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들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분명 트레일러와 지하철간의 안전거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지하철 간격을 늘리게되어 시민들의 불만은 유발할 것이다. 지하터널 공간은 이용하되 배송전용 레일을 따로 설치하면 좋지않을까?

  • 무겁고 큰 부피의 짐
    트레일러가 다니는 터널의 지름보다 크거나 트레일러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초과하는 물품들은 자연스레 지금 방식인 화물차로의 배송이 진행될것이다. 화물차의 감소로 환경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보인다.

  • 일자리
    단점으로 작성은하지만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마차, 인력거 일자리가 감소했듯, 발전을 위해서는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다. 일자리 감소가 걱정되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결정을 하게되면 국력이 약해지고 그 결과로 오히려 일자리가 감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적절한 배상과 새로운 일자리 지원은 필수이다.

마치며

오랜만에 하나의 주제로 이것저것 검색도 해보고 나름대로 내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가졌었다. 항상 이러한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접하게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나는 아직 갇혀있구나'이다. 현실에 안주하여 이정도면 됐지 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생각의 확장을 스스로 차단하고 있는듯하다. 다양한 장르의 책도 읽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하여 나만의 사고에 갇혀있지않도록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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