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그리고 위코드 회고

김택수·2022년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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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적고도 쉽사리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 달 한 달 회고를 작성했지만 어떤말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고민한 것은 처음이다. 아마도 이번 달, 그리고 위코드를 끝내며 하는 회고이기 때문에 아쉬움에 그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나의 기록을 남기며 지금을 잊지말아야 하며, 또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천천히 회고를 해보려고 한다.

11월

2차 프로젝트

11월에 들어오면서 대망의 2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미 1차 프로젝트를 끝낸 상황에서 훨씬 더 많은 기능과 안정적인 구조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치만 항상 기대와 현실은 다르듯이 기대만큼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 이유에는 몇가지가 있는데

  1.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더라도 비슷한 로직의 형태로 코드를 작성한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같은 에러를 맞닥들이고, 한정된 지식만을 가지고 기능을 구현했기 때문에 발전했다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2.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협업 툴을 사용한 커뮤니케이션과 실제로 말로써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은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 프로젝트 팀이 협업 툴을 사용하고 데일리 미팅을 통해 두 가지 커뮤니케이션 모두를 병행했다고 하지만 사실 상의 업무에 있어서는 아예 독립적으로 수행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협업을 했다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3. 기본적으로 구현해야했던 회원가입, 로그인, 데이터렌더링 외에 더 심화된 기능을 해보지 못한 점이다. 물론 소셜로그인과 필터링 등 같은 기능이라도 조금 더 심화시켜서 기능을 추가했지만 검색기능, 검색기능에 따른 자동완성, 데이터 렌더링 등 기능적으로 새롭고 심화된 것들은 구현하지 못했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도움이 되지 않았거나, 프로젝트 전반적으로 아쉽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다만, 내 욕심에는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다보니 이러한 것들을 느끼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더 나아가지 못한 프로젝트였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앞으로 기술적, 그리고 기술 외에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했고 그에 따라 방향도 조금 어렴풋이 잡을 수 있었는데,

  1. 다른 개발자의 코드를 들여다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나는 항상 도움을 받아 성장해야하는 사람인데 그 도움을 나의 코드에만 빗대어 받을 순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의 코드를 보며, 이러한 생각으로 이렇게 작성했구나 라는 것을 알아야 나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2. 나는 꽤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양보와 배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이 항상 좋게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좋은 제품과 좋은 커뮤니케이션 사이에서 한 쪽으로만 치우지지 않고 최대한 상호보완할 수 있는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협업

위코드만의 장점인 기업협업을 2차 프로젝트가 끝난 직후 나오게 되었다. 내가 나온 기업은 이커머스를 통한 통신판매업을 주로하는 기업이었다. 위코드에서 배웠던 Express를 사용하지 않고 TS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Nestjs를 사용하는 기업이었기 때문에 꼭 기업협업을 가고싶었는데 프론트 1명, 백엔드 1명이 나오는 기업에 내가 나오게 되었다. 너무 기뻤고, 많은 기업들이 Express 기반에서 Nestjs 기반으로 스택변경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는, 역시나 내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인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데 그것 또한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1. 현재 나온 기업이 규모가 커지는 단계에서 업무과부화(?)에 빠져있었다. 모든 구성원이 본인의 영역에서 정말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모르긴 몰라도 정말 바쁘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제시해주셨던 프로젝트 방향과는 조금 많이 달랐고, 결과적으로 백엔드는 많은 기능을 구현하지 못했다.

  2.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기대를 했던 부분은 스택이나 회사의 규모가 아닌 특정한 기업의 개발문화를 느낄 수 있겠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협업을 나온 기업은 이렇다할 개발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마 이상적인 개발문화를 위코드에서 프로젝트를 하며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도 하지만, 나는 조금 더 체계화 된 문화를 느끼고 그 안에서 어떻게 성장할지를 고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에 반해, 정말 많은 장점들도 있었다. 새로운 스택에 대해 실무단계에서 경험해볼 수 있었다. 물론 진짜 실무의 로직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실무에서는 어떠한 기능이나 로직을 추가할 때 철저하게 사용자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진행한다는 점을 정말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확실히 많은 경험을 하신 분들과 일을 하다보니 기본적인 언어적, 프레임워크적 이해도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확 늘었다는 것이 느껴질 때는 선임자들의 능력이 곧 나의 능력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기업에는 충분히 좋은 능력의 선임자들이 계셔서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11월

개인적으로는 매 월 그랬던 것 같지만 새로운 나의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계기였다.

가장 큰 부분은 나라는 사람도 외로움을 타는 구나를 이번달에 정말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내 큰 신변의 변화도 있고, 위코드라는 단체에 속해있었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나는 평생 어떤 단체에 속해서 살아왔고, 그것과 떨어졌다고 해서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느껴본 적이 크게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11월은 외로웠지만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면서 진짜 나와의 대면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냥 슬프거나 힘들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또, 엘리트 축구를 경험하고나서 예전부터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선수육성에 힘을 쏟을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주셨었다. 그 때마다 나는 항상 하는 말이 있었는데

나는 중학교 때 감독님을 정말 싫어한다. 그 분도 싫고 그 분의 축구도 너무 싫어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분의 축구에서는 잘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만약, 내가 누군가를 가르치게 되었을 때 누군가 또 나의 축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평생 내가 가르친 축구에 한정되어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라며 번번히 거절했고 마음속으로는 나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에 많은 부담과 꽤 큰 거부감이 존재했다.

