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개발자를 다시 만나고 싶어요.
살찐 개발자를 만나고 싶다는 것이 아닙니다.
왠 아재 개그? 맞습니다. 저는 아재니까요.
이전 개발팀장과는 15년 정도 되었을라나요?
사회초년생 신입으로 입사할 때 제가 팀장이었으니까요.
아! 그때 저는 프로그래머 출신 개발팀장은 아니었고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로 이루어진 팀을 운영했습니다.
퍼블리싱과 모바일은 타 팀에서 지원을 받았구요.
요즘 말로 '프러덕트 매니저'라고 불렀어야 할라나요?
물론 그때에도 PM이라는 단어는 존재했습니다.
P...M... 피 말리는 직군이었습니다.
처음 만난 회사에서 5년 정도 팀장과 팀원으로 함께 일했고
퇴사 후 창업을 했을 때도 7년 정도 함께 있었고
이후 스타트업으로 함께 자리를 옮겨서 5년.
허걱 어느 새 17년 이상을 함께 한 단짝이었군요.
지금은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제가 그 스타트업을 작년에 퇴사한 상태거든요.
그 녀석을 다시 불러내서 뭉치는 것에 대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지금 그 친구를 빼 내면, 그 회사는 죽으라는 얘기가 되기도 하고...
이제는 놓아주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미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빠이기도 하고
이제는 제가 자꾸 누군가의 인생 앞에 서는 것도
부담스럽게 느껴져 오기도 합니다.
인생의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말이죠.
아마도 저의 퇴사 후 제가 받던 급여의 일부분으로
그 친구를 붙잡아 두는 데 사용되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 처음부터 비즈니스 로직을 만들고 구현을 해왔던 주체니까요.
그 개발팀장과 함께 하는 동안은 '개발' 파트는 거의 신경쓰지 않고
제가 참 편하게 일하고 지내왔던 것 같습니다.
기획자든 디자이너든 개발자든 알아서 자기의 몫을 하면,
그 팀은 각자의 영역에 몰두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요.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는 현재의 시점에서
그런 듬직한 존재에 대한 결핍이 매우 크게 다가옵니다.
요즘의 저는 둥지를 옮겨 새로운 IT사업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세팅될 개발팀을 이끌어 줄 개발리더가 필요한 상태인데
최근 개발자 구하기가 웬만큼 어려운게 아니잖아요?
요즘 IDE만 켤줄 알아도 취업한다는데...
과장된 농담이겠죠?^^;
이곳 저곳 '합이 잘 맞을 개발자'를 수소문을 해보지만,
기존에 알고 지내던 개발팀장급들은 이미 체급이 거대해져서
이직을 권할만한 상태를 넘어버렸습니다.
팀구성에 대한 조언 정도만 간간히 전해듣고 있습니다.
이번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이 단순명료명쾌담백 해서 저는 좋았습니다.
보기엔 단순하지만 진입장벽이 거대해서 사실상 현재는 거의 독주체제입니다.
스타트업이라고 하지만, 미완의 인력세팅만 그렇고
제가 보기에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스타트업이 아니더라구요.
이 좋은 걸 만나서 술 사줘가며 숫자로 설명해줘도,
올해 연봉협상에서 얼마 오른 것에만 의미를 두는 것 같아,
인생 선배로서는 조금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숲을 봐야 하는데 말이죠.
아무튼 지금부터는 제 코가 석자입니다.
Back-End부터 든든하게 백업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늦어도 상반기에는 꼭 찾고 조인시키려고 합니다.
저는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실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성을 더욱 중요하게 보고 인연을 만드는 타입입니다.
실력보다는 공부하려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가?
평소에 공부를 하는가?를 더 봅니다.
때문에 다음 주부터
지인 네트워크 > 채용사이트 > 헤드헌터 순으로
차근차근 접근해보려 합니다.
지인 네트워크 활용전략 첫번째 스텝으로
현재 연봉 + 이적료(협의) + 맥북프로 지급 + 프로젝트별 재택근무 운용 조건입니다.
일단 이 정도가 제 수준에서 지원이 가능한 내용인데,
어느 정도나 매력적으로 보일라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떤 사람과 인연이 닿을까?
저도 정말 궁금해져옵니다.
요즘 개발자 시장 분위기는 어떨까?
궁금해서 찾아보던 차에 velog에 계정을 트고
수다를 떨게 되었습니다.
저는 과연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될까요?
써 놓고 보니 저도 무척 궁금해집니다.
저도 IDE 켜는 방법을 배워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