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당역 4번출구

99·2023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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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9월 5일
장소: 사당역 4번 출구 앞 버스 정류장
오후 5시 30분, 벌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인원은 50명 정도 되었고, 대부분 경기도로 가는 줄이었다.
나도 6시부터 줄을 서보았다. 맨 뒤에서 앞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1분이 소요되었다. 직접 줄을 서보니 날씨가 시원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약 날씨가 좋지 않았다면 많이 불편했을 것 같았다. 줄은 보통 인도를 가로질러 노선마다 생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보행자들도 불편했고, 줄을 서는 사람도 불편했다. 바로 전 정거장까지 한 바퀴 돌아본 후 30분 정도에 다시 한 번 더 줄을 섰다. 이번에는 3분 정도 걸렸다. 왜 그런지 보니까 2층 버스가 다닐 경우에는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많아져서 줄이 금방 줄어들었다. 하지만 일반 1층짜리 광역버스일 경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7시에는 15분이 걸렸다. 줄도 전보다 더욱 길어졌다. 줄을 섰다가 이탈할 경우 다시 뒤로 가서 줄을 서야 하기 때문에 줄 서서 간단한 토스트나 김밥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혼잡함을 개선하기 위해 노선을 분리하거나 인도에 노선을 표시하는 등 정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덕분에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만약 매일 같이 이렇게 출퇴근을 한다면 많은 에너지가 낭비될 것 같았다.

돌아다니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오히려 출퇴근 시간에 택시들이 주유소나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차가 밀려서 오히려 영업이 잘 안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택시보다는 버스를 더 많이 이용해서 그 시간에 식사를 하시거나 휴식을 취하시는 듯 했다. 직접 출퇴근 시간에 나와보니 불편했던 것은 맞지만 사무실에 앉아서 상상했던 것보다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편리한 대중교통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과연 내가 전달하려는 가치가 정확히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함에 있어서 어떤 사람들의 어떤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해줄 것인가? 그리고 내가 제공하려는 가치가 과연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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