그런데 이번에 위코드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다음기수의 위코드 수강생분들에게 세션을 진행할 수 있었다. n기가 n기에게 라는 시간으로 먼저 경험한 선배기수로써 후배기수들에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위코드에 임하면 좋을 것인지를 내용으로 하는 세션을 진행했다.

정말 가감없이 내용을 준비했고, 나는 나름 괜찮은 내용으로 준비했다고 생각하고 잘 마무리를 했다.

그 이후가 중요한데, 10층에서 우연히 만난 40기분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사실은 대화라기 보단 질의응답을 나누는 과정이라고 보는게 맞겠지만,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는 즐거움과 희열들을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 나의 생각과 태도를 보고 '멋있다', '참고하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해서 메모했다' 등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한 행복감을 느꼈던 것 같다.

이 계기를 통해 나는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습득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또 그것을 다른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대화들, 서로에 대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시간들에 대해 엄청난 행복감과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이구나 라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

오히려 나에게 이런 생각을 가지게 해줄 수 있는 40기 위코더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이런 기회를 주신 많은 위코드 멘토님들, 매니저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위코드

정말로 내 인생에서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를 몰아붙힐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쉽게 말하자면 나만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위코드를 시작할 때는 사실 나의 능력향상만을 원했고 그것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생각했다. 위코드가 자랑하는 커뮤니티? 동기들간의 관계? 이런 것들은 정말로 안중에도 없었던 것 같다.

실제로 나는 수강생들이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프레임워크를 통한 기능구현을 배우는 세션 전까지는 정말로 하루에 몇마디 하지 않고 집에 돌아올만큼 개인공부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다른 동기분들보다 진짜 조금은 앞서갈 수 있었고, 그런 점을 알아주신 동기분들이 나에게 많은 질문을 해오셨다.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처음엔 정말로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시간들이 계속되다보니 동기분들과 의견들을 나누고, 서로 모르는 부분을 설명하고 받아들이면서 혼자 공부했을 때보다 더 쉽게 새로운 개념들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익힐 수 있었고, 효과적으로 기능을 구현해내는데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학습적인 부분들로 시작한 대화들이 결국엔 개인적인 생각과 상황들에 대한 대화로 이어졌고, 서로 응원해줄 수 있는 관계로 발전되었다는 것이 정말정말로 커다란 축복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런 나도 위코드에서는 멘탈이 정말 너덜너덜해져서 아무 의지가 생기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럴 때 내가 동기들에게 했던 화이팅의 메세지와 칭찬들이 나에게 돌아오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그게 뭐라고 그 순간엔 정말 많은 힘이 되어주었고, 의지가 되었다. 그런 경험들 덕분에 일어서서 다시 뛸 수 있었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을 정도로 정말로 큰 힘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위코드를 끝마치는 이 시점에서 단 하나의 후회되는 점이 있는데 그 유일한 후회는 진작에 동기분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은 부분이다. 만약 위코드 수강을 알아보기 위해 이 글을 어쩌다 보신 분들이라면, 결정하시는데에 조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수강하시는 거 후회하지 않을 것이고, 만약 수강하기로 결정하셨다면 동기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또, 위코드를 끝마치는 이 시점에서 나는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개발문화가 좋아서? 복지가 좋아서? 대우가 좋아서?
사실 나도 개발자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들도 이것들이 가장 컸다. 하지만 나는 위코드를 경험하면서 정말 강하게 느낀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개발자는 노트북 하나로 어쩌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직업이다.

정말 놀랍고도 신기하지만 정말로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을 알게해주고 어렴풋이 경험하게 해준 위코드에 정말로 감사한 마음을 크게 가지고 있다.


개인적인 사정이겠지만, 나는 위코드를 진행하기 전, 그리고 위코드를 진행하면서 그리고 위코드가 끝나가는 이 시점 이후에도 정말 많은 어려움과 변화들이 있었다.

단순히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에 던져진 것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환경 또한 정말 많은 변화를 겪었고, 그 안에서 정말로 많이 힘들어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간단한데, 나는 위코드를 시작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또 많은 것을 잃고 포기했다. 또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위코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결국 위코드를 한 것이 그만큼의 도움이 되었는지? 라는 생각을 할 때는 조금 어렵게 말하자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그치만 아직은 내가 생각한 것 만큼의 효율이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앞으로도 나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11월과 위코드를 이제 떠나보내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이 있다.
그것은 정말 불변하는거라고 생각하지만 쉽게 잊을 수 있는 것인데

나는 혼자서는 내가 원하는 만큼의 능력을 가질 수 없고, 그 능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11월, 그리고 위코드에서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나는 여기까지라도 올 수 있었고,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힘들었던 기간동안 잘 견뎌준 나를 칭찬하고, 또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신 제 주변분들, 위코드 멘토님들, 매니저님들 그리고 특히 저를 많이 칭찬해주시고 능력보다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신 위코드 38기 동기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항상 도움되는 사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1월, 그리고 위코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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