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시각 시스템은 놀랍도록 정교하지만, 동시에 근본적으로 오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착시(optical illusion)는 인간의 감각이 완벽한 진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분명한 증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착시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져 죽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인간의 생존을 보장하는 인지 구조가 “절대적 정확성”이 아니라 “오류를 흡수할 수 있는 구조적 복원력(Robustness)”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각 신호는 단일 경로로 의사결정을 결정하지 않는다. 감각 정보는 전정기관(Vestibular System),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 과거 환경 경험 등의 다양한 신호원으로 보완되며, 하나의 모듈이 오류를 내더라도 즉시 균형 보정이 이루어진다. 즉, 인간은 한 번의 잘못된 판단이 치명적 실패로 전파되지 않도록 계층적으로 분리된 다중 의사결정 경로와 상호 보정 루프를 통해 생존성을 유지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고신뢰도를 요구하는 시스템일수록 정확성(Accuracy)보다 견고성(Robustness)을 우선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정합적이다. 특히 금융 시장과 같이 고잡음·비정상(non-stationary) 환경에서 작동하는 정량적 트레이딩 시스템은, “항상 맞는 모델”을 설계하기보다, “틀려